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 클리닉] 부작용 없는 수술보다 더 중요한 것은 부작용에 대처하는 능력
"부작용 없는 수술은 없다"...유명 전공의학서에도 항상 부작용 언급
부작용 발생 시 즉각적인 진단과 처치 필요
23세 박모씨는 강남의 한 대형 성형병원에서 턱끝수술과 사각턱수술 등 안면윤곽수술을 받았다. 그런데 수술 직후부터 왼쪽 턱 아래에 몽우리가 생기면서 통증이 없어지지 않는 것이었다. 주치의에게 얘기를 했지만 낫는 과정이라는 얘기만 들었다.
박씨는 지속되는 통증에도 항생제와 소염제를 먹으면서 6개월을 참았다. 이 기간 병원 측은 원인 규명에도 관심이 없었다. 더 이상 참을 수 없는 지경에 이르자 박씨는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인터넷에서 얼굴뼈만 전문적으로 수술하고 치료하는 한 성형외과 전문병원을 찾았다.
그리고 20여년간 얼굴뼈수술만을 하고 있다는 원장은 이물질이 의심된다는 했다. 박씨는 전에 수술한 병원에서 CT를 수차례의 촬영했지만 별 이상이 없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했다. 한번만 더 해보자는 권유에 결국 다시 CT를 촬영하였다.
사실 박씨는 '여기서도 쓸데 없이 돈을 쓰나' 하는 의심이 들었다고 했다.
하지만 박씨는 CT 결과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분명히 수술한 병원에서는 정상이라고 했는데 다시 찍은 CT에서는 뼈조각이 또렷이 보이는 것이었다. 몽우리가 잡히고 통증이 있는 곳과 정확히 일치했다.
더 놀라운 건 원장의 반응이었다. 그는 이런 경우가 자주 있어 이젠 놀라지도 않는다는 표정이었다. 원장은 크기가 3mm쯤 된다고 했다.
원장은 환자에게 피부가 오랜기간 염증으로 괴사돼 뚫리기 직전이므로 염증의 원인인 뼈조각을 응급으로 제거 하자고 권했다. 수술은 불과 15분 만에 종료됐다.
이렇게 간단하게 제거할 수 있는 작은 뼈조각 하나 때문에 6개월간 고통을 받았던 것이다.
뼈조각제거수술을 받고 난 후 김모씨는 첫수술을 시행했던 병원에 가서 의사의 태도에 다시 한번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의사가 CT를 읽지 못했다. 화가 난 박씨가 CT를 보면서 뼈조각을 가르켜 줘야 했다.
박씨가 “이게 뼛조각이잖아요”라고 화를 내자 그제서야 첫 수술을 집도했던 의사는 “아 뼛조각이 있네요”라고 했단다. 설상가상 그 의사는 "뼛조각이 이렇게 문제를 일으킬 수 있네"라고 했단다.
세상에 부작용 없는 수술은 없고 부작용이 없이 수술하는 의사는 없다.
어떤 의학교과서를 보더라도 수술명마다 마지막으로 나오는 부분이 부작용 리스트와 부작용 확률이다. 교과서를 쓸 정도의 권위자조차도 부작용을 피할수가 없다는 얘기다.
부작용이 발생했다고 그 병원이 몹쓸 병원이고 그 의사가 몹쓸 의사라는 얘기가 아니다. 부작용의 위험은 어떤 수술에나 존재한다.
다만, 부작용이 생겼을 때 즉각적인 대처는 아주 중요한 문제다. 환자가 정상적인 회복과정에서 벗어난 증상을 얘기할 때는 의사는 환자의 말에 귀 기울이고 정밀한 검사를 통해 그 원인을 바로 찾아내야 한다.
즉, 부작용이 발생했을 때 즉각적으로 진단하고, 즉각적으로 처치를 해주는 것은 수술하는 의사의 절대 의무다.
수술을 하다 보면 예기치 못한 상황이 발생하곤 한다. 사실 우리 몸의 장기와 기관은 해부학 교과서에 묘사된 대로 위치한 경우가 거의 없다. 그러다 보니 수술을 하는 과정에서 예상치 못한 상황이 자주 발생한다.
부작용을 옹호하는 얘기가 아니다.
필자가 얘기하고자 하는 핵심은 만약 부작용이 생겼을 때 즉각적으로 진단하고 즉각적으로 처치를 해야만 한다는 것이다.
사례의 환자는 6개월간을 끙끙 앓았다. 조금만 시간이 더 지났더라면 피부에 구멍이 뚫렸을 것이다. 하지만 주치의가 조금만 더 주의를 기울였다면 6개월간의 통증은 겪지 않아도 될 일이었다.
수술을 하는 의사들은 수술기술 뿐만 아니라 환자의 정확한 상태를 확인할 수있는 여러 정밀검사들을 적확하게 판독하고 완전하게 이해할 줄 알아야 한다. 환자 입장에서는 그런 의사를 만나야 한다. 하지만 그렇지 못한 의사들이 존재하는 것이 현실이다.
그래서 병원을 찾기 전에 임상경험 및 연구경험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서 의사를 선택하는 환자들이 현명한 환자다. 시간과 노력은 들겠지만 그래야만 후회없는 수술을 받을 수 있다.
참고문헌: 최봉균원장의 뼈때리는 얼굴뼈수술이야기(의사들도 모르는 안면윤곽 양악수술 리얼스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