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사 위기 파훼법]⑥ 동화약품·동국제약, 안정적 시장 '의료기기' 사업 속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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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변하는 의료 환경 속 제약사들의 생존 전략을 살펴봅니다.
제약사들이 의료기기 사업 진출을 통한 안정적 수익원 확보에 집중하고 있다. 신약보다 개발 과정이 짧고 시장 전망도 좋기 때문이다. 동화약품은 기업 인수로 피부미용 의료기기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고, 동국제약은 자회사 동국생명과학의 기업공개(IPO)와 기업 인수로 의료기기 사업을 확장할 계획이다.
동화약품, 하이로닉 인수하며 의료기기 영향력 확대
동화약품은 최근 코스닥 상장 미용·의료기기 업체인 '하이로닉'을 1607억원에 인수한다고 밝혔다. 500억원은 동화약품이 내놓고 나머지는 특수목적법인(SPC)을 설립해 출자할 예정이다.
하이로닉은 고강도집속초음파(HIFU), 고주파(RF) 기반의 피부미용 의료기기를 개발, 제조 및 판매하는 기업이다. 주요 제품으로는 'DOUBLO' 시리즈와 'ULTRA VERA' 'V-RO' 등이 있으며, 글로벌 수준의 제품 라인업을 구축하고 있다. 실적 또한 매년 꾸준히 성장하며 지난해 매출 337억원, 영업이익 53억원을 기록했다. 올해도 상반기 매출이 151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8.4% 증가했다.
동화약품이 미용사업에 진출하는 것은 처음이다. 다만 자회사 메디쎄이를 통해 전문 의료기기 사업은 꾸준히 해왔다. 메디쎄이의 매출은 지난해 전년동기 대비 7.9% 증가한 265억원으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동화약품은 하이로닉으로 포트폴리오 확장과 성장동력을 얻을 수 있다고 밝혔다. 동화약품 관계자는 “이번 인수로 미용 의료기기 시장 진출을 통한 신성장동력 확보가 가능할 것"이라며 "기존 의료기기 포트폴리오를 확장, 다양화해 향후 글로벌 의료기기 시장에서 경쟁력을 높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인수합병(M&A)에서 동화약품은 우선 1207억원에 하이로닉의 최대주주인 이진우 이사회 의장(487만7888주)과 배우자 이은숙 이사(350만 5389주)가 보유한 주식을 전량 매수한다. 지분율 45.09% 규모다. 이어 하이로닉이 추진하는 400억원 규모의 제3자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한다. 이후 최종적으로 하이로닉 지분 57.7%를 확보할 것으로 전망된다.
동국제약, 위탁에서 직접 생산으로 체질 전환
동국제약은 미용의료기기 사업 확대를 꾀하며 자회사 IPO 및 기업 인수에 나섰다. 동국제약 자회사인 동국생명과학은 올해 내 IPO를 목표로 하고 있다. 동국제약으로서는 첫 자회사 IPO 추진이다. 동국제약은 현재 동국생명과학 지분 45.34%를 보유하고 있다.
동국생명과학은 국내 시장 1위에 오른 조영제를 보유한 회사다. 조영제는 영상진단 검사 또는 시술 시 특정 조직이나 혈관이 잘 보일 수 있도록 인체에 투여하는 약물이다. 동국생명과학의 주요 제품으로는 X레이 조영제 ‘파미레이’와 MRI 조영제 ‘유니레이’가 있다. 동국생명과학은 이번 IPO로 조영제 외에 초음파, 이동형 컴퓨터단층촬영(CT), 유방촬영기를 포함한 영상진단장비 사업 등 성장성이 큰 의료기기 시장 진출을 가속화할 계획이다.
현재 동국생명과학의 매출은 60% 이상이 조영제 사업에서 발생하고, 의료기기 부문은 단순 유통·판매만 하고 있다. 이에 IPO로 유입된 자금으로 의료기기를 자체 제작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또 동국제약은 지난 5월 중소형 가전제품 회사인 위드닉스를 인수했다. 상반기 기준 지분율은 50.91%다. 2003년에 설립된 위드닉스는 미용기기 개발·생산·유통 회사로 미용기기 'SAYSKIN' 등 브랜드를 보유했으며, 2019년 일본을 시작으로 독일·홍콩 등에 제품을 수출하고 있다.
동국제약은 이번 인수에 따라 그간 위탁 방식으로 생산해온 기존 제품들 직접 만들거나 새로운 제품을 개발할 수 있게 됐다. 현재 동국제약은 마데카 프라임을 비롯해 △마데카 프라임 팅글샷 △마데카 프라임 탱글샷 △마데카 프라임 인피니티 등 4종의 미용기기 제품을 갖추고 있다. 올해는 제이에스케이와 협약을 맺고 전문가용 미용기기 '마데카더마 파인울샷'을 론칭했다.
동국제약 관계자는 “동국생명과학 IPO와 위드닉스 인수는 자사 의료기기 사업이 연구개발(R&D)이나 생산 역량에서도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중요한 전환점"이라며 "이른 시일 내 기존 제품의 업그레이드와 미용기기 분야의 신제품 개발·생산 등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천상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