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저가커피 시장 1위를 놓고 다투는 메가커피(MGC)의 지배구조를 둘러싼 의문이 커지고 있다. 모회사 우윤이 오너 2세 회사인 '한다코퍼레이션'에 200억 원대가 넘는 거액을 대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오너 2세 회사가 우윤의 지분 20.42%를 확보하며 지배구조 상단에 이름을 올리자마자, 기다렸다는 듯 지주사의 자금이 2세 회사로 흘러 들어간 구조다. 특히 수백억 원의 자금 유입에도 불구하고 2세 회사의 자산 증가는 극히 제한적이어서 해당 대여금의 실제 용처를 둘러싼 의혹이 증폭되고 있다.
1억도 안 되는 지분 사고, 223억 빌려온 '마법'
1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우윤은 2025년 특수관계자 거래를 통해 한다코퍼레이션에 총 223억 5000만 원을 대여했다. 한다코퍼레이션은 김대영 메가커피 회장의 아들 김우재 씨가 지분 70%를 보유한 가족회사다.
주목할 점은 투입 비용 대비 대여금의 규모다. 한다코퍼레이션이 우윤 지분을 확보하는 데 쓴 장부상 금액은 8840만 원 남짓이다. 단돈 1억 원도 안 되는 자금으로 지주사 지분을 확보한 뒤, 그 직후 지주사로부터 지분 취득액의 약 250배에 달하는 223억 원을 빌려온 셈이다.
이 같은 자금 거래의 타이밍은 인적 구성의 변화와도 궤를 같이한다. 앞서 한다코퍼레이션은 지난해 12월 1일자로 2002년생인 김윤재 씨를 사내이사로 신규 선임했다. 만 23세의 젊은 인사가 경영 전면에 등장한 시점과 지주사의 수백억 원대 자금 지원 시점이 교묘하게 맞물린 결과다.
부채는 220억 늘었는데 자산은 그대로…'돈은 어디로?'
돈의 규모만큼이나 의문스러운 것은 그 '용처'다. 한다코퍼레이션의 재무제표는 상식적인 자금 흐름을 거스르고 있다. 일반적으로 기업이 거액을 빌리면(부채 증가), 그 돈으로 설비를 사거나 주식을 취득해 '자산'이 함께 늘어나는 것이 정상이다. 그러나 한다코퍼레이션의 장부는 정반대다.
통상 기업이 대규모 차입을 통해 부채가 늘어나면, 해당 자금이 설비 투자나 지분 취득 등으로 이어져 자산 총액 역시 동반 상승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흐름이다. 하지만 한다코퍼레이션의 장부는 이 같은 공식을 거스른다.
실제로 이 회사의 부채는 2024년 11억 원 수준에서 2025년 232억 원으로 단 1년 만에 221억 원가량 폭증했다. 반면 같은 기간 자산 총액은 21억 원에서 33억 원으로 늘어나는 데 그쳤다. 220억 원이 넘는 빚을 냈음에도 불구하고, 실제 장부에 기록된 자산 증가분은 12억 원에 불과한 셈이다.
결국 유입된 대여금 중 약 200억 원 이상의 행방이 재무제표상으로는 흔적도 없이 사라진 묘연한 상태다. 들어온 돈은 산더미인데 남은 자산이 없다 보니, 한다코퍼레이션은 자본총계가 -199억 원까지 추락하며 치명적인 '완전 자본잠식' 상태에 빠지게 됐다.

그룹사가 밀어준 '승계 지렛대'… "이례적 거래"
그룹 내 자금이 한다코퍼레이션으로 향한 것은 비단 우윤뿐만이 아니다. 코스닥 상장사 보라티알도 2024년 한다코퍼레이션에 10억 원을 대여했다가 2025년 전액 회수했으며, 메가커피 운영사 엠지씨글로벌도 2025년 20억 원을 대여했다. 오너 2세 회사와 관련된 자금 거래가 그룹 내 주요 회사들에서 반복적으로 나타난 형국이다.
이러한 전방위적 자금 지원은 지배구조의 급격한 변화와도 맞물려 있다. 우윤은 지난 3월 사모펀드 프리미어파트너스가 엑시트하며 외부 간섭 없는 단독지배 체제를 완성했다. 외부 견제망이 사라진 직후, 실적이 전무한 오너 2세 회사에 그룹 차원의 현금이 집중적으로 유입된 것이다.
윤동열 건국대 경영학과 교수는 “이 사안은 단순 자금거래라기보다 지배구조와 연결된 거래로 보는 것이 일반적”이라며 “지분 취득 직후 계열사 자금 지원이 뒤따르는 구조는 흔치 않고, 자산 30억 원대 회사가 200억 원대 자금을 차입하는 것 역시 일반 시장 거래로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형식상 대여로 보이더라도 실질적으로는 특수관계인 지원이나 지배력 이전의 단계적 과정으로 해석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와 관련해 우윤 측에 자금 대여 목적과 사라진 200억 원대 자산의 구체적인 용처를 물었지만 답변을 받지 못했다.
최석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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