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심형 전기 픽업, 새로운 시장의 문을 열다
전기차 시장에서 SUV와 세단이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는 가운데, 픽업트럭 분야는 여전히 대형 차량 중심으로 돌아가고 있다. 포드 F-150 라이트닝, 리비안 R1T, 테슬라 사이버트럭은 모두 크기와 가격 면에서 진입장벽이 높은 모델들이다.
그러나 최근 미국 스타트업 텔로(Telo)가 발표한 초소형 전기 픽업트럭 MT1은 이런 흐름에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미니쿠퍼보다 작은 차체 크기에 픽업트럭의 실용성을 담아낸 MT1은 “작지만 강한 트럭”이라는 콘셉트로 소비자들의 기대감을 끌어올리고 있다.

미니쿠퍼보다 작은 차체, 픽업트럭의 실용성
MT1의 가장 큰 특징은 크기다. 전장은 미니쿠퍼와 비슷하거나 조금 더 짧지만, 내부 공간을 효율적으로 설계해 5인승 좌석과 5피트 적재함을 동시에 구현했다. 이 조합은 전통적으로 소형차 차체에서는 불가능하다고 여겨졌던 구조지만, 텔로는 독자적인 플랫폼 설계를 통해 이를 현실화했다.
좁은 골목길이나 도심 주차 공간에서도 무리 없이 주행할 수 있다는 점은 대형 전기 픽업과 확연히 구분되는 장점이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도심 주행에 적합하면서도 주말에 캠핑 장비를 싣고 떠날 수 있는 트럭”이라는 새로운 선택지를 얻게 된 셈이다.

106kWh 배터리와 500마력, 작지만 강한 성능
MT1은 크기는 작지만 성능은 결코 만만치 않다. 106kWh 대용량 배터리를 탑재해 최대 350마일(약 563km)의 주행거리를 확보했다. 이는 동급 소형 전기차는 물론 일부 중형 전기 픽업보다도 긴 주행거리다.
최고출력은 500마력에 달해 승용 세단을 압도하는 가속 성능을 제공하며,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의 가속력도 대형 전기 픽업에 뒤지지 않는다. 덕분에 MT1은 단순한 출퇴근용 차량이 아니라, 장거리 여행이나 레저 활동에도 적합한 다목적 전기 픽업으로 자리매김할 가능성이 크다.

가격 인하, 시장을 겨냥한 전략
가격 역시 텔로의 전략적 무기다. 당초 4만9,995달러로 책정되었던 출시 가격을 4만1,520달러로 낮추면서 소비자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미국 내 전기차 세액공제가 종료되는 흐름 속에서 이 같은 가격 인하는 초기 고객 확보를 위한 과감한 결정으로 평가된다.
대형 전기 픽업이 대부분 6만 달러 이상에서 시작하는 것과 비교하면, 절반에 가까운 가격으로 전기 픽업을 경험할 수 있는 셈이다. 업계 전문가들은 “MT1은 가성비와 실용성을 동시에 잡은 첫 도심형 전기 픽업”이라며, 진입장벽을 낮춘 것이 가장 큰 성공 포인트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네티즌 반응, 기대와 아이디어 쏟아져
MT1 소식이 전해지자 온라인 커뮤니티와 유튜브 댓글창에는 다양한 반응이 쏟아졌다. “이게 진짜 사이버트럭이 됐어야 한다”는 댓글은 대형 픽업에 지친 소비자들의 마음을 대변했다. 또 다른 네티즌은 “뒷좌석을 분리해 스키나 서핑보드를 실을 수 있으면 완벽하다”는 아이디어를 제시하기도 했다.
“밴 버전으로 만들어 슬라이딩 도어를 달면 바로 구매하겠다”는 반응처럼 바디 타입 확장 요구도 이어졌다. 단순한 관심을 넘어, 팬덤 같은 지지세가 형성되고 있다는 점에서 MT1의 잠재력을 보여준다.

성공의 관건은 약속 이행과 양산 능력
그러나 성공 여부는 결국 텔로가 약속한 성능과 가격을 실제로 지켜낼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 스타트업 특유의 리스크인 ‘양산 지연’을 극복할 수 있을지가 핵심이다.
텔로는 이번 시리즈 A 투자 라운드에서 2,000만 달러(약 274억 원)를 확보해 생산 설비 구축, 충돌 테스트, 인증 절차에 속도를 내고 있다. 검증된 부품과 외부 제조 파트너를 적극 활용해 비용을 낮추려는 전략도 병행 중이다. 계획대로 2026년 출시가 이루어진다면, MT1은 대형 전기 픽업 일색이던 시장에 새로운 카테고리를 열어줄 가능성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