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백린탄 사용했나?… 레바논 매체 "공격 후 유황 냄새"

이스라엘 군이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 도심을 공습하면서 백린탄을 사용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이스라엘과 헤즈볼라의 분쟁이 계속되는 가운데 레바논에서 폭발이 일어난 모습./사진=로이터

이스라엘 군이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 도심을 공습하면서 '악마의 무기'로 불리는 백린탄을 사용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레바논 국영 NNA 통신은 지난 3일(현지시각) 이스라엘이 베이루트 중심부의 바슈라 지역을 공격하면서 백린탄을 사용했다고 보도했다. NNA는 구체적인 증거를 들진 않았지만 현지 주민은 공격 이후 유황 냄새가 난다고 신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스라엘 군은 별다른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백린을 이용해 만든 백린탄은 불꽃이 몸에 닿으면 뼈까지 타들어 가 살상력이 매우 높은 무기이다. 생존하더라도 장기 기능 장애 등을 겪을 수 있어 '악마의 무기'로도 불린다. 민간인 전쟁 피해를 줄이기 위해 체결된 제네바협약에는 백린탄을 민간인 거주 지역에서 사용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

앞서 국제인권단체인 휴먼라이츠워치(HRW)와 국제앰네스티는 이스라엘 군이 가자지구와 레바논 남부 민간인 밀집 지역에 백린탄을 투하했다고 비난한 바 있다.

이런 가운데 지난 2일 베이루트 중심부를 겨냥한 이스라엘군의 공격으로 인한 인명피해도 늘었다. 레바논 보건부는 베이루트 중심부에 대한 이스라엘군의 공격으로 9명이 사망하고, 14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사망자는 6명, 부상자는 8명으로 보고됐다.

레바논 보건 당국은 일부 사망자의 신원을 확인하기 위해 DNA 검사를 진행 중이라고 덧붙였다.

박정은 기자 pje4545@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