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행취재]“주민들의 치안 동반자”…지역 경찰관과 ‘2시의 데이트’

범죄예방 공감대…경찰-주민 긴밀 공조

지역사회와 의사소통 통해 안전한 사회 만들기 앞장
지역 공동체 치안활동 넘어 ‘커뮤니티 폴리싱’ 주목
기동순찰대 근무도 평일에서 주말·공휴일까지 확대

25일 울산중부경찰서 성안파출소 소속 경찰이 한 노인전문요양원을 방문해 치매 노인들을 위한 지문 사전 등록에 대해 안내하고 있다.
울산중부경찰서 성안파출소 소속 경찰이 성안동의 한 배달 대행 업체를 찾아 배달원에게 교통 법규 준수를 당부하고 있다.

 범인 검거뿐만 아니라 범죄 전 예방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되면서 경찰과 지역 주민간 소통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경찰 인력이 부족한 상황에서 대학생, 외국인에 심지어 반려견까지 동네 지킴이로 나서는 이유도 이와 같은 측면이다.

 앞으로 이같은 지역 공동체 치안 활동이 더욱 활성화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경찰과 지역 사회가 의사소통을 통해 근원적 문제를 해결하고, 함께 안전한 사회를 만들어 나가는 활동인 ‘커뮤니티 폴리싱’이 주목받고 있다.

 25일 방문한 울산중부경찰서 성안파출소. 오후 2시가 되자 소속 경찰들은 팸플릿 등을 들고 인근에 위치한 노인전문요양원으로 향했다.

 경찰들은 요양원에서 치매 어르신들을 위한 지문 사전 등록 홍보를 펼쳤다. 지문 사전 등록은 경찰청에 치매 환자의 지문과 사진, 기타 정보를 미리 등록해뒀다가 실종시 활용해 신속하게 발견하기 위한 제도다.

 경찰들은 요양원 관계자 등에게 신청 방법과 대상 등을 안내하고 요양원에서 가지고 있는 어려움 등을 경청했다.

 실제로 최근 성안파출소에는 지문을 등록하기 위해 아들과 함께 방문한 치매 환자가 있었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성안파출소는 이 외에도 인근 학교를 방문해 딥페이크 예방 활동을 펼치고, 농가를 찾아 가을철 농산물 절도 예방 활동도 진행하고 있다. 최근에는 배달 대행업체를 찾아 배달원들에게 교통 법규 준수를 당부하기도 했다.

 대부분의 활동이 오후 2시부터 약 2시간가량 이어지기 때문에 직원들은 이러한 활동에 ‘2시의 데이트’라는 이름을 부여했다.

 커뮤니티 폴리싱은 기존 지역 공동체 치안 활동에서 고도화된 것으로 한국 커뮤니티 정찰 활동에 최적화된 모델이라는 평가도 있다.

 최근 경찰청에서도 커뮤니티 폴리싱에 초점을 맞추고 치안 활동을 펼치는 추세다. 이에 지난 7일부터 울산경찰청 기동순찰대 근무일이 기존 평일에서 주말·공휴일까지 확대됐다. 또 파출소와 지구대를 통해 주민들과의 접촉을 최대한 늘리며 갈등 예방과 필요 조치 등이 이뤄지고 있다.

 권정근 성안파출소장은 “거창하고 큰 문제를 해결하는 일이 아니라 우리 마을의 문제를 살피고 해결에 필요한 자원을 동원하기 위해 정성을 기울이는 것”이라며 “지역 주민들의 든든한 치안 동반자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박재권기자 jaekwon@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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