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부부가 반세기 넘게 정성으로 가꾼 계단식 다랭이 농원과 바다 위에 떠있는 내도의 절경.
거제도 동남쪽 끝자락에서 만나는 수선화 명소 공곶이가 8월 여름에도 색다른 볼거리를 선사합니다.
푸른 바다와 어우러진 종려나무 숲, 돌고래전망대에서 내려다보는 360도 파노라마, 몽돌해변에서 쌓는 돌탑 체험까지 공곶이만의 독특한 매력을 소개해드려요.
천국의 계단 333개와 50여 종 식물

공곶이의 가장 큰 특징은 계단식으로 조성된 333개의 다랭이 농원입니다. 강명식·지상악 노부부가 1957년부터 삽과 곡괭이로 황무지를 개간해 16,000㎡ 되는 밭을 일궈낸 결과물이에요.
처음에는 귤나무를 심었으나 한파로 동사하자 대신 수선화와 동백나무, 설유화, 종려나무 등 약 50여 종의 꽃과 식물을 심어 오늘날의 모습을 갖추게 되었습니다.
계단식 농원 곳곳에는 종려나무, 천리향과 만리향, 설유화 등이 푸른빛 바다와 어우러져 한 폭의 수채화 같은 느낌을 선사해요. 무엇보다 이곳은 입장료가 없으며, 노부부의 일터이자 삶터를 대가 없이 개방하는 진정한 나눔의 공간이라는 점에서 더욱 특별합니다.
돌고래전망대에서 만나는 해금강

공곶이에서 빼놓을 수 없는 명소가 바로 돌고래전망대입니다. 공곶이에서 약 1.2km 거리에 위치한 이 전망대까지는 34분 정도 소요되며, 가는 길이 어렵지 않아 가볍게 걸어서 조망을 즐길 수 있어요.
전망대에 오르면 파도 소리와 함께 탁 트인 조망을 감상할 수 있으며, 저 멀리 해금강까지 한눈에 들어오는 장관을 만날 수 있습니다.
특히 바위가 있는 곳에서 내려다보는 조망이 뛰어나며, 공곶이 주변의 내도를 비롯해 거제도 일대의 아름다운 해안선을 360도로 감상할 수 있어요.
돌고래전망대 주변에는 큰 바위들이 자리하고 있어 앉아서 휴식을 취하며 경치를 즐기기에도 좋습니다.
몽돌해변의 돌탑 쌓기 체험

공곶이 끝자락에 위치한 몽돌해변은 맑디맑은 바다와 함께 독특한 체험을 할 수 있는 공간이에요.
큰 몽돌을 이용해서 탑을 쌓는 재미가 쏠쏠하며, 사람들이 하나둘 쌓아 올린 돌탑들이 해변 곳곳에서 볼거리를 제공합니다.
바다 건너 지척에 보이는 섬은 내도로, 지붕이 노란 집들이 마치 수선화처럼 자리하고 있어 시각적인 즐거움을 더해요.
몽돌해변에서는 가슴이 탁 트이는 바다 조망을 감상할 수 있으며, 파도 소리를 들으며 여유로운 시간을 보낼 수 있습니다. 해변 끝에서는 덱 계단을 올라 산길로 이어지는 남파랑길 거제 21코스를 이용해 예구마을까지 연결되는 코스도 즐길 수 있어요.
동백나무 터널과 아왜나무 숲길

공곶이로 향하는 길 자체가 하나의 매력입니다.
폭 1m 남짓한 동백나무 터널이 조성되어 있어 동화 속으로 들어서는 기분을 느낄 수 있으며, 머리 위로 동백나무 그늘이 드리워져 아늑한 분위기를 연출해요.
동백꽃이 지는 3월 이후에도 터널 길은 여전히 아름다우며, 하나하나 노부부가 직접 쌓은 돌계단을 따라 내려가는 재미가 있습니다.
또한 바닷가 산기슭에 잘 자라는 아왜나무가 늘어선 숲길도 무척 매력적이에요.
좁은 길을 따라 호젓한 터널을 이루는 아왜나무 숲길은 자연 속에서 산책하는 즐거움을 선사하며, 예구마을에서 공곶이까지 약 20분간 이어지는 이 길은 보기보다 가파르지만 중간중간 활처럼 휜 해안 풍경이 피로를 달래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