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속 100㎞ 주택가 돌진 70대 택시기사, 1명 사망 비극…‘급발진 무죄’ 호소, 결말은? [세상&]
“급발진” 주장했지만 유죄…“페달 오인”
1심 금고 1년 6개월 실형→2심 집행유예로 감형
![지난 2023년 4월, 서울 관악구 신림동의 해당 추돌사고 현장. [관악소방서]](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7/31/ned/20260731064709415bchc.png)
[헤럴드경제=안세연 기자] 서울 관악구 신림동에서 연쇄추돌 사고를 일으켜 보행자 1명을 사망하게 하고, 9명을 다치게 한 혐의로 재판을 받은 70대 택시 운전기사에게 유죄가 확정됐다. “급발진 사고였다”고 주장했지만 법원에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가속 페달을 제동 페달로 오인했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판단됐다.
31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4-2부(부장 엄철)는 교통사고처리특례법상 치사·치사 등 혐의를 받은 A씨의 2심에서 금고 1년 6개월을 선고한 1심을 깨고 지난달 18일 금고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앞서 1심은 실형을 선고했으나 2심은 피해자들과 추가로 합의한 점 등을 참작해 집행유예로 감형했다.
법원이 인정한 사실관계에 따르면 지난 2023년 4월 운전 중이던 A씨는 서울 관악구 신림동 인근 골목길을 빠져나온 뒤 주택가 도로로 갑자기 가속했다. 직진 금지구역에 제한속도가 시속 30㎞였으나 A씨는 시속 100㎞ 속도로 직진했다. 결국 보행자 2명을 친 뒤 차량 4대를 연달아 들이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 사고로 보행자 1명이 숨을 거뒀고, 운전자 등 9명이 크게 다쳤다.
수사·재판 과정에서 A씨는 무죄를 주장했다. A씨 측은 “제동 장치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은 상태에서 일어난 어쩔 수 없는 급발진 사고”라며 “과실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법원은 A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1심은 지난해 4월, A씨에게 유죄를 인정하고 금고 1년 6개월을 선고했다.
1심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감정 결과에 의하면 사고 당시 해당 차량의 제동장치와 감속장치는 모두 정상적으로 작동되고 있었을 가능성이 높다”며 “사고기록장치(EDR) 추출 결과, A씨는 사고 발생 당시 제동 페달을 조작하지 않은 채 가속페달을 조작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어 “차량 후미 제동등, CC(폐쇄회로)TV, 블랙박스 동영상 등 여러 사정을 고려하면 당시 A씨는 가속 페달을 제동 페달로 잘못 인식해 조작했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했다.
그러면서 “비록 A씨가 장기간 운전경력을 가지고 있으나 이러한 운전자들도 가속 페달과 제동 페달을 오인하는 사례가 종종 확인되고 있다”며 “특히 A씨가 운전한 전기자동차는 가속과 제동을 모두 가속 페달만 작동하는 방식으로 운전이 가능해 오인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결론 내렸다.
양형(처벌 이유)에 대해선 “주의의무 위반의 정도가 가볍지 않고 피해의 결과가 매우 중하다“며 ”이 사건 사고로 인해 사망한 피해자의 유족들이 매우 큰 정신적 고통을 겪었을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A씨는 항소했다. 2심 재판부는 A씨에 대해 그대로 유죄 판단했지만 형량은 실형에서 집행유예로 낮췄다.
2심 역시 “해당 사고는 A씨가 과실로 과속하거나, 가속 이후 주의의무를 위반해 제동장치를 제떄 작동하지 않은 결과로 보인다”며 “급발진 현상이 있었거나 제동장치에 결함이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A씨 측은 “블랙박스 영상에 녹음된 ‘어’, ‘어우’ 등의 음성과 차량 경고음이 사고 당시 차량이 A씨의 의도와 다르게 움직이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2심은 “당혹감의 표현은 차량 결함뿐 아니라 가속 페달을 제동 페달로 오인했을 때도 마찬가지로 나타날 수 있어 보인다”고 밝혔다.
2심 재판부는 양형과 관련해 “2심 재판 과정에서 피해자 6명과 추가로 합의가 이뤄졌다”며 “합의에 이르지 못한 피해자 3명을 위해 각각 2000만원, 100만원, 400만원을 공탁한 점 등을 참작하면 1심 형량은 다소 무겁다고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현재 이 판결은 확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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