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 머금고 손절이냐, 이 악물고 버티기냐..기로에 선 개미들

박채영 기자 2022. 9. 28. 2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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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2200선 붕괴..개미들 순매수 높은 대형주도 '눈덩이 손실'
네이버·카카오 등 성장주 낙폭 30%대..'팔까 말까' 커지는 고민
일러스트 김상민 기자

코스피가 2200선 밑으로 밀려나면서 약세장 속에서도 순매수를 이어온 개미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언제 바닥을 찍고 반등할까”라며 기다리던 심리가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털고 나와야 하나”라는 체념으로 바뀌고 있다.

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 27일까지 개인 투자자들은 유가증권시장에서 23조2390억원을 순매수했다. 코스피가 올해 지속적으로 하향하는 상황에서도 꾸준히 주식을 사들이며 지수를 떠받친 셈이다. 개인은 코스닥에서도 8조3910억원을 순매수했다.

하지만 경향신문이 올해 들어 27일까지 코스피에서 개인 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의 수익률을 분석한 결과 개인 투자자의 순매수가 집중된 대형주들은 금리 인상과 경기침체 우려 등 대내외 악재에 대부분 20~30%대 손실을 기록한 것으로 분석됐다.

개인 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은 삼성전자로 총 17조9696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삼성전자 우선주도 1조8154억원 순매수했다. 이외에도 네이버(2조4272억원), 카카오(1조9346억원), SK하이닉스(1조6121억원), 삼성전기(1조1102억원), 두산에너빌리티(1조939억원), 카카오뱅크(1조575억원), LG전자(9360억원) 등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권에 포진한 대형주가 개인 투자자 순매수 상위 종목을 구성했다.

그러나 수익률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27일까지 개인 투자자가 가장 많이 사들인 삼성전자의 개인 순매수 평균 단가(순매수 금액/순매수 수량)는 6만5492원이다. 삼성전자의 이날 종가(5만2900원)를 기준으로 19.23%가량 손실을 봤다.

SK하이닉스의 개인 순매수 평균 단가는 9만3931원이다. 이날 종가(8만1200원)와 비교하면 13.55% 손실권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최근 경기침체 우려와 그에 따른 반도체 업황 악화에 연일 신저가를 쓰고 있다. 금리가 인상되면서 네이버, 카카오 등 성장주들은 손실 폭이 더 컸다. 금리 상승은 미래 가치를 선반영하고 있는 성장주에 부담으로 작용하는 경향이 있다.

개인 투자자의 네이버 평균 순매수 단가는 29만9351원이었다. 20만원선을 아슬아슬하게 사수한 이날 네이버 종가 20만500원과 비교하면 33.02% 손실이 났다. 카카오의 평균 순매수 단가는 8만8993원으로 같은 날 종가 5만6900원과 비교해 36.05% 손실을 기록했다. 카카오뱅크는 40.4% 손실로 투자자들에게 큰 실망을 줬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고금리, 고환율 등 부정적인 거시 환경과 기업 이익 전망치의 하향 조정이 주가에 녹아들고 있어 투자자에게 불편한 환경이 좀 더 지속될 수 있다”며 “지금은 시기적으로 좀 더 기다릴 때라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박채영 기자 c0c0@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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