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니발도 이건 못 이겨.. 그 시절 아빠들 원픽이었던 '이 국산차' 정체
현재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SUV, MPV 차량이 갖는 인기가 상당하다. 이는 코로나19의 여파로 야외 레저 활동이 증가하면서 차박, 캠핑 등에 유리한 SUV와 MPV 차량이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이다. 특히 미니 밴으로 분류하는 카니발은, 이제는 ‘아빠 차’의 대명사가 됐을 만큼 엄청난 관심을 받고 있다.
하지만 카니발 이전에 미니 밴, 대형 승합차의 대표 주자가 있었다. ‘달리는 궁전’, ‘궁전처럼 든든한 차’라는 슬로건을 내세워 광고한 차량, 바로 쌍용자동차에서 1995년에 출시한 ‘이스타나’다. 이스타나는 쌍용자동차와 벤츠의 기술 제휴로 만들어진 대형 승합차이다.
현대차가 독점하던 승합차
벤츠와 제휴로 전세 역전
1990년대, 대한민국의 승합차 시장은 현대자동차의 그레이스가 독점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이러한 와중 쌍용자동차는 무쏘 개발을 위해 메르세데스 벤츠와 제휴를 맺게 되는데, 당시 벤츠에게는 MB100(140)이라는 낡은 차량이 하나 있었고, 마침 신모델이 필요했던 벤츠는 쌍용에게 디젤 엔진을 내어주는 대신 쌍용이 출시할 이스타나를 OEM 방식으로 생산할 것을 요청함에 따라 쌍용은 벤츠의 디젤 엔진과 섀시를 가져오게 되었다.
기존 쌍용차들은 엔진이나 플랫폼 등 몇몇 가지 부품만 가져다 사용해 완벽한 벤츠라고 보기 어려웠지만, 이스타나는 벤츠의 차량을 그대로, OEM 방식으로 생산하여 똑같은 모습으로 쌍용자동차와 벤츠 두 가지의 엠블럼을 달고 생산 및 판매되었다. 내수용은 쌍용 이스타나. 수출용은 MB100(140)으로 판매된 것.
벤츠의 이름과 엔진으로
경쟁 모델보다 고급스러워
주력 모델이자 기본 모델은 15인승 롱바디 모델이었지만, 9~12인승 숏바디 모델도 존재했다. 고급 트림으로 롱바디 11인승 라운지 옵션도 있었다. 시트 배열은 독립식 2-2-2-2-3 배열. 시트 회전 또한 가능했다. 거대한 차체로 스타렉스, 카니발과는 비교가 안 되는 레그룸을 자랑했다. 경쟁 모델들처럼 열 시트는 기본적으로 역방향이었지만, 정방향으로 돌리는 것도 가능했고, 운전석 바로 뒤의 시트는 가로 방향으로 고정도 가능했다.
또한 이스타나는 메르세데스 벤츠의 차량이라는 점을 부각해 경쟁 모델보다 고급스러움을 내세웠다. 경쟁 모델인 그레이스, 프레지오보다 크고 넓은 차체를 갖춘 데다 경쟁 모델들이 모두 2.5L, 2.7L 엔진을 사용한 것에 비해 이스타나는 2.9L 5기통 벤츠 엔진에 프레임 바디라는 것을 생각하면 비교가 되지 않는 가성비를 자랑했다.
단종 된 지금에도
수출로 인기 폭발
또한 이스타나는 경쟁 차량들보다 앞부분이 약간 더 튀어나와 있는 것이 눈에 띄는데, 이는 엔진이 앞에 있기 때문이다. 이스타나는 본네트만 열면 간단한 점검이 가능해 점검하기 가장 편한 차량으로 알려졌다. 현재 기준에는 매우 위험하지만, 경쟁 차종들은 통과하기 어려웠던 당시 안전 기준을 부합하는 차량이었다.
단종된 지 한참이 지난 지금도 이스타나의 인기는 상당하다. 다름 아닌 중고차 수출 시장에서 이스타나는 뜨거운 감자이다. 특히 캄보디아에서 인기가 매우 많다고 하는데, 캄보디아에서 이스타나의 시세는 무려 1,600만 원~1,800만 원에 달한다고 한다. 그만큼 활용도와 실용성을 증명받은 차량이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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