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처럼 습한데 덥기까지 한 날씨가 계속되면 에어컨을 틀어도 완전히 쾌적하지 않을 때가 많다.
이미 에어컨이 있는데 굳이 제습기까지 써야 할까 싶은 마음도 들지만, 에어컨만 켰더니 눅눅한 공기가 가시지 않아 답답할 때도 있다. 둘 다 습도 조절이 되는 기기인데 같이 쓰는게 전기요금이 더 많이 나오진 않을까? 상황에 따라 각각의 기능을 제대로 알면 꼭 필요한 타이밍에 제대로 활용할 수 있다.
에어컨 제습기능, 습도보단 온도 중심
에어컨 제습 모드는 사실상 냉방의 일종이다. 실내 공기를 빨아들여 냉각기를 통과시키면서 공기 중의 수분을 물방울로 응축해 배출하는 방식이다. 이 과정에서 실내 공기가 식으면서 수분도 함께 줄어들긴 하지만, 제습 자체를 목표로 한 작동은 아니다.
특히 온도가 일정 수준으로 낮아지면 에어컨은 자동으로 작동을 멈추거나 약하게 유지되는데, 이때 습도는 여전히 남아 있게 된다. 그래서 날씨는 덥지 않은데 공기만 끈적할 때는 에어컨 제습으로는 한계가 있고 제습기처럼 습기만 집중적으로 제거하는 기기가 더 효과적이다.
제습기는 습도 제거에 ‘집중’하는 기기
제습기는 실내 온도 변화 없이 공기 중 수분만 선택적으로 제거한다. 그만큼 습도 조절에 있어서는 훨씬 정밀하고 강력하다. 특히 빨래 건조, 곰팡이 방지, 옷장·욕실·창틀 주변 관리처럼 국소적인 공간 습기 제거가 필요할 땐 제습기가 훨씬 유용하다.
에어컨은 실내 전체 공기를 다뤄야 하기 때문에 작은 공간에서 사용하기엔 비효율적이기도 하다. 또 전기료도 제습기가 더 낮게 나오는 경우가 많아, 장시간 사용이 필요한 공간엔 부담도 덜하다.
함께 쓰면 효과는 ‘배가’되고, 전기요금은 ‘줄어든다’
에어컨과 제습기를 따로 쓰는 게 아니라 상황에 따라 병행하면 오히려 효율이 좋아진다. 예를 들어 에어컨으로 실내 온도를 낮춘 뒤, 제습기로 습도만 별도로 조절하면 체감 온도가 훨씬 쾌적하게 유지된다. 실내 온도는 그대로인데 덥게 느껴지는 건 대부분 습도 때문인데 제습기를 가동하면 끈적이는 느낌 없이 같은 온도에서도 훨씬 시원하고 상쾌하게 느껴진다.
전기요금도 절가마 된다. 에어컨만으로 냉방과 제습을 동시에 하려면 지속적인 작동이 필요해 전력 소모가 많아지지만, 일정 온도에서 에어컨을 끄고 제습기로 습도만 잡아주면 전체 작동 시간이 줄어들어 에너지 사용량도 자연스럽게 감소한다. 특히 야간이나 간헐적인 사용 시엔 제습기만 켜는 방식으로도 충분히 쾌적함을 유지할 수 있어 전기료 부담을 줄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