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걸 전지예 "수영 김서영과 올림픽 같이 나가기로…욕심낼 것"

설하은 2024. 4. 25. 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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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레이킹, 파리서 올림픽 첫선…5·6월 두 차례 예선으로 파리행 티켓 배분
"한국 비걸 위해 올림픽 성적 내야…피 튀기는 예선전이겠지만 경쟁력 충분"
비걸 전지예 [전지예 본인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고양=연합뉴스) 설하은 기자 = "(수영) 김서영 선수가 올림픽에 나가면 가슴이 웅장해진다고 하더라고요. 올림픽에 꼭 같이 가자고 했어요."

브레이킹 종목 파리 올림픽 예선전이 한 달도 채 남지 않은 23일, 경기 고양시에 위치한 소울번즈 크루 연습실에서 만난 비걸 간판 전지예(Freshbella·서울시청)는 파리를 향한 꿈을 드러냈다.

2024 파리 올림픽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브레이킹은 오는 5월 18∼19일 중국 상하이(1차), 6월 22∼23일 헝가리 부다페스트(2차)에서 예선전인 올림픽 퀄리파이어 시리즈(OQS)를 치러 본선 진출자를 가린다.

비보이, 비걸 각 40명이 10장씩의 파리행 티켓을 놓고 배틀을 펼친다.

개최국 프랑스에 할당되는 정원(TO), 균형 발전(보편성)을 위한 TO 등을 제외하면 실제 파리행 티켓은 상위 7위까지만 주어질 가능성이 큰 가운데, 전지예는 권성희(Starry)와 함께 비걸 부문에 도전장을 내민다.

2022년도 초대 브레이킹 국가대표부터 태극마크를 달아와 충북 진천국가대표선수촌 생활이 어느 정도 익숙해진 전지예는 다른 종목의 올림픽 선배들을 통해 파리를 향한 의욕을 다지고 있다.

올림픽 4회 연속 출전 소감 말하는 김서영 [연합뉴스 자료사진]

전지예가 친해진 올림피언 중 한 명은 여자수영의 '살아있는 전설' 김서영(경북도청)이다.

김서영은 2012 런던, 2016 리우데자네이루, 2020 도쿄 대회에 이어 2024 파리까지 4회 연속 올림픽에 나선다.

1999년생 전지예는 5살 언니인 김서영과 선수촌 내에서 오며 가며 얼굴을 익혔고,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더욱 친해졌다.

브레이킹이 생소했던 김서영은 비보이, 비걸의 훈련장을 찾아 연습하는 모습을 구경하기도 했고, 전지예가 나선 외부 브레이킹 행사에도 놀러 갔다.

전지예는 김서영을 통해 올림픽에 대한 로망을 키우고 있다.

전지예는 "다른 대회와 달리, 올림픽은 가기만 해도 너무 벅차고, 웅장해진다더라. 가도 가도 계속 가고 싶은 대회라고도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하나의 축제인 올림픽에 나서면 정말 좋다더라. 김서영과 올림픽에 꼭 함께 나서자고 했다"며 결의를 다졌다고 전했다.

인터뷰하는 전지예 [촬영 설하은]

전지예에게 올림픽은 '꿈의 무대' 그 이상이다. '한국 비걸의 미래'도 걸려 있다.

전지예는 "어렸을 때부터 올림픽마다 응원하면서 지켜봤다. 세계에서 제일 잘한다는 선수들이 총집합하는 올림픽 무대에 출전하는 것 자체로도 영광일 것"이라면서도 비걸의 미래를 위해 올림픽에서 좋은 성적까지 내고 싶다고 말했다.

비보이가 브레이킹의 주류를 형성하고 '비보잉'(B-Boying)이 브레이킹의 대명사로 불리면서 비걸의 존재는 상대적으로 덜 알려졌다.

비걸 전지예도 처음 춤을 접한 2015년 '비보잉'으로 시작했다.

2021년 엠넷의 댄스 경연 프로그램 스트릿 우먼 파이터(스우파)에 출연한 국가대표 비걸 김예리(YELL)가 브레이킹을 선보이며 대중과 거리를 좁혔고, 아시안게임과 올림픽 종목으로 브레이킹이 채택되면서 비걸의 노출 빈도도 잦아지고 있다.

비걸 전지예 [촬영 설하은]

전지예는 브레이킹을 시작하는 어린 비걸의 수가 늘어난 걸 피부로 느낀다.

예전엔 각종 대회나 행사에서 어린 비걸이 부족한 탓에 초등부∼고등부를 통합한 '청소년부'로 운영했다면, 이젠 '초등부'가 신설되기도 하고 브레이킹 학원도 생겨나는 등 브레이킹과 비걸을 둘러싼 환경이 많이 발전했다고 한다.

전지예는 올림픽에 출전해 멋진 배틀을 선보이는 게 한국 비걸 성장의 기폭제가 될 거라고 봤다.

"내가 올림픽에 나가서 좋은 성적을 낸다면 좀 더 전국적인 관심을 받고, 브레이킹을 시작하는 친구들도 늘지 않을까"라고 조심스럽게 예측한 전지예는 "나를 보고 브레이킹도 국가대표 선수의 길을 걸을 수 있다는 걸 어린 친구들이 알게 됐으면 좋겠다"고 꿈꿨다.

그렇기에 OQS의 바늘구멍을 뚫어야 한다.

비걸의 미래를 짊어진 전지예는 "피 튀기는 경쟁이 될 것"이라면서도 "연습한 걸 100% 해낸다면, 경쟁력이 충분히 있을 거라고 본다. 욕심을 내보겠다"고 의지를 다졌다.

기술 펼치는 전지예 (항저우=연합뉴스) 박동주 기자 = 6일 중국 저장성 항저우 공슈 캐널 스포츠파크 체육관에서 열린 항저우 아시안게임 브레이킹 예선에서 전지예가 기술을 선보이고 있다. 2023.10.6 pdj6635@yna.co.kr

전지예는 지난해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우승자인 중국의 류칭이(671)를 8강에서 만나 탈락했다.

아시안게임을 석 달 앞두고 열린 2023 세계댄스스포츠연맹(WDSF) 브레이킹선수권 3·4위전에서 강력한 우승 후보였던 671을 꺾고 동메달을 땄던 터라 더욱 아쉬움이 짙었다.

전지예는 굵직한 기술보다는 음악과 어우러지는 독창적 플로어에 적절한 기술을 섞고 디테일을 살려 하나의 스토리로 엮어내는 춤을 선보이는 자신의 강점을 더욱 다듬었다.

"50초 전력 질주, 50초 휴식이 반복되기 때문에 체력이 가장 중요하다"며 인터벌 훈련을 통해 전신 근력과 심폐지구력도 끌어올렸다는 전지예는 지난 20일 열린 2025년도 브레이킹 국가대표 1차 선발전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전지예는 "새로 만든 소스, 기존 동작에서 업그레이드한 무브(움직임) 등을 최대한 많이 써보자는 마음으로 참가했는데, 좋은 결과가 나와 기쁘다. 5월 열릴 OQS에 앞서 자신감을 얻었다"며 파리행을 향한 기대감을 키웠다.

soruh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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