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굴 먹을때 제발 확인하세요" 의사들은 '저런 굴' 절대 생으로 안 먹습니다.

의사와 약사들이 생으로는 절대 먹지 않는 음식들

서울아산병원 권혁수 교수, 응급의학과 전문의 최석재 원장, 서울대 약학대학 정재훈 약사는 유튜브 채널 ‘지식인사이드’에 출연해, 의료 현장에서 자주 마주치는 식중독과 기생충 감염 사례를 토대로 ‘절대 생으로 먹지 않는 음식’에 대해 이야기했다. 이들은 단순히 기호나 취향의 문제가 아니라, 명백한 과학적·임상적 이유가 있는 사안임을 강조했다. 잘못된 생식은 응급실로 직행하는 원인이 되며, 일부 감염은 장기 손상이나 생명 위협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한다.

출처 지식인사이드

생으로 즐기는 해산물, 생각보다 위험하다

한국에서는 굴이나 간장게장, 양념게장 같은 해산물을 생으로 즐기는 문화가 깊게 자리 잡고 있다. 외국인들이 “이렇게 귀한 걸 이렇게 쉽게?”라며 놀랄 정도로, 시장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식재료다. 하지만 굴은 노로바이러스 감염의 대표적인 식품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명절 무렵, 응급실은 ‘게장 먹고 탈났다’는 환자들로 붐빈다. 생으로 게를 절이는 간장게장이나 양념게장은 익히지 않고 그대로 먹기 때문에, 비위생적인 해수나 오염된 원재료에서 유래한 바이러스가 그대로 체내로 들어온다. 예전에는 노로바이러스 감염이 가을과 겨울, 주로 추석 전후로 집중됐지만, 최근에는 봄철에도 감염 환자가 눈에 띄게 늘고 있다. 전문가들은 계절을 가리지 않고 바다에 퍼지는 바이러스의 생존력과 확산 범위를 지적하며, 기존보다 한층 더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굴의 경우 아연이 풍부하고 풍미가 뛰어나 포기하기 어렵다는 의견도 있지만, 반드시 생식용 표시가 있는 굴만 선택해야 하며, 조리용 굴을 날것으로 먹는 건 금물이다. 바닷물 오염 정도에 따라 바이러스 보유량도 달라지기 때문에, 무조건 ‘싱싱해 보인다’고 해서 안전하다고 단정지을 수 없다.

동물의 내장은 기생충 감염 위험이 높다

소나 돼지 같은 가축의 내장 부위를 생으로 먹는 것도 위험하다. 대표적인 것이 소간이나 천엽인데, 여기에 서식하는 기생충이 사람에게 치명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그중 하나가 ‘개회충’이다. 이 기생충의 알은 주로 개나 고양이의 배설물을 통해 토양으로 퍼지며, 오염된 건초나 사료를 먹은 가축의 체내에 남게 된다. 인간이 이를 날로 섭취하면, 유충이 장으로 들어가 혈관을 타고 전신으로 퍼진다. 간이나 폐, 심지어 눈이나 뇌에 침투해 염증을 일으키고, 실명이나 중추신경계 이상을 유발할 수 있다. 실제로 CT 촬영에서 유충이 이동하는 장면이 포착되며, 수일 간격으로 위치가 변하는 ‘움직이는 병소’로 진단되기도 한다.
또 다른 문제는 ‘간흡충’이다. 이는 간담도에 염증을 일으켜 간암 발병 위험을 높이는 기생충으로, 주로 덜 익힌 민물고기나 오염된 간을 통해 감염된다. 과거에는 위생이 열악한 환경에서 자란 돼지나 멧돼지 고기를 날로 먹다가 감염되는 사례가 많았고, 지금도 일부 지역에서는 토종닭, 자연 방사한 가금류를 생으로 먹는 문화가 남아 있어 여전히 위험 요인이 된다.
문제는 이런 기생충이 대체로 근육 조직 안에서 알 형태로 존재하다가, 인체에 들어오면 알에서 깨어나 장기나 신경계에 침투한다는 점이다. CT에서 근육 사이에 작은 둥근 병변들이 빼곡하게 보이는 경우가 이에 해당한다.

‘내가 아는 버섯’이라는 착각이 생명을 위협한다

생식의 위험은 동물성 식품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산에서 직접 채취한 버섯이나 약초도 마찬가지다. 식물에 익숙하다고 해서 그 독성까지 잘 아는 것은 아니다. 실제 사례로, 한 부부가 주말 산행 중 ‘이건 내가 예전부터 잘 알던 버섯’이라며 자신 있게 생버섯을 채취해 먹었다가 응급실에 실려온 일이 있었다. 처음엔 복통과 구토가 전조 증상처럼 나타났고, 증상이 완화돼 귀가했지만 이틀 후 간수치가 급격히 상승했고 결국 간부전으로 사망했다.
원인은 아마톡신이라는 강력한 독소였다. 간 기능을 마비시키고, 치료 시점을 놓치면 회복이 불가능할 수 있다. 이처럼 자연 상태에서 채취한 식재료에는 알 수 없는 독성 성분이 포함돼 있을 가능성이 높고, 그 위험은 생식할 경우 배가된다.
전문가들은 “요리는 본래 먹을 수 없는 것을 먹을 수 있게 바꾸는 인류의 생존 기술”이라고 강조한다. 익히고, 절이고, 씻고, 말리는 모든 과정이 단순한 손질이 아니라, 오랜 시간 축적된 생명 보호의 지식이라는 뜻이다. 이런 전통을 무시한 채 ‘자연이니까 무조건 좋다’는 식의 단순한 사고는 결국 자신을 해칠 수 있다.

감염 후에는 치료보다 운에 가까운 경우도 많다

기생충 감염이나 식중독 중 상당수는 감염 후엔 치료가 사실상 어렵거나 효과가 제한적이다. 일반적인 장내 기생충이라면 구충제로 치료할 수 있지만, 간흡충·폐흡충·개회충 같은 장기 침범형 기생충은 특수한 약제가 필요하며, 그마저도 100% 제거를 장담할 수 없다. 대부분은 증상이 뚜렷하게 나타난 뒤에야 감염 사실을 알게 되며, 그 시점에는 이미 조직 손상이 상당히 진행된 상태일 수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복어독 중독이다. 복어에 포함된 테트로도톡신은 단 1mg 이하의 소량으로도 마비를 일으키며, 이 독은 조리 시에도 파괴되지 않는다. 마비 증상이 시작되면 수 분 내로 호흡곤란이 나타나고, 응급 대응이 늦어지면 사망에 이를 수 있다. 응급실에서 인공호흡기를 달아야만 생명을 유지할 수 있는 수준이다.
또 다른 예는 석청 중독이다. 히말라야 석청에는 그레이아노톡신이라는 식물 독소가 들어 있을 수 있는데, 이는 꿀벌이 독성 식물의 꽃가루를 섭취하면서 꿀에 혼입되는 구조다. 해당 독소는 심한 부정맥과 심정지를 유발할 수 있으며, 실제로 석청을 먹고 중환자실로 이송된 사례가 국내외에서 다수 보고된 바 있다.
전문가들은 입을 모아 말한다. “증상이 없다고 끝이 아니다. 문제는 생으로 먹었느냐 여부다.” 생식은 단순한 선택이 아니라, 숙련된 위생 지식과 조리 기술이 없으면 감염으로 직결될 수 있는 위험 행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