초미니 데스크톱 SFF 시대가 왔다!

▲ PC 업계에 새로운 계파가 자리를 잡았으니. 그 초신성이 바로 SFF다. (이미지: FormD T1)

전통적으로 데스크톱 PC의 세계는 "크면 클수록 좋다"는 거거익선의 원칙이 지배적이었다. 크고 묵직한 케이스, 대형 쿨러, 풀사이즈 메인보드, 거대한 그래픽카드는 진정한 하드웨어 마니아의 상징으로 여겨졌다. 그러나 최근에는 완전히 다른 흐름이 떠오르고 있다. 그 새로운 트렌드가 바로 SFF(Small Form Factor)이다.


SFF는 미니PC와는 다르다!
압축에 성공했을 때 기쁨을 느껴야 진정한 SFF

SFF의 매력은 극한의 압축성

▲ 앗! 컴퓨터 PS5보다 작다!

SFF(Small Form Factor) PC는 크기가 작다는 점에서 종종 미니PC와 같은 범주로 묶여 이해되곤 한다. 하지만 뱀장어와 꼼장어가 비슷해 보여도 전혀 다른 생물인 것처럼, SFF와 미니PC는 그 뿌리부터 완전히 다르다.

먼저, 미니PC는 노트북 같은 모바일 PC에서 파생된 후손이다. 일반적으로 내부 용량이 2L 이하로, 어른 손바닥 크기의 초소형 케이스를 사용하며, 노트북에 쓰이는 모바일 PC용 저전력 플랫폼을 탑재한다. 또한 별도의 파워서플라이 대신 시스템과 통합된 일체형 전원부를 사용하는 것이 특징이다. 저전력과 초소형 설계에 초점을 맞춘 것이 바로 미니PC다.


반면, SFF는 노트북이 아닌 데스크톱의 진정한 후예다. 모바일 저전력 플랫폼이 아니라, 데스크톱급 성능과 전력 소모를 제대로 활용할 수 있는 ITX 메인보드를 사용하는 것이 특징이다.

물론 SFF에서도 한때는 저전력과 초소형을 추구하려는 움직임이 있었다. 이를 위해 데스크톱 CPU를 사용할 수 있는 저전력 초미니 STX 규격 메인보드가 등장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러한 용도는 점차 순수 미니PC 시장에 자리를 내주었고, 현재 STX를 기반으로 한 SFF는 거의 사라진 상태다.

현재 SFF 유저들의 주류는 내부 용량 10~20L 정도의 케이스에 ITX 규격 메인보드를 장착하고, 외장 파워 서플라이, 그래픽카드, 쿨링 시스템까지 모두 통합한 시스템이다. 이는 데스크톱과 동일한 성능을 유지하면서도 훨씬 더 작은 크기를 실현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 기존 데스크톱 부품을 작고 제한된 공간에 효율적으로 배치하는 데서 오는 도전과 성취감이 SFF의 진정한 매력이다.


SFF의 인기가 점차 늘어나는 이유
크고 아름다운 건 너무 흔하니까?

이제는 작아도 강력한 성능을 낼 수 있으니까!

▲ 깔끔한 데스크테리어의 정석은 SFF로 완성할 수 있다. (이미지: Fractal Design Terra)

한때 소수의 괴짜들만 즐기던 취미였던 SFF가 이제 대중의 관심을 받는 이유는 간단하다. 예쁘니까! 몇 년 전만 해도 생소하게 여겨지던 '데스크테리어'라는 단어가 이제는 일상적으로 쓰이는 것을 보면,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책상을 더 깔끔하고 아름답게 꾸미고 싶어 한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과거에는 내 책상을 자랑하려면 크고 화려한 RGB로 빛나는 빅타워 PC가 필수처럼 여겨졌지만, 이제는 그런 빅타워 케이스가 흔해지면서 오히려 작고 세련된 SFF 시스템이 더 유니크하고 감각적으로 보인다. 마치 고수의 취향을 엿보는 듯한 느낌이랄까.


▲ 멀리서 봐도 얼핏 봐도 느껴지는 아름다움~

더 현실적인 이유로는, 작은 사이즈의 PC를 조립해도 이제는 충분히 강력한 성능을 낼 수 있다는 점이다. 6~7년 전만 해도 SFF 케이스에 들어가는 파워서플라이, 쿨링 시스템, 그래픽카드의 한계로 인해 고성능 PC를 구현하기 어려운 시절이 있었다. 그 당시에는 지포스 GTX 1060급 이상을 SFF로 구현하는 것조차 큰 도전이었다.

하지만 시대가 변했다. 부품의 성능과 전력 효율이 대폭 개선되면서 RTX 4060, RTX 4070급만 탑재해도 웬만한 게임을 다 돌릴 수 있게 되었다. 더 나아가 SFF 케이스 중에는 10L급 작은 사이즈에도 무려 RTX 4080, RTX 4090을 장착할 수 있는 케이스도 등장했다. 작은 크기와 강력한 성능을 동시에 만족하는 SFF는 이제 관상용을 넘어 실사용 게이밍 PC로도 손색이 없다. 과거 기술의 한계로 실현하지 못했던 꿈을 이제는 이룰 수 있게 된 것이다.


▲ SFF... 이건 참을 수가 없다!!!

그래서 SFF는 작고, 멋지고, 유니크하며, 강력한 PC를 원하는 사람들에게 딱 맞는 선택지다. 남다른 인테리어 감각을 살리고 싶은 사람, 스트리밍으로 자신의 방이나 책상을 공개하는 스트리머와 크리에이터, 또는 헤비 게이머이면서도 노트북은 싫은 사람에게 SFF는 이상적인 옵션이다. 특히, 본가와 기숙사를 오가야 하는 상황이라면, 큰 데스크톱 대신 SFF로 훨씬 간편하게 이동할 수 있는 장점도 있다. SFF는 단순히 작은 PC가 아니다. 그것은 한계에 도전하며 감각적인 매력을 추구하는 사람들을 위한 선택이다.


SFF PC를 맞추려면 뭐가 필요?
믿기지 않으시겠지만 데스크톱과 동일한 부품을 준비
하면 됩니다(케이스/파워 제외)

Q. 이게 다 들어간다구요???
A. 네 들어갑니다.

SFF의 핵심은 바로 케이스다. SFF 커뮤니티에서는 이를 애칭으로 '깡통'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물론 그래픽카드나 쿨러를 기준으로 삼아 시스템을 설계하는 경우도 있지만, 이런 방식은 선택할 수 있는 케이스가 제한되기 쉽다. 나아가 부품을 고르거나 조립할 때 예상치 못한 제약에 부딪힐 가능성도 크다.

따라서 SFF를 계획할 때는 케이스를 먼저 선택하는 것이 가장 효율적이다. 케이스를 기준으로 나머지 부품을 맞추면 조립 과정에서의 시행착오를 줄이고, 설계 의도를 최대한 살린 시스템을 완성할 수 있다. SFF에서 케이스는 단순히 부품을 담는 공간이 아니라, 성능과 디자인 모두를 좌우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다.


요즘 SFF 케이스는 크게 두 가지 유형으로 나뉜다. 첫째는 샌드위치형으로, 메인보드 뒷면에 그래픽카드를 설치하는 방식이다. 둘째는 콘솔형으로, CPU(메인보드)와 그래픽카드가 각각 별도의 공간에 배치되는 구조다. 두 유형은 설계 방식과 외관이 완전히 다르기 때문에, 자신의 취향과 필요에 맞는 형태를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현재 커뮤니티에서 인기를 끄는 SFF 케이스들은 대체로 10L 전후의 크기를 갖춘 제품들이다. 그중에서도 FormD T1은 '종결템'으로 불릴 만큼 대표적인 샌드위치형 케이스로 꼽힌다. 가격이 비싸지만 인기가 높아 특정 색상은 재고가 들어오자마자 품절되는 일이 흔하다. 구매는 보통 공식 홈페이지나 타오바오를 통해 이뤄진다.


▲ (왼쪽부터) FormD T1, 리안리 DAN A4-H2O, 프랙탈디자인 테라, 프랙탈디자인 릿지.

국내 정식 출시되어 다나와에서도 쉽게 구할 수 있는 제품으로는 리안리와 프랙탈디자인의 케이스가 대표적이다.

샌드위치형(키 작은 타워형)은 리안리 DAN A4-H2O(속칭 단물), Fractal Design Terra(실시간 338,200원)를 추천한다. 콘솔형(세우거나 눕힐 수 있는 얇은 판상형)은 Fractal Design Ridge(실시간 235,600원)가 각각 디자인이 예뻐서 인기가 많다. SSUPD MESHROOM D(실시간 170,460원)도 꽤 인지도가 높다.


▲ (왼쪽) DEEPCOOL CH170 DIGITAL / (오른쪽) JONSBO TK-0

또한, 최근에는 다른 브랜드에서도 SFF의 인기를 체감했는지 점차 신제품이 늘어나는 추세다. DEEPCOOL CH170 DIGITAL(실시간 96,070원), JONSBO TK-0(실시간 154,340원)같은 신제품들도 눈여겨보자.


▲ (이미지: 리안리 A4-H2O)

요즘 인기 있는 10~20L급 SFF(소형 폼팩터) 케이스는 대부분의 CPU와 그래픽카드를 장착할 수 있다. 단, 하이엔드급 대형 그래픽카드, 특히 길이가 긴 제품은 호환되지 않을 수 있다. 이와 함께 CPU 쿨러의 선택도 중요하다.

샌드위치형 케이스의 경우, CPU 쿨러가 크면 내부 공간이 줄어들어 그래픽카드를 얇은 제품으로 제한해야 한다. 반대로 그래픽카드가 두꺼운 제품이라면, CPU 쿨러 역시 얇은 제품을 선택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한다.

따라서 CPU 쿨러와 그래픽카드는 서로 영향을 주기 때문에, 사용자의 환경과 목적에 맞춰 부품 크기를 잘 계산해서 선택해야 한다.

만약 그래픽카드와 CPU 장착 공간이 분리된 콘솔형 케이스를 사용한다면, 부품 간 간섭은 신경 쓸 필요가 없다. 이 경우 케이스와 부품의 장착 호환성만 체크하면 된다.


파워서플라이는 SFF 케이스에 맞는 크기와 주력 부품을 안정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용량을 고려해야 한다. 커뮤니티에서 '교복'이라고 불리는 대표적인 모델은 CORSAIR SF750 ATX3.1(실시간 253,990원)이다.

쿨링팬은 선택한 케이스의 팬 장착 위치와 내부 공간을 기준으로 고르는 것이 중요하다. 케이스마다 최적의 팬 구성이 다르기 때문에, 제조사에 문의하거나 커뮤니티에서 정보를 얻는 것이 좋다.

해외 유명 IT사이트인 https://pcpartpicker.com/builds/ 에서 Case Type를 Mini ITX Desktop, Mini ITX Tower를 선택하거나, 본인이 선택한 케이스 이름으로 검색해서 다른 유저들의 후기, 내부 부품을 참고하면 공부가 된다.


이거 모르면 SFF 망해요! 절대 주의!

첫째도 호환성, 둘째도 호환성, 셋째도 호환성

케이스-그래픽카드-CPU쿨러의 상호 호환성과 조립 가능 여부가 핵심
★초보가 조립하기 어려운 고난도 케이스나 부품 조합은 주의하세요★

SFF 케이스는 크기와 내부 부품 구성에 따라 조립 난이도가 크게 달라진다. 케이스가 클수록 조립은 쉬워지지만, SFF의 컴팩트한 매력은 줄어들기 마련이다. 이런 이유로 약 10L 크기가 가장 적당한 크기로 인기를 끌고 있다.

10L급 케이스를 고려한다면 내부 부품들의 호환성을 철저히 확인해야 한다. 초 하이엔드 부품이라도 장착이 불가능하거나 간섭이 발생하면 아무 소용이 없다. 특히, 포장을 다 뜯고 나서 부품이 맞지 않아 반품도 어려운 상황은 누구나 피하고 싶은 악몽이다. 이런 문제를 방지하려면 조립 전 철저한 사전 계획이 필수다.


부품 선택 시에도 여유 공간을 충분히 고려하는 것이 중요하다. 부품 크기가 정확히 맞아도 제조사의 마감 편차나 실제 사이즈 오차로 인해 간섭이 생길 수 있다. 억지로 조립을 시도하면 선정리가 어려워질 뿐 아니라 작업이 매우 복잡해질 수 있다. 안전하게 조립하려면 쿨링팬과 CPU 쿨러는 2~5mm, 그래픽카드는 5~20mm 정도의 여유를 두고 선택하는 것을 권장한다.

또한, 초보자가 조립 난이도가 높은 케이스를 선택하는 것은 추천하지 않는다. 일부 고난도 케이스는 부품을 잘라내거나 수정해야 장착이 가능할 정도로 까다로울 수 있다. 이런 조합은 숙련자에게도 도전 과제이므로, 초보자는 피하는 것이 현명하다.


기획, 편집 / 다나와 조은혜 joeun@cowave.k
글 / 김진우 news@cowav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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