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상 불가능한 일 해냈다" 韓 최초 하이퍼카 도전팀의 반란…제네시스, 창단 500일 만에 WEC '톱8' 기염


[스포티비뉴스=박대현 기자] "500일 만에 모터스포츠팀을 창단하고 실전을 치르는 자체가 정말 대단한 일이다. (500일은) 진짜 말도 안 되게 짧은 시간이다."
9일(한국시간) 벨기에 스파-프랑코샹 서킷에서 열린 2026 WEC(세계내구선수권대회) 2라운드 '스파-프랑코샹 6시간' 하이퍼카 클래스에서 제네시스 마그마 레이싱(한국)은 선전을 이어 갔다.
안드레 로테러-마티스 조베르-피포 데라니가 차례로 몬 GMR-001 하이퍼카 #17호차가 통산 두 번째 실전 세션에서 '톱 8'에 입성하는 기염을 토했다.
3시간대까진 하위권이었다.
15위로 호시탐탐 기회를 엿봤다.
레이스 말미로 갈수록 '서킷 상황'이 요동했다.
세이프티 카(SC·사고나 기상악화 등으로 정상적인 레이스 진행이 어렵다 판단될 때 레이스 통제를 위해 투입하는 차량)가 자주 발동됐다.
SC가 서킷에 진입할 때마다 제네시스 마그마 레이싱은 피트인 타이밍을 영민하게 포착했다.
주행 경합에서 대등한 경쟁력을 보임과 동시에 운영팀 '수싸움'에서도 신생 구단 답지 않은 노련미를 뽐냈다.
순위가 치솟기 시작했다.
4시간대에서 최고 10위까지 끌어올렸다.
5시간대에서 갖가지 변수가 출몰했다.
#15호차(BMW M 팀 WRT)와 충돌한 #51호차(페라리 AF 코르세)가 서킷을 이탈해 낙마했다.
독일과 이탈리아 대표 '명마'가 치열한 포디움 입성 다툼을 벌이다 올 시즌 WEC 개막전 2위 슈퍼카가 '리타이어' 되는 불운을 맛봤다.
이때 모든 차량이 피트인을 시도했다.
제네시스 마그마 레이싱이 다시 기지(機智)를 발휘했다.
연료를 상대적으로 조금만 주입한 뒤 빠르게 서킷에 진입해 랭킹을 대폭 끌어올렸다.
임채원 SPOTV 해설위원은 "승부수가 완벽히 적중했다. 중하위권에 있었기에 강수를 안 띄울 이유가 없었고 이 판단은 대단히 유효했다"며 엄지를 치켜세웠다.


#17호차는 레이스 종료 1시간여를 앞두고 7위까지 치고 올랐다.
행운도 따랐다. SC 상황이 안 나왔다면 한 번 더 피트인을 해 연료를 추가 주입했어야 했는데 다행히 레이스가 재차 통제됐다.
이후 모든 팀이 '막판 스프린트'에 돌입했다.
다만 모두가 웃진 못했다.
6위를 달리던 애스턴 마틴 THOR 팀의 #009호차가 5위 #35호차(알핀 인듀어런스 팀)를 추월하려다 외려 충돌하고 경주로를 벗어났다.
제네시스 마그마 레이싱이 순위를 지키는 데 훨씬 용이한 환경이 구축됐다.
결국 선두 #20호차(BMW M 팀 WRT)와 29.882초 차이로 '8위'에 이름을 올리는 개가를 올렸다.
8위까지 주어지는 4포인트를 손에 쥐며 포효했다.
베스트 랩도 훌륭했다. 2분4초525로 5위를 차지했다.
섹터 2에선 58.495초로 5위, 섹터 3서도 31.445초로 7위에 올랐다.
마티외 자미네-폴루 샤탕-다니엘 훈카데야가 합을 맞춘 #19호차(제네시스 마그마 레이싱) 역시 두 대회 연속 완주에 성공하며 잠재성을 증명했다.
올해 WEC 두 번째 대회이자 최대 이벤트인 '르망 24시'를 앞두고 열린 최종 리허설 성격의 무대에서 두 '한국 슈퍼카' 모두 합격점을 넉넉히 받았다.
임채원 SPOTV 해설위원은 "정말 말도 안 되는 일이 벌어졌다. 신생팀인 제네시스 마그마 레이싱이 데뷔 2번째 대회 만에 톱 8을 달성해 포인트 획득에 성공했다. 너무 빨리 호성적을 내 당황스러울 정도"라며 혀를 내둘렀다.
조현규 해설위원 역시 "사실상 불가능한 일을 해낸 것이다. 차기 대회인 '르망 24시'에서의 선전도 기대해 봄직한 대단한 역주를 펼쳤다"며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제네시스는 2024년 12월 WEC 출전 계획을 발표했다.
이후 자체 차량 개발과 정예 드라이버 및 운영진 구성에 본격 착수했다.
대회 출전 전 과정을 아우르는 단일 제조사 팀을 꾸려 '역사적인 데뷔'를 준비해왔는데 지난달 1년 5개월 만에 WEC 첫 경기를 성공적으로 치러낸 데 이어 시즌 두 번째 전장에선 사상 첫 포인트 획득까지 이뤄내는 '경이적인' 성장세를 보였다.
조 위원은 "모터스포츠팀을 꾸리는 데 500일이란 시간은 정말 말도 안 되게 짧은 시간이다. 제네시스 마그마 레이싱은 창단 1년 5개월 만에 실전을 치르는 단계에 진입했고 (두 대회 연속) 완주와 상위권 입성, 두 마리 토끼를 움켜쥐는 데까지 성공했다"며 엄지를 치켜세웠다.
"이날 벨기에 서킷에서도 푸조 토탈에너지스 #94호차(프랑스)와 캐딜락 헤르츠 팀 조타 #38호차(미국) 등 다수의 참가팀이 피니시 라인을 밟지 못했다. 대회를 온전히 마친다는 게 (세계 유수의 완성차 업체에도) 결코 녹록지 않은 미션임을 알 수 있다. 반면 제네시스 마그마 레이싱의 #19호차는 두 차례 피트인 위기에도 꿋꿋이 레이스를 완수하는 눈부신 저력을 발휘했다"며 감탄을 금치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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