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덜 뽑는다는데, 더 공부해야죠” ‘월 1,000만 원’ 꿈, 쉬울 리 있나.. 명절을 접은 그 현실은?

제주방송 김지훈 2024. 9. 16.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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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 은행 채용 규모, 전년比 30% 줄어
하반기 공고 이달 마감, 채용 구도 ‘본격’
“귀성길 포기,필기·면접 등 시험 준비”
은행권 “수시 채용, IT·전문인력 등 우대”


은행 취업의 문턱은 매년 더 높아지고 있습니다. 그만큼 ‘은준생’(은행권 취업 준비생)들은 이번 추석 연휴에도 고향으로 향하는 대신, 스터디 카페나 도서관을 찾아 시험 대비에 몰두해야 하는 실정입니다. 평균 급여 수준이 한 달 1,000만 원을 훌쩍 넘지만, 그 자리를 차지할 기회는 점점 줄어들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은행권 업무의 비대면 서비스는 한층 활성화되고 인공지능(AI)과 고기능 자동화기기(STM) 도입이 잇따르면서 인력 수요는 더 감소할 수밖에 없는 탓입니다.



때문에 은행 등 금융권 취업을 준비하는 경우, 일찌감치 고향 방문을 포기하고 스터디카페 등지에서 필기나 면접 준비 그리고 NCS(국가직무능력표준) 공부 등에 몰두하며 시간을 쪼개는 것으로 파악됩니다.

특히 4대 은행(KB국민, 신한, 하나, 우리은행)의 하반기 채용이 이달 내 마감되면서 더욱 시간에 쫓기게 만들고 있습니다. ‘은준생’ A씨(27)씨는 “대학 도서관이 닫으면, 동네 스터디 카페를 갈 예정인데 이마저도 경쟁이 심할 것으로 보고 있다”리며 “아예 연휴 기간에는 일찍 ‘오픈런’해서 자릴 잡고 지낼 예정“이라고 연휴 계획을 밝히기도 했습니다.

가족이며 친지와 함께하는 화기애애한 명절은, 곧 있을 시험들에 대비해 필기시험 대비와 자기소개서 등 대비에 머리를 싸매는 시간이 대신하고 있습니다.



■ 디지털화로 채용 줄여.. “많게는 절반 축소”

디지털화가 빨라지면서 은행 업무의 상당 부분이 비대면으로 전환됐고 그 여파로 채용 규모는 날로 감소하고 있습니다. 4대 은행의 올해 신입 채용 규모는 1,270명으로, 지난해보다 무려 32%나 줄었습니다.

실제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4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의 신입 행원 채용 규모는 1,270명으로 지난해(1,880명)보다 610명(32.3%)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4개 은행 모두 100명 이상 규모를 줄였고 절반 상당 감소한 곳도 나왔습니다.


은행별로 지난해 420명을 채용한 국민은행은 올해 300명으로 120명 상당 줄었습니다. 하반기 200여 명 신규 채용 예정입니다. 공채는 UB·ICT·전역장교 특별채용·특성화고 특별채용·보훈 특별채용 등 5개 부문에서 160여 명을 예정했고 전역 장교 특별채용 부문을 신설했습니다. 입행 지원은 이달 23일까지 KB국민은행 채용 홈페이지에서 할 수 있고 12월 최종합격자를 발표합니다.

지난해 500명을 채용했던 신한은행은 올해 230명을 뽑으면서, 채용 규모가 지난해 절반에도 못 미칩니다. 지난 2일부터 130명 규모의 하반기 신입행원을 채용 중으로 일반직 신입행원 공개채용, 디지털·ICT 수시채용, 사회적 가치 특별채용으로 진행됩니다. 서류접수 기간은 19일까지입니다.

올해 350명을 채용하는 하나은행은 460명을 뽑았던 지난해에 비해 110명이 감소했습니다. 이번에 일반, 디지털·ICT, 지역인재, 디자인 크리에이터 등 4개 부문 직원을 모집할 예정이며 25일 오후 6시까지 서류를 마감합니다. 최종 합격자는 12월 중에 인천광역시 청라에 있는 하나글로벌캠퍼스로 연수생으로 입소하게 됩니다.


우리은행도 올해 총 390명으로 지난해보다 110명 규모를 줄였습니다. 이번에 기업금융과 개인금융, 디지털·IT 등 6개 부문에서 210명 직원을 뽑을 예정으로 앞서 13일 서류전형 합격자를 발표하면서 필기·면접 전형 등을 앞두고 있습니다. 최종 선발 대상자는 입행 후 미래 영업전문인력 선발 과정인 '차세대 RM(기업금융)·PB(자산관리) 사전양성과정'에 패스트트랙으로 지원할 수 있는 우대 혜택을 받을 수 있습니다.

농협은행은 상반기 530명을 채용했고 하반기 계획은 현재까지는 미정입니다. 지난해 상반기 480명, 하반기 150명 등 630명을 뽑은 바 있습니다.

더불어 각 지역은행들도 하반기 신입 공채를 위한 서류 접수를 추석 연휴 기간에 마감할 예정입니다.

BNK금융그룹의 경우, 그룹은 경남은행, 부산은행 신입사원을 채용하기로 했습니다. 지역 인재 채용 확대를 위해 최종 학력(대학원 졸업 이상자는 학부 학력)이 부산·울산·경남지역 소재 학교를 졸업한 지원자를 대상으로 모집 직군별 지역 전형도 실시합니다.18일 오후 5시까지 서류 접수를 받습니다. 계열사인 BNK캐피탈과 BNK저축은행도 각각 이달 말과 다음 달 초 채용을 진행합니다.



■ 점점 좁아지는 채용문.. “통과할 수 있을까?”

은행권 인력 수요는 계속 줄어들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한 달 1,000만 원 이상이라는 경제적인 매력 속에서  ‘취준생’들의 발길은 계속 이어지고 신규 채용은 매년 줄이면서, 안정적인 일자리로 진입 장벽만 더 절감하는 상황이 되풀이되는 모습입니다.

연봉 수준이 점점 더 올라가고 희망퇴직자가 줄어드는 것 역시도 이같은 신규 채용문을 좁히는 원인 중에 하나로 꼽힙니다. 각 은행들이 공시한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국민·신한·하나·우리 등 4대 시중은행 직원의 상반기 급여는 평균 6,050만원으로 집계됐습니다. 한 달에 1,000만 원이 넘는 액수입니다.

더구나 희망퇴직자도 감소세로 올해 초 4대 은행의 희망퇴직자는 1,496명으로 전년 1.729명 대비 13% 줄었습니다.


희망퇴직자는 줄고, 은행들의 조직 구조는 날이 갈수록 디지털화를 서두르면서 신규 채용은 더 축소될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그만큼 상대적으로 전통적인 일반직군의 채용은 급격히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하지만 금융권에 도전하는 청년들의 발길은 끊임없이 이어집니다. 지난달 21일부터 이틀간 열린 금융권 공동 채용 박람회에는 금융권 취업을 원하는 청년 구직자들이 몰리면서 성황을 이루기도 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금융권 한 관계자는 “IT와 개발자 분야를 ‘수시’ 채용하면서 상대적으로 공채 일반직군이 지속 줄어드는게 현실"이라며 "은행 자체적으로 취업 장려 프로그램이나 인턴십 기회를 확대하는 등 관련 인재 유치에도 관심을 쏟아나갈 예정“이라고 전했습니다.

JIBS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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