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ENA·SBS Plus 예능 프로그램 <나는 솔로> 시리즈가 다시 한번 도마 위에 올랐다. <나는 솔로>와 외전 격인 <나는 솔로, 그 후 사랑은 계속된다>에 연이어 출연했던 30대 남성 출연자 박모 씨가 서울 마포구의 한 주차장에서 20대 여성을 성폭행한 혐의로 긴급 체포돼 구속됐다. 이에 대해 <나는 솔로> 제작진은 입장문을 통해 사과하며 “사안의 중대성을 인식하여 시청자분들께 불편함이 없도록 조치하여 방송할 예정”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제작진은 출연자가 누구인지에 대해서는 자세하게 언급하지 않았지만 입장문에 박모 씨임을 언급한 점과 25기 출연자 중 박씨는 영철이 유일하다는 점, 그가 돌연 SNS를 비공개로 전환한 점을 들어 시청자들은 25기에 영철로 출연한 박재홍 씨를 가해자로 지목하고 있다. ‘솔로나라’라는 세계관 아래 일반인의 연애를 관찰한다는 신선한 포맷으로 뜨거운 인기를 얻은 <나는 솔로>는 출연자들의 돌직구 발언과 극적인 서사로 회자되며 수많은 화제를 만들어왔다. 하지만 그 인기만큼이나 논란도 잦았다. 제작진의 부적절한 발언, 출연자 간 갈등, 과거 전력 폭로까지, 매 시즌 굵직한 파문이 끊이지 않았던 이 프로그램의 대표적인 논란들을 정리해 본다.
여성 출연자 직업 비하 발언 논란
(9기 제작진)


9기 방송 당시 제작진인 남규홍 PD의 직업 비하 발언은 뜨거운 질타를 받았다. 광고기획자(AE)로 일하는 여성 출연자에게 “어떻게 보면 따까리(심부름꾼)지 않냐”는 표현을 사용한 것. 해당 발언은 편집 없이 방송에 그대로 노출됐고, 이에 시청자들은 “직업에 대한 최소한의 존중도 없다”, “방송 PD가 할 말인가”라며 거세게 반응했다. 출연자는 웃으며 넘겼지만, 많은 직장인 시청자들에게는 큰 모욕으로 다가왔다. 이에 남 PD는 프로그램 1주년 간담회에 참석해 “광고인들에게 큰 잘못을 한 것은 인정한다”며 사과했고, “앞으로 주의하고 신중하게 처리하겠다”고 덧붙였다. 해당 출연자는 이후 <나는 솔로> 외전에 객원 MC로 출연하며 제작진과의 갈등을 봉합한 듯 보였지만, 당시의 논란은 지금까지도 예능 제작 윤리의 경계선으로 회자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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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병 전파 의혹
(13기 남성 출연자)


2023년 초, 13기 남성 출연자에게 성병을 전염당했다는 피해 주장 글이 온라인에 게재되며 파문이 일었다. 익명의 폭로자는 자신이 해당 출연자와 1년 조금 안 되게 연애했으며 관계를 통해 헤르페스 2형 바이러스에 감염됐다고 주장했다. 논란이 확산되자 제작진은 사실관계를 확인 중”이라는 입장을 발표했고, 이후 방송을 통해 “시청자 불편을 최소화하겠다”는 입장문을 추가로 전했다. 해당 남성은 방송 이후 유튜브 채널 <촌장엔터테인먼트>에서 “건강에 이상 없다”, “게시판의 글은 사실과 다르다”며 논란을 일축했지만, 이미 대중의 신뢰는 크게 흔들린 상태였다. 이후 <나는 솔로> 측은 모든 출연자에게 성병 검사 결과 제출을 요구하며 뒤늦게 대응에 나섰다. 논란의 진위는 끝내 밝혀지지 않았지만, 출연자 검증과 제작진의 대처 방식에 대한 비판은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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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인 이력 은폐 논란
(13기 여성 출연자)


13기에 ‘순자’로 출연한 여성은 방송 초반 한 남성과 좋은 케미를 형성했으나, 돌연 통편집되며 시청자들의 궁금증을 자아냈다. 이후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순자’의 혼인 이력이 은폐된 채 출연했다는 의혹이 불거졌고, 결국 당사자는 방송 종료 무렵 자필 사과문을 게재하며 혼인 사실을 인정했다. 제작진은 혼인 여부를 묻는 사전 인터뷰에서 허위 사실을 진술한 점을 문제 삼았고, 결국 해당 출연자는 이후 진행된 방송 및 라이브에서 제외됐다. 파트너였던 남성 출연자는 ‘보상 차원’인지 <나는 솔로, 그 후 사랑은 계속된다> ‘솔로민박 2’에 다시 출연했으나, 선택받지 못하고 쓸쓸히 하차했다. 해당 사건은 출연자의 도덕성과 방송의 신뢰도 모두에 큰 타격을 입혔다는 평가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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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스라이팅 및 태도 논란
(16기 여성 출연자)


16기에 등장한 ‘영숙’은 시청자들 사이에서 ‘예능 사상 가장 무례한 출연자’라는 평을 들을 정도로 심각한 비판을 받았다. 다른 출연자들의 관계를 흐트러뜨리는 말을 전달하거나, 상대방의 말을 일방적으로 왜곡해 오해를 부추기는 등 가스라이팅성 언행이 다수 포착됐다. 데이트 중 상대방에게 감정적으로 쏟아내며 촬영을 중단하고 혼자 숙소로 복귀하는 등, 파트너십이 중요한 예능 형식에 맞지 않는 태도도 문제였다. 논란이 커지자 본인은 “모든 건 편집 탓”이라며 해명했고, 시청자들에게 고소 협박성 글을 남기기도 했다. 이후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사과문을 게시하고 마지막 라이브 방송에도 참석했지만, 태도 논란은 좀처럼 가라앉지 않았다. 제작진은 방송 말미 ‘격려를 부탁한다’는 자막을 내보내며 다소 어정쩡한 방식으로 상황을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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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범죄 이력 논란
(23기 여성 출연자)


2024년 방영된 23기 첫 회가 나간 직후, 출연자 ‘정숙’의 과거 범죄 이력이 온라인을 통해 폭로되며 파장이 일었다. 2011년 조건만남 중 금전을 훔친 혐의로 구속되었던 여성과 동일 인물이라는 의혹이 제기된 것이다. 과거 미스코리아 지역예선 출전 이력과 뉴스 영상 속 인물, 방송 자막 등을 통해 동일인이라는 정황이 퍼졌고, 정숙 본인은 “불송치 처분을 받은 바 있다”고 반박했지만, 추가 제보로 집행유예 기간 도중 저지른 범죄로 징역 8개월을 선고받았다는 내용까지 드러나며 사실상 논란은 기정사실화됐다. 이에 제작진은 사과문을 발표하고 재방송 및 유튜브 클립을 삭제했다. 그녀의 존재감이 컸던 시즌이었던 만큼, 방송 전체 흐름에도 큰 지장이 생겼고, 동기 출연자들까지 피해를 입었다. 예능 출연자의 범죄 이력을 어디까지 사전에 검증할 수 있을지에 대한 화두를 던진 사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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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나는 솔로>는 매 시즌 뜨거운 관심을 얻는 만큼이나 다양한 논란에 휘말려왔다. 출연자 개개인의 책임과 더불어, 이를 조율하고 방영하는 제작진의 책임 또한 결코 가볍지 않다는 점에서 보다 정교한 출연자 검증 시스템 마련이 절실한 시점이다.
나우무비 에디터 김무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