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리·테무로 사고 바로 버릴 때의 '찝찝함' 느껴봤다면

정민경 기자 2024. 10. 10. 1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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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이 창간 78주년을 맞아 버려진 물건들의 이야기를 담은 '쓰레기 오비추어리(부고 기사)' 전시를 지난 7일부터 시작했다.

해당 전시는 같은 이름의 창간 기획 시리즈 기사를 선보이고 연계하는 프로젝트로 12일까지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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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78주년 창간 기획 '쓰레기 오비추어리'
르포 쓰며 받은 쓰레기로 아이디어 내고 직접 작품 만들어 전시
"테무로 사고 바로 버린 경험, 찝찝하고 궁금한 기분에 공감하신 듯"

[미디어오늘 정민경 기자]

▲경향신문 기획 기사와 연계 전시 '쓰레기 오비추어리' 포스터 이미지.

경향신문이 창간 78주년을 맞아 버려진 물건들의 이야기를 담은 '쓰레기 오비추어리(부고 기사)' 전시를 지난 7일부터 시작했다. 해당 전시는 같은 이름의 창간 기획 시리즈 기사를 선보이고 연계하는 프로젝트로 12일까지 진행된다.

기자들이 르포를 쓰면서 받은 쓰레기들을 모아 아이디어를 내고 직접 제작, 배치한 전시다. 물건들이 생산되고 소비되고 수출되고 폐기된 지역들을 따라 지구적 연결성을 강조하고, 폐기된 옷조각이나 폐CD들을 통해 작품을 만들기도 했다.

[관련 기사: 경향신문 '쓰레기 오비추어리'…짧게 살고 오래 죽는다]

▲경향신문 창간 기획 연계 전시 '쓰레기 오비추어리'전의 한 작품. 사진출처=경향신문.

'쓰레기 오비추어리' 기획을 만든 기자 중 한명인 유정인 경향신문 기자는 10일 미디어오늘과의 통화에서 “처음 아이템을 생각했을 때는 소비와 폐기가 굉장히 빨라져서 그것이 찰나에 일어나는 현상에 써보자는 것이 출발점이었다”고 기획의도를 밝혔다.

유 기자는 “소비단계만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공산품의 처음과 끝을 인식하도록 연결성을 보여주고 싶다는 생각으로 확대됐고, (공산품의) 원료 채취 단계부터 소비, 폐기까지 연결되는 모습을 보여주자고 기획을 만들었다”며 “연결성을 보여주면 물건들의 생애가 담기니까 '오비추어리'(부고 기사) 형식으로 녹여보았다”고 말했다.

경향신문의 창간기념 기획으로 쓰레기 문제를 다루는 이유는 뭘까. 유정인 기자는 “기후 문제나 환경 문제는 지속적으로 중요한 의제라고 생각하고 있어 언제든지 주요하게 다뤄야 한다는 생각이 기본적”이라며 “다만 어떤 방식으로 독자분들이 확장해서 생각할 수 있는 기사를 만들 수 있는지가 고민”이라고 말했다.

유정인 기자는 이렇게 직접 전시를 만들어본 적은 처음이라 전했다. 유 기자는 “기자들이 전시를 직접 기획하고, 제작하는 경험은 매우 희귀한 것 같다. 매우 즐겁게 준비했다. 전시에 활용한 소품들은 기자들이 취재 과정에서 얻은 것들”이라며 “옷 소각장 르포 취재를 갔다가 소각될 옷들을 받아와서 모아 잘라 붙이고, 취재원이 이벤트 응모용으로 여러장 사셨다는 아이돌 앨범도 버리신다고 하니까 '그럼 저희 주세요'하고 받아온 것들이다. 그런 식으로 취재를 하면서 얻은 용품들을 모아 관람객들에게도 와닿을 수 있게 아이디어를 내서 전시를 꾸렸다”고 말했다.

유 기자는 “기자들이 예술가는 아니지만 주제 의식을 보다 잘 전할 수 있게 해보려고 했고 매우 새로운 과정이었다”며 “생각보다 관람객들도 많이 찾아오셔서 뿌듯한 마음”이라 전했다.

▲10월7일 경향신문 '쓰레기 오비추어리' 기획 기사 1편.

기후 문제나 환경 문제는 미디어가 다루는 정치 사회 '단독' 기사들처럼 주목을 받지 못할 것처럼 여기진다. 그러나 이번 '쓰레기 오비추어리' 두 번째 기사는 10일 경향신문의 '가장 많이 읽은 기사'에 집계될 정도로 관심을 받았다.

유정인 기자는 “생각보다 많은 분들이 환경 이슈 관심 많으신 것 같고, 저희가 전하려고 했던 메시지가 잘 전해진 것 같다”며 “많은 분들이 최근 테무나 알리 등을 통해서 대량으로 소비하고 폐기해본 경험이 있으신 분들이고 그런 소비가 신기하고 저렴하다고 생각하긴 하지만 마음 속으로는 찝찝함이나 궁금증이 있으셨던 것 같다. 그래서 이런 기획에 공감을 해주시는 것 같다”고 밝혔다.

유 기자는 “최근 '테무깡'이라고 해서 미디어에서도 많이 다뤄지고 있다. 사고 버리는 경향이 널리 퍼지고 있는데 예전에는 마음에 들지 않으면 사지 않는다거나, 반품을 한다거나 했는데 최근에는 '그냥 받고 버리지'라는 생각이 확대됐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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