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5년 들어 세계 정세가 급변하고 있는 가운데, 중동에서 벌어진 폭격 사건이 미중 패권 구도를 뒤흔들고 있습니다.
이번 사태의 진짜 승자와 패자가 누구인지, 그리고 앞으로 중국이 마주하게 될 현실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테헤란 상공에 떨어진 폭탄의 의미
지난 6월 13일 새벽, 이란 수도 테헤란에 예고 없이 떨어진 폭탄들이 국제 정세를 완전히 바꿔놓았습니다.

현지시간 새벽 3시 30분경부터 시작된 이번 공습은 1980년대 이후 이란이 겪은 가장 대규모 타격이었죠.
이스라엘이 감행한 '일어나는 사자' 작전에는 전투기 200여 대가 동원됐고, 주요 목표는 나탄즈 핵시설을 비롯한 이란의 핵개발 인프라였습니다.
공습 결과 이란 군부 고위층이 줄줄이 사망했고, 핵 과학자들도 상당수 목숨을 잃었습니다. 사상자만 해도 240명 이상이 숨지고 1700여 명이 다쳤을 정도로 피해가 컸죠.
네타냐후 총리는 공습 직후 발표한 성명에서 "이란이 핵폭탄 9개 분량의 고농축 우라늄을 생산했으며, 최근에는 무기화 단계에 들어섰다"며 이번 공격의 명분을 제시했습니다.
하지만 과연 이것이 전부일까요?
중국이 발칵 뒤집힌 진짜 이유
이스라엘의 공습 소식이 전해지자 가장 먼저 격렬하게 반응한 나라는 다름 아닌 중국이었습니다.
중국 외교부는 즉각 성명을 내고 "이스라엘의 이란 주권 침해 행위를 강력히 규탄한다"며 분노를 표출했죠.
중국의 이런 반응에는 충분한 이유가 있었습니다.
2021년 3월, 중국과 이란은 25년간 지속될 포괄적 전략 동반자 협정을 체결했습니다.

이 협정에 따르면 중국은 앞으로 25년 동안 이란으로부터 할인된 가격에 원유와 천연가스를 공급받고, 대신 석유-가스 개발과 각종 인프라 건설에 무려 4000억 달러를 투자하기로 약속했습니다.
한화로 환산하면 513조원이 넘는 천문학적 규모죠. 중국 입장에서는 이란이 자신들의 일대일로 전략에서 빼놓을 수 없는 핵심 파트너였던 셈입니다.
그런데 하루아침에 그 파트너가 폭격을 당했으니 중국이 가만히 있을 리 없겠죠.
예언자가 된 중국 관료의 경고
사실 이런 상황을 미리 예측한 사람이 있었습니다.
올해 4월 10일, 중국 재정부의 한 고위 관료가 놀라운 발언을 했습니다.
"미국이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이란을 공격할 수 있다. 그렇게 되면 석유 가격이 150달러, 200달러까지 폭등할 것"이라고 경고했던 거죠.

그의 분석은 이랬습니다. "트럼프의 진짜 목표는 중국과의 무역전쟁이 아니라 이란 타격이다. 석유 가격이 200달러까지 오르면 미국의 군산복합체와 석유 기업들은 기뻐 죽을 것이고, 푸틴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중국은 인플레이션이 20~25%까지 치솟으며 큰 고통을 받게 될 것이다."
지금 돌이켜보면 이 예측이 얼마나 정확했는지 소름이 돋을 정도입니다.
실제로 미국은 현재 세계 최대 원유 생산국이자 수출국이기 때문입니다.
유가가 오를수록 미국과 러시아는 이익을 보지만, 에너지를 수입에 의존하는 중국은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는 구조죠.
이란의 분노와 아이언돔의 굴욕
당연히 이란도 가만히 당하고만 있지는 않았습니다.
최고지도자 하메네이가 직접 나서서 "이스라엘이 저지른 큰 죄악에서 안전하게 빠져나가도록 허용하지 않겠다"며 복수를 선언했죠.
이란은 6월 13일 밤부터 사흘 동안 단계적으로 반격에 나섰습니다.

먼저 공격용 드론 수백 대를 날린 뒤, 탄도미사일 수백 발을 발사했습니다.
급기야 사거리 1400km의 최첨단 미사일까지 동원해 이스라엘의 자랑인 아이언돔 방공 시스템을 무력화시켰죠.
그동안 요격률 99%를 자랑하던 아이언돔이 뚫리면서 텔아비브와 하이파 등 주요 도시에 미사일이 직접 착탄했습니다.
이스라엘 측 발표로도 100여 명의 사상자가 발생했으니, 이란의 반격이 얼마나 강력했는지 짐작할 수 있습니다.
트럼프의 묵인과 미국의 계산
그런데 여기서 한 가지 의문이 듭니다.
과연 이스라엘이 이 모든 것을 혼자서 결정했을까요? 답은 '아니다'입니다.
공습 3일 전인 6월 10일, 트럼프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의미심장한 발언을 했거든요.

복수의 백악관 소식통들은 6월 9일 네타냐후 총리와 트럼프 대통령이 40분간 통화를 나눴다고 밝혔습니다.
때문에 전문가들은 트럼프가 이스라엘의 작전 계획을 미리 알고 있었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미국 입장에서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노릴 수 있었습니다.
우선 중국의 핵심 파트너인 이란을 약화시켜 중국의 중동 전략에 타격을 가할 수 있고, 동시에 유가 상승으로 자국의 석유 산업에는 이익을 가져다줄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중국이 잃어버린 것들
이번 사태로 중국이 입은 손실은 상상을 초월합니다. 우선 에너지 안보 측면에서 큰 타격을 받았죠.
미국의 제재 때문에 이란 원유에 크게 의존하고 있던 중국으로서는 이란의 생산 차질이 곧 자국의 에너지 위기로 직결될 수밖에 없습니다.

이란에 투자한 중국의 소규모 정제소들은 그동안 배럴당 최대 7달러씩 할인받으며 이란 원유를 안정적으로 공급받아왔는데, 이제 그 공급망이 완전히 끊어질 위험에 처한 거죠.
더 심각한 문제는 투자금 손실입니다. 중국이 이란에 약속한 4000억 달러는 단순한 숫자가 아닙니다.
석유-가스 개발부터 항만, 도로, 철도, 태양광 발전소까지 이란 전역의 인프라를 중국 주도로 건설하려던 계획이였습니다.
특히 차바하르 항구는 중국의 일대일로 전략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곳이었습니다.
아프가니스탄, 중앙아시아, 러시아로 이어지는 유라시아 내륙 무역의 관문 역할을 하는 전략적 요충지였죠.
하지만 이제 이 모든 계획이 물거품이 될 위험에 처했습니다.
무너지는 중동 전략과 고립되는 중국
중국의 고민은 여기서 끝나지 않습니다. 이란이 약화되면서 중국의 중동 전략 자체가 근본부터 흔들리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동안 중국은 이란을 중심으로 한 반미 연대를 통해 중동에서의 영향력을 확대해왔는데, 이제 그 축이 무너질 위기에 처한 것이죠.

설상가상으로 호르무즈 해협까지 불안해지고 있습니다.
만약 이란이 보복 차원에서 이 해협을 봉쇄한다면 중국의 에너지 수입에는 치명타가 될 겁니다.
호르무즈 해협은 중국이 중동에서 원유를 수입하는 핵심 통로입니다.
대체 공급처를 찾는다 해도 운송비와 보험료 등 추가 비용이 엄청날 것입니다.
이미 경기 둔화로 고생하고 있는 중국 경제에는 감당하기 어려운 부담이 될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웃는 미국, 우는 중국
결국 이번 중동 사태의 최대 수혜자는 미국입니다.
별다른 직접 개입 없이도 경쟁국인 중국에게 치명적인 타격을 가할 수 있었죠.
유가 상승으로는 자국 석유 산업이 이익을 보고, 중국의 중동 전략은 무력화시킬 수 있었으니 그야말로 일석이조입니다.
반면 중국은 오랫동안 공들여 쌓아온 이란과의 관계가 하루아침에 위험에 처했습니다.
4000억 달러라는 천문학적 투자 약속은 휴지조각이 될 위험에 처했고, 에너지 안보마저 흔들리고 있습니다.
2025년 6월의 이 사건이 앞으로 국제 정세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아직 지켜봐야겠지만,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중국이 상당한 시간 동안 이 충격에서 벗어나기 어려울 거라는 점입니다.
이것이 미국이 웃고 중국이 울고 있는 이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