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바이오에탄올 동행해야..." 2050 탄소중립, 현실적 대안은 무엇일까?
[미국 시카고=M투데이 임헌섭 기자] 완성차 업계의 전동화 전환은 수송부문 탄소중립 실현을 위해 필수적으로 이뤄져야 할 부분 중 하나지만, 최근 전기차 수요가 크게 줄어들면서 이를 대체할 수 있는 친환경 연료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특히 기존의 가솔린 차량을 그대로 사용하면서 탄소배출을 46% 줄일 수 있고, 사람의 건강에 미치는 영향도 적은 바이오에탄올이 현실적인 대안으로 가장 많은 주목을 받고 있다.
바이오에탄올은 옥수수나 사탕수수, 사탕무 등 식물의 전분을 발효 및 정제해 만들어지며, 이미 미국이나 필리핀, EU(유럽연합) 등 세계 60여개국에서는 휘발유에 10%(E10), 15%(E15) 등 일정 비율을 의무적으로 혼합해야 한다는 정책을 도입한 바 있다.
이와 관련해 지난 3일(현지시간) 시카고 일리노이대학교에서 바이오 에너지와 수송 배출 연구 그룹을 이끌고 있는 스테판 뮐러(Steffen Mueller) 교수를 만나 인터뷰를 진행했다. 이번 인터뷰는 미국곡물협회(U.S. Grains Council)의 초청으로 한국자동차기자협회 소속 기자들이 참석했다.
이날 뮐러 교수는 "바이오에탄올은 2050년까지 탄소중립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해결책의 일부"라며, "바이오에탄올 사용 없이는 목표 도달은 불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앞서 언급한 것과 같이 전기차는 차량 자체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는 거의 없기 때문에 탄소중립 실현을 위해서는 필수적인 요소다. 다만, 운행해 필요한 전력 생산을 풍력과 태양광만으로는 다 충당할 수 없어 여전히 친환경과는 거리가 있는 화석 연료가 사용되고 있는데, 뮐러 교수는 이러한 이중성을 지적한 것이다.
그러면서 "시카고에서도 충전할 때 (한국과 같이) 전기차 화재 사고가 많이 발생했으며, 미국 전기차 시장도 정체된 상황"이라며, "완성차 회사에서는 시장을 관망하면서 전기차를 생산 중이기 때문에 현재 가장 전략적인 탄소중립 방법은 바이오에탄올을 활용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휘발유의 함산소제인 MTBE를 대체할 수 있다는 것도 큰 장점으로 꼽았다. MTBE는 발암을 유발하고 지하수 오염 등의 환경오염 우려가 있어 미국에서는 사용이 금지됐지만, 한국의 경우 아직도 많이 사용되고 있다. 그는 "바이오에탄올을 휘발유에 혼합해 사용하는 것이 더 효율적이고 저렴하게 옥탄가를 향상시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밖에 뮐러 교수는 "사람들의 건강 개선 및 의료비 절감에도 기여한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그는 지난 2019년 서울을 포함한 세계 5개 도시를 대상으로 바이오에탄올 혼합 휘발유를 사용했을 때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를 진행한 바 있는데, 당시 THC(총탄화수소), VOC(휘발성유기화합물)와 같은 오존 형성 탄화수소, 심장질환과 관련되는 일산화탄소(CO)를 비롯해 다양한 유해 배출물질이 감소한다는 결과가 나타났다.
마지막으로 뮐러 교수는 "전세계 모든 기술을 총체적으로 활용해 2050년 탄소중립을 달성해야 한다"면서도, "개인적으로는 적어도 다음 세대까지는 하이브리드 엔진이 답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현 세대가 확실히 해야 하는 건 하이브리드에 깨끗한 휘발유를 사용해야 한다는 대목이다. 에탄올과 혼합해 탄소수치를 낮춰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