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부산·경남 대학병원 응급실 거부…3시간여 만에 숨져

‘신체경련’ 30대 여성 심정지
추석 새벽 숨진 사실 뒤늦게 알려져

추석 연휴를 앞두고 전국 병원 곳곳이 응급실 운영에 차질을 빚고 있는 가운데 11일 오전 서울 동작구 한 대형병원 응급실에 환자가 이송되고 있다. 연합뉴스

추석날 부산의 한 종합병원 응급실로 이송된 심정지 상태의 30대 여성이 상급병원 수용이 수차례 거절돼 치료를 받지 못하고 숨진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20일 부산소방재난본부와 부산시의 말을 종합하면, 지난 17일 새벽 2시15분께 부산 영도구에 사는 30대 여성이 신체 경련을 일으키고 있다는 119신고가 접수됐다. 이에 119구급대가 새벽 2시27분께 도착해 응급조처하고 후송할 병원을 찾았다.

구급요원들은 30대 여성이 심정지 증상을 보이자 응급조처를 계속했고 새벽 3시4분께 2차 의료기관인 ㅎ병원 응급실로 이송했다. ㅎ병원 의료진은 30대 여성이 심정지 상태에 이르자 심폐소생술을 했다.

이 과정에서 ㅎ병원 쪽이 30대 여성을 3차 의료기관으로 옮기려고 부산·경남권 대학병원 응급실에 전화를 걸었으나 환자를 받을 여력이 없다는 답변을 들었다.

우왕좌왕하는 사이 30대 여성은 새벽 6시40분께 ㅎ병원 응급실에서 숨졌다. ㅎ병원 응급실에 도착하고 3시간36분 뒤였다.

부산시는 의대생 증원에 반발한 의료계 파업으로 빚어지고 있는 3차 의료기관의 필수의료 인력 부족 현상 때문에 대학병원들이 30대 여성의 후송을 거부한 것인지를 살펴보고 있다.

부산시 관계자는 “심정지 상태인 환자는 원칙적으로 가까운 의료기관으로 후송하도록 하는데 매뉴얼이 잘 지켜지지 않은 것 같다. 뺑뺑이는 아니지만 3차 의료기관들이 왜 전원을 거부했는지 등을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광수 기자 kskim@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