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K, 팔기 좋게 홈플러스 '조각조각' 찢어"...안산선부점·동청주점도 문 닫는다

MBK, 안산선부점과 동청주점 폐점 결정
폐점·매각점포 11개로 늘어

홈플러스가 경기도 안산에 있는 안산 선부점과 충북 청주의 동청주점을 폐업키로 했다. 노조는 이에 대해 "MBK가 홈플러스를 팔기 좋은 상태로 산산조각 내고 있다"고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다.

17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홈플러스는 전날 사내망을 통해 "안산선부점과 동청주점의 임대 계약기간이 만료돼 영업을 종료한다"고 밝혔다.

사측은 실적 부진 장기화로 영업손실이 누적돼 임대계약 종료 시점에 맞춰 안산시 단원구 안산선부점은 내년 말까지, 청주시 청원구 동청주점은 2026년 상반기까지만 각각 운영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두 개 점포 직원은 100% 고용을 보장해 가능한 인근 점포로 재배치하겠다"고 강조했다.

홈플러스 마트노조는 이날 성명을 통해 사측이 지금까지 폐점 또는 자산유동화(매각)를 통보한 점포가 모두 11개로 늘어났다며 반발하고 나섰다.

노조는 "동청주점은 점포별 매출 순위에서 하위권에 속하지 않는다"며 "(대주주인) MBK파트너스는 홈플러스의 장기적 전망보다 오로지 펀드 투자자들에게 더 많은 배당을 주기 위해 홈플러스를 '팔기 좋은 상태'로 만들고 있다"고 규탄했다.

노조에 따르면 사측은 서대전점과 안양·안산선부·동청주점뿐 아니라 부천상동·동대문·내당·부산반여·광주계림·순천풍덕·부천소사점까지 모두 11개 점포에 대해 임대 기간 종료에 따른 폐점 또는 자산 유동화를 하겠다고 이미 직원들에게 통보했다.

노조는 "지금까지 사측의 결정으로 안산선부점과 동청주점을 포함해 모두 11개 점포가 폐점이나 매각을 앞두고 있으며 오는 2027년과 2028년에는 각각 8개 점포의 임대 계약기간이 종료된다"며 "며 "홈플러스가 덩치를 줄이기 위해 계속 폐점을 이어간다면 대량 실업 사태로 이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홈플러스 마트노조원들이 분할매각 저지 투쟁을 선포했다. / 홈플러스

그러면서 "사측은 점포 매각 후 '충분한 기간' 영업을 유지하거나 재건축 후 재입점한다고 하면서도 기한을 명시하지 않는다"며 "MBK가 홈플러스를 산산조각 내고 있다"고 지적했다.

올해 전국에서 사라지는 홈플러스 점포는 4곳이다. 이미 지난 2월 부산 서면점, 6월 서울 목동점이 폐점했다. 대전 유성구 서대전점과 경기 안양점도 7월 말∼8월 중 문을 닫는다.

노조는 "MBK가 엑시트(투자금 회수)를 위해 슈퍼마켓인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점포 310여개를 지난달 매물로 내놓은 데 이어 대형마트 매장의 경우 임대 점포는 차례로 문을 닫고, 건물이 있는 점포는 분할 매각을 계속 추진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사모펀드(PEF) 운용사 MBK파트너스는 2015년 9월 7조2000억원을 들여 홈플러스를 인수했다. 블라인드 펀드로 2조2000억원을 투입하고 나머지 5조원은 홈플러스 명의로 대출받아 인수자금을 충당했다.

5월 말 폐점한 홈플러스 목동점. / 홈플러스

MBK는 홈플러스 인수 이후 지금까지 점포 20여개를 팔아 4조원에 가까운 빚을 갚았다.

인력 재배치에 대해서도 '눈가리고 아웅'이라고 비난이 나온다.

노조는 "인근 매장이라고 해봤자 기존 매장과 거리가 상당히 떨어져 있어 재배치 받는 매장까지 출퇴근 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라며 "이는 해고에 대한 불만이 커질 것을 우려한 핑게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MBK와 경영진이 기업의 지속 가능성과 직원들의 고용 안정을 최우선으로 하는 경영을 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며 "국가가 홈플러스 경영 상황을 면밀히 조사하고, 필요하면 적극적인 개입을 통해 국민의 삶을 보호할 것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홈플러스 직원들은 슈퍼마켓을 분할 매각하면 경쟁력을 상실할 것이라며 저지 투쟁을 벌이고 있다.

한편, 마트노조는 오는 25일 오후 2시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제4간담회실에서 '사모펀드 MBK의 홈플러스 밀실 분할매각 비판 지속 가능한 대안 모색 국회토론회'를 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