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궁한 여자들 전부 와라”…매음굴 ‘프랜차이즈’ 로 年 1조씩 빨아들인 괴물 [히코노미]
그는 ‘여자 사냥꾼’이었다. 돈이 궁한 여자를 구슬려, 침 흘리는 남자들의 무리에 던져버렸다. 여자의 몸이 곤죽이 될수록, 그의 주머니는 두꺼워졌다. 여자에겐 푼돈을 쥐여주고, 화대의 대부분은 자기 주머니에 넣었었다. 여자를 파는 게 가장 큰 비즈니스라는 걸 그는 누구보다 잘 알아서, 그의 매음굴은 200개가 넘었다. ‘성매매 업소의 프렌차이즈화’였다.
술·매춘·도박. 삼악(三惡)으로 그가 한 해 벌어들인 돈은 1억 달러가 넘었다. “회개하라”라는 목사의 멱살을 쥐고, 돈뭉치로 따귀를 올려붙였다. 쓰러진 성직자에게 “신은 나를 축복한다”며 침을 뱉었다. 역사상 가장 유명한 ‘깡패’, 마피아 알 카포네의 이야기다. 알 카포네를 만든 건 그의 거친 성미만이 아니었다. 경제사의 물줄기가 그의 얼굴에 흉터를 만들고, 그를 괴물로 만들었다.

1860년 이탈리아는 비로소 한 나라가 됐다. 통일의 영광은 그러나 남쪽의 사람들에게 스미지 않았다. 봉건 영주와 기사들이 사라지고, 왕좌에 오른 새 지도자들은 “이제 모든 걸 국가가 책임지겠다”고 외쳤지만, 공권력의 팔다리가 짧아서 남부 깊숙이 권력이 미치지 못했다. 남부 전역에 경찰관이 350명에 불과할 정도였으니. 경찰이 아예 없는 곳도 부지기수였다.

덩치가 너무 커져서, 사람들이 우러러보기 시작하자, 이들은 어느 순간부터 “우리가 시민의 보호자“라도 거들먹거렸다. 소정의 보호비가 따랐지만, 출몰하는 도적 떼가 성가셨던 시민들은 법전에만 존재하는 나라님보다는, 깡패집단을 더 믿고 따랐다. ‘마피아’의 시작이었다.

포도 판매처를 잃어버린 남부 사람들은 관세가 매겨져 비싸진 공산품을 사야 하는 이중고를 겪었다. 이탈리아 정부는 북부에 치를 떠는 남부 사람들에 대해선 아랑곳 않고, “통일엔 돈이 든다”면서 세금까지 높였다.

남부 나폴리에서의 삶이 버거웠던 사내 가브리엘도 미국 뉴욕행 배를 탄 남자 중 하나였다. 자기만의 아메리칸드림을 만들겠다는 포부였다. 미국에서 노동에 지치고 고단할 때면, 그래도 고향이라고 나폴리 생각에 코끝이 자주 시큰거렸다. 향수병에는 동향 사람과의 대화보다 나은 치료 약은 없어서, 가브리엘은 나폴리 여인 테레사에게 마음을 빼앗겼고, 나폴리의 태양처럼 뜨겁게 그녀를 사랑했다. 나폴리 커플은 그렇게 자식을 아홉이나 봤다. 그 중 넷째 아들의 이름은 알폰스. 그 유명한 알 카포네의 탄생이었다.

학교생활이 지겨웠던 알 카포네는 “옳다구나”며 볼링장, 사탕가게에서 잡일로 돈을 벌기로 했다. 거칠기 짝이 없는 알 카포네는 어디서나 사람들과 불화하였는데, 폭력적인 그의 성향을 맘에 들어 하는 사람이 있었다. 미국 갱스터 프랭키 예일이었다.

입이 거칠고, 입보다 행동이 더 거친 알 카포네는 술집 문지기로 일했다. 이 여자, 저 여자 집적대면서 희롱하다가 얼굴에 칼을 맞았다. 그때부터 그는 ‘스카 페이스(흉진 얼굴)’로 불렸다. 제법 거물급 깡패에겐 언제나 ‘닉네임’이 필요했으므로, 알 카포네는 스카 페이스라는 이름을 기꺼워했다.

배운 게 깡패질뿐이어서 시카고에서도 이탈리아계 마피아들이 주축을 이룬 조직의 일원이 됐다. 시카고에 깡패의 마수가 마침내 뻗쳤다. 시카고에서 알 카포네는 제대로 날았다. 미국 정부가 시행한 ‘금주법’(1920년)이 계기였다. 만연한 폭력과 매춘의 원인으로 ‘술’이 지목되면서였다.

알 카포네의 생각은 적중했다. 금주법이 금지되자 술은 지상에서는 자취를 감췄지만, 그 대신 지하로 스며들었다. 지하세계의 지배자는 마피아들이어서, 알 카포네는 밀수와 밀조를 병행하여 시카고 술꾼들의 목을 축였다.

경찰과 단속 당국에 대한 염려는 없었다. 세상에 돈 싫어하는 사람 없었고, 그들에게 돈을 먹이면 그만이었으니까. 알 카포네가 뇌물로 뿌린 돈은 7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며칠 후 아일랜드 갱단의 양조장에서 폭탄이 터졌다. 한다면 하는 남자, 알 카포네의 짓이었다. 아일랜드 갱단과 이탈리아 갱단의 전면전이 벌어졌다. ‘맥주 전쟁’이었다. 3년 동안 이어진 전쟁에 100명이 죽었다.
사달은 1929년 2월 14일, 평화로운 성 발렌타인의 날에 벌어졌다. 카포네 부하들이 경찰 옷을 입고 단속반인 양 아일랜드갱을 차고에 몰아놓고 기관총을 난사했다. 대낮, 그것도 축일에 벌어진 학살극에 사람들은 기함했다. 내심 알 카포네를 ‘로빈 후드’로 치켜세우던 이들도 등을 돌렸다.


시카고 시장은 공개적으로 “시카고를 카포네로부터 해방시키겠다”고 선언했다. 수배에 이어 ‘금주법 폐지’까지 단행해 마피아들의 주 수입원에 못질했다. FBI는 1931년 알 카포네를 법정에 세우는 데 성공했다. 살인과 밀주의 증거를 찾기가 어려워서, ‘탈세’를 무기삼아 11년형을 끌어냈다. 알 카포네의 나이 고작 32살이었다.

![알 카포네가 수감된 필라델피아 이스턴 스테이트 교도소 수감실. 호화로운 시설에서 한 황제 복역이었다. [사진출처=Thesab]](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1/03/mk/20260103100618795rfjy.jpg)
큰 돈을 들고 병원을 찾았지만, 존스홉킨스 병원은 마피아 두목을 치료할 수 없다며 거절했다. 여러 곳을 전전해서야 비로소 치료를 받을 수 있었다. 병원은 알 카포네의 지능이 12살 수준이라고 했다. 역사에 저항하면서 괴물이 되어버린 남자는 말년에서야, 아이의 순수함을 되찾았다.

ㅇ1870년 통일된 이탈리아는 남북의 극심한 경제적 격차로 인해, 가난한 남부지방에서는 폭력 조직 ‘마피아’가 들끓었다.
ㅇ남부 지방 사람들은 가난으로 인해 미국 이민을 대규모로 떠났는데, 이 때 마피아 조직이 미국에 이식됐다. 알 카포네가 그렇게 태어났다.
ㅇ알 카포네는 금주법을 계기 삼아, 밀주를 팔아 큰 돈을 벌었고, 도박·매춘으로 한 때 1조원을 넘게 벌어 들였다.
ㅇ결국 ‘범죄와의 전쟁’을 선포한 FBI에 의해 옥살이를 하다가 매독 후유증으로 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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