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FRS17 보험사 점검] ⑰ '2030 비전' 가속나선 농협손보…장기보험·디지털 전환 집중
장기보험·리벨리온 직접 지분 투자 병행...고수익 체질 전환나서

보험업계에 신 회계제도(IFRS17)가 도입된 지 3년 차에 접어들면서 이익 확대 효과가 사라지고 실적 둔화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 그동안 보험사들은 외형 성장엔 성공했지만, 손해율 상승과 예실차 확대가 맞물리며 손익이 악화되고 있다. 여기에 보험계약마진(CSM·Contractual Service Margin)도 보험사간 격차가 확대되며 변동성이 커지고 있다. 보험업계는 '실적 거품 제거' 국면에 진입했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이제 보험업권은 양적 성장이 아닌 질적 성장의 시기로 접어들었으며 사업 다각화와 수익 모델의 근본적 변화가 요구되고 있다. 이에 <한스경제>는 주요 보험사들의 자본적정성 변화를 통해 지급여력비율(킥스·K-ICS)과 CSM이 손익 구조에 미치는 영향을 업체별로 분석했다. <편집자 주>
| 서울=한스경제 이지영 기자 | NH농협금융지주의 보험 계열사인 NH농협손해보험(농협손보)이 금융지주 계열 보험사 중 유일하게 1분기 순이익 개선에 성공했다. 시장에서는 이번 실적 반등을 중장기 성장 전략의 본격적인 출발점으로 평가하고 있다.
하지만 지난해 영남권 산불 보상에 따른 부담과 장기보험 중심의 안정적인 수익 구조 구축, 디지털 전환 등은 앞으로 풀어야 할 핵심 과제로 꼽힌다.
농협손보는 최근 2030년까지 원수보험료 5조5000억원 달성과 당기순이익 1500억원 달성을 목표로 중장기 청사진을 공개했다. 이는 디지털 전환과 고객 중심 경영을 축으로 고수익 사업으로의 체질 전환에 나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농협손보는 부채 포트폴리오 구조 혁신·영업지원 시스템 고도화·AI 기반 고객센터 구축 및 비대면 보험서비스 강화 등을 추진할 방침이다.
이 같은 전략 추진 속에 농협손보의 1분기 당기순이익은 399억원으로 2025년 동기 대비 95.5%가 증가했다. 이는 보장성보험 중심의 신계약 증가가 실적 개선을 뒷받침한 덕분이다.
이에 따라 보험손익도 개선됐다. 농협손보의 1분기 보험손익은 471억원 2025년 동기 대비 흑자 전환했다. 보험서비스비용이 6269억원에서 4484억원으로 1785억원으로 줄어들며 손익 개선을 이끌었다. 같은기간 영업이익은 315억원에서 573억원으로 82.0% 증가했다.
같은기간 외형도 확대됐다. 올해 1분기 원수보험료(보험사가 대리점 등을 통해 계약을 하고 계약자로부터 받아들인 보험료)는 1조6269억원으로 2025년(1조4401억원) 대비 13%가 증가했다. 미래 수익성을 가늠하는 보험계약서비스마진(CSM)은 1분기 1조6671억원으로 지난해 말(1조5949억원)에 비해 4.5%가 늘었다.
업계에서는 농협손보가 타 금융지주 계열 보험사들과 달리 차별화된 성장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KB·신한·하나·우리·농협을 비롯한 5대 금융지주 계열 보험사의 1분기 당기순이익은 총 4781억원으로, 2025년 동기(7150억원) 대비 33.1%(2369억원) 감소했다. 이를 감안하면 해당 보험사의 실적 개선세는 업권 내에서도 두드러진 성과로 평가된다.
올해 1분기 수익성 지표인 자기자본이익률(ROE)은 8.94%에 총자산이익률(ROA)은 1.24%로 2025년 동기 대비 각각 1.41%포인트(p)와 0.04%p가 하락했다.1분기 투자이익은 103억원으로 2025년 동기 대비 69.2% 감소했다. 같은 기간 투자영업비용은 1705억원으로 전년 대비 67.4% 증가했다. 이는 파생상품 관련 비용이 457억원 발생한 영향이다.
자본건전성을 나타내는 지급여력비율(K-ICS·킥스)은 지난 2023년 316.81%에서 ▲2024년 201.59% ▲2025년 170.64%로 하락세를 이어갔다. 금융당국 권고치인 130%를 웃도는 수준이지만, 주요 손해보험사들의 킥스비율이 통상 200% 안팎인 점을 감안하면 건전성 관리 부담은 커졌다는 평가다. 다만 올해 1분기 말 기준 농협손보의 킥스(추정치)은 177.22%로 2025년 동기 대비 11.5%p 증가했다.
▲ 농협손보 '2030 비전' 본 궤도…"장기보험·AI 투자 확대"
업계에서는 농협손보가 지난해 처음으로 원수보험료 5조원 시대를 연 데 이어 올해 1분기에도 견조한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 정책보험 기반의 안정적인 영업력을 토대로 디지털 전환과 장기보험 확대를 병행하며 수익 구조 다변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는 분석이다.
향후 핵심 과제로는 자연재해에 따른 손해율 관리와 장기 보장성보험 확대를 통한 안정적인 이익 기반 확보를 꼽을 수 있다. 특히 정책보험 특성상 손해율 변동성이 큰 만큼, 장기보험 중심의 수익 체질 개선 여부가 중장기 수익성의 핵심 변수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농협손보는 올해 장기보험 경쟁력 강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장기보험의 비중이 확대될수록 손해율·사업비율·예실차 관리 체계가 미래 수익성과 실적 안정성을 좌우하는 핵심 변수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농협손보는 전국 약 1100개의 농협과 축협, 4000개 지점을 기반으로 농작물재해보험 등 차별화된 정책보험을 운영 중이다. 더불어 텔레마케팅(TM)과 대면영업을 결합한 하이브리드형 전속설계사(FC) 채널도 병행하고 있다.
최근에는 간병보험과 재물보험을 중심으로 장기보험 포트폴리오 확대에 나서고 있다. 지난해 장기보험 보험료는 2조7428억원으로 2024년 대비 19.8% 증가했다. 올해 1분기 CSM 증가세도 장기보험 중심의 체질 개선이 본격화되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디지털 전환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농협손보는 최근 인공지능 컨택센터(AICC) 구축 프로젝트에 착수했다. 상담 지식관리시스템(KMS) 개발과 생성형 AI 기반 상담 어시스턴트·챗봇·음성봇 도입 등을 추진하고 있다. 이는 2027년 완료를 목표로 하고 있으며 음성인식·텍스트분석(STT·TA), 자연어처리(NLP) 등을 접목한 하이브리드 상담 체계 도입도 추진 중이다.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투자 행보도 이어가고 있다. 농협손보는 지난 3월 AI 반도체 기업 리벨리온에 100억원 규모의 직접 지분투자를 단행했다. 리벨리온은 최근 SK 계열 AI 반도체 기업 사피온코리아와 합병하며 기업가치 2조원을 돌파했다. 농협손보는 차세대 AI 반도체 '리벨(REBEL)'의 전력 효율성과 가격 경쟁력에 주목해 선제적 투자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투자는 정부가 추진 중인 국민성장펀드 메가프로젝트의 첫 직접투자 사례로, 손해보험업계에서는 유일하게 농협손보가 참여했다.
상품 포트폴리오 다변화 전략도 진행 중이다. 농협손보는 지난해 7월 성격유형지표(MBTI)에 따라 필요한 담보를 추천하는 모바일 전용 상품 'NH헤아림MBTI보험'을 출시했다. 같은달에는 주택화재 반려동물 임시 위탁비용과 주택 반려동물 임시 위탁비용(풍수재·지진·대설) 담보에 대해 6개월간 배타적사용권을 획득하며 반려동물 시장 공략에도 나섰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농협손보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농작물재해보험과 가축재해보험 등 정책보험을 취급하고 있어 자연재해 발생 시 손해율 변동성이 클 수밖에 없는 구조다"며, "올해 1분기는 보장성보험 중심의 신계약 증가가 이번 실적 개선을 뒷받침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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