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국내 수입 SUV 시장에서 스웨덴 감성이 통했다. 볼보와 폴스타가 안전성과 디자인, 그리고 '조용한 프리미엄'이라는 정체성을 앞세워 SUV 시장의 인기 상종가를 기록하고 있다. 전통 강자인 볼보는 하이브리드 중심의 꾸준한 성장세를, 전기차 전문 브랜드 폴스타는 쿠페형 SUV '폴스타4'를 앞세운 폭발적 판매 증가세를 보여주며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볼보 신형 XC60

볼보 신형 XC6027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올해 1~9월 볼보차코리아의 SUV 판매량은 9264대로, 지난해 전체(1만1625대)의 80%에 육박했다. XC60, XC90, XC40 등 주력 SUV가 고르게 판매되며 수입 SUV 시장 상위권을 굳혔다.
볼보차는 전 차종에 하이브리드 등 친환경 파워트레인을 도입하고, '가족의 안전'을 중심에 둔 브랜드 철학으로 안정성과 신뢰를 강화했다. 또 고객만족도 조사에서 6년 연속 1위를 기록하며 서비스 네트워크 품질 개선에 집중한 점이 시장 신뢰로 이어졌다. 볼보차는 올해 말까지 1만2000대 이상 판매를 목표로 하고 있으며, 이 중 80% 이상이 SUV가 차지할 전망이다.

폴스타 4

폴스타는 전기 SUV '폴스타4'를 중심으로 빠른 성장 곡선을 그리고 있다. 올해 1~9월 폴스타의 SUV 판매량은 1881대로 전년 동기(390대) 대비 380% 이상 증가했다. 이는 전체 수입 전기차 브랜드 중 가장 높은 증가율이다. 폴스타는 볼보의 전기차 전문 브랜드로 출발했으며, 디자인과 기술은 스웨덴 감성을 따르되 생산은 중국 지리그룹의 첨단 공장에서 이뤄진다.
폴스타4는 지난해 출시 이후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제로백 3.8초, 최대 출력 544마력의 고성능에 7000만원 미만의 가격대가 맞물리며, 법인차 '초록 번호판' 기준(8000만원 이상)을 피한 점도 매력으로 작용했다.
셀 투 팩 구조의 100㎾h급 리튬이온 배터리를 탑재해 고속 주행은 물론 도심 주행에서도 안정적인 효율을 확보했다. OTA(무선 업데이트), 친환경 인테리어 소재, 미니멀한 실내 디자인 등은 '조용한 고급스러움'을 추구하는 소비자들에게 어필하고 있다.

폴스타 4특히 폴스타는 '디자인이 곧 철학'이라는 브랜드 슬로건을 내세워, 뒷유리창을 없앤 파격적인 쿠페형 구조를 통해 새로운 시야 감각을 제시했다. 루프 끝단에 장착된 디지털 룸미러 시스템은 후방 시야를 실시간 영상으로 보여주며, 안전성과 감성 디자인을 동시에 구현했다. 브랜드 관계자는 "폴스타4는 단순한 전기 SUV가 아니라, 감성과 기술이 결합된 새로운 형태의 이동 경험을 제시한다"고 설명했다.
광고·마케팅 효과도 눈에 띈다. 가수 이상순은 최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조용하고 음악 듣기 좋은…요즘 운전이 즐겁다"라는 글과 함께 폴스타4 사진을 공개해 주목받았다. 이상순은 결혼 전부터 볼보 왜건 V60 오너로 알려졌으며, 2017년 JTBC 예능 '효리네 민박' 당시 볼보 XC60과 XC90 협찬으로 '효리차' 신드롬을 이끈 바 있다. 이효리 부부의 브랜드 친화력이 폴스타에도 이어지는 모습이다.

볼보 XC90

볼보 EX30여성 듀오 다비치의 이해리 역시 폴스타4 오너로, 멤버 강민경의 유튜브 콘텐츠에 차량이 노출되면서 자연스러운 홍보 효과를 냈다. 스케줄이 많은 아티스트들이 선택한 SUV라는 점에서 '편안하고 안전한 프리미엄 전기차'라는 이미지가 소비자 인식에 자리 잡고 있다.
볼보와 폴스타는 기술과 감성의 결합을 강조하면서도 서로 다른 소비층을 공략한다. 볼보가 안정감과 패밀리 중심의 신뢰를 대표한다면, 폴스타는 개성과 스타일을 중시하는 젊은 세대의 감성을 자극한다. 두 브랜드는 '지속가능성'과 '안전'이라는 동일한 뿌리를 공유하면서도, 각각 하이브리드와 전기차를 매개로 스웨덴식 친환경 모빌리티의 정체성을 강화하고 있다.
폴스타코리아는 고객 인도 대기 기간이 3개월에 달할 정도로 수요가 몰리고 있다고 밝혔다. 회사 관계자는 "폴스타4를 찾는 고객이 급증하면서 생산·공급 일정에 맞춰 순차 인도가 진행 중"이라며 "내년에는 플래그십 SUV 폴스타3와 고성능 전기 세단 폴스타5 출시를 통해 제품 라인업을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피코리아 김기홍 기자 gpkorea@gpkorea.com, 사진=볼보자동차, 폴스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