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y] 구찌·루이비통이 맨해튼 5번가 ‘빌딩 쇼핑’ 나선 이유
케링, 트럼프 타워 인근 건물 1조원대 구입
루이비통과 프라다 등 현금이 풍부한 글로벌 명품 업체들이 침체하고 있는 미국 뉴욕의 상업용 부동산 쇼핑에 나섰다.
6일(현지 시각)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명품 업체들은 최근 쇼핑지구로 유명한 뉴욕 맨해튼 5번가의 건물들을 사들이고 있다. 이들 명품 브랜드들은 막대한 현금을 앞세워 점포가 들어선 건물 뿐 아니라 인근 건물까지 매입하는 경우도 있다.

이탈리아의 명품 브랜드 프라다는 최근 뉴욕 5번가 매장의 건물주로부터 건물을 인수했다. 동시에 옆 건물까지 사들였다. 프라다가 건물 2채에 지불한 돈은 모두 8억 달러(약 1조640억 원)에 달한다.
프랑스 명품 그룹인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는 뉴욕의 고급 백화점 버그도프 굿맨의 남성복 매장이 들어선 5번가의 건물을 매입하기 위해 협상을 진행 중이다. 루이뷔통과 함께 디오르를 소유한 LVMH는 지난해 940억 달러(약 125조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케링 그룹은 지난달 23일 성명을 내고 맨해튼 5번가에 위치한 건물을 9억6300만달러(약 1조3000억원)에 매입했다고 밝혔다. 상가 층이 위치한 1만700m² 크기의 건물로 트럼프 타워 건너편에 있다. 케링그룹은 구찌, 보테가베네타, 발렌시아, 입생로랑 등을 소유한 프랑스 명품 브랜드 기업이다.

케링그룹은 당시 성명을 통해 “이번 투자는 아주 좋은 입지가 있으면 이를 확보하고자 하는 선별적인 부동산 전략이 한 단계 더 나아갔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케링그룹은 최근 몇 년간 프랑스 파리의 상가 건물을 매입했다. 일본 도쿄의 오모테산도에 위치한 호텔 드 노세 건물도 소유 중이다. 이번에 매입한 건물은 맨해튼 5번가와 56스트리트가 교차하는 지점에 있다. 맨해튼 5번가는 센트럴파크를 조망할 수 있는 고급 아파트들이 들어서 있다.
최근 미국 내 상업용 부동산 시장은 뉴욕뿐 아니라 전국적으로 크게 위축된 상태로, 고금리에 따른 차입 비용 부담, 재택근무 확산 등으로 침체 우려가 확산하고 있다. 하지만 현금이 풍부한 명품 기업들에는 이러한 위기가 되레 기회가 되고 있다. 뉴욕 맨해튼 5번가가 대다수 명품 기업들이 장기적으로 매장을 유지하길 원하는 입지다.

특히 전문가들은 명품 업체들이 뉴욕 5번가의 건물 매입에 나선 이유로 비싼 임대료를 꼽고 있다. 세계적인 명품 브랜드의 매장들이 늘어선 뉴욕 5번가의 월평균 임대료는 지난해 1제곱피트당 2000달러(약 266만 원)로 조사됐다. 미터로 환산하면 1㎡당 2800만 원이 넘는 액수로, 세계 최고 수준이다.
뉴욕의 부동산 전문 변호사 에릭 멘케스는 “명품 업체들이 뉴욕 5번가에서 지불하는 임대료는 천문학적인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자금이 풍부한 업체 입장에서는 임대료를 내는 것보다 건물을 사는 것이 합리적인 선택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명품 업체들은 최근 막대한 매출과 수익을 올리면서 어느 때보다도 현금이 풍부한 상황이다.
뉴욕의 부동산 중개업체 리테일 바이 모나의 에릭 르고프 부회장은 “명품업체들은 현금이 넘쳐나고 있다”며 “현금 일부를 주요 영업지역인 뉴욕의 부동산에 투자하는 것이 좋은 선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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