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희진, 뉴진스 라방 사전에 알았다' KBS 기사 의문의 삭제 [이슈&톡]

뉴진스

[티브이데일리 김종은 기자] KBS가 민희진 전 어도어 대표가 뉴진스의 라이브 방송을 말렸다는 입장을 냈다가 하루 만에 돌연 기사를 삭제했다. 보도를 함에 있어 비교적 보수적인 입장을 취할 공영 방송이 기사를 냈다 이튿날에 삭제에 나서는 건 이례적인 일. 특히 영상과 기사를 삭제한 특별한 이유나, 오보 유무에 대해서도 밝히지 않아 의문을 키우고 있다.

문제가 된 기사가 업로드된 건 지난 13일 오후 5시께. 기사의 제목은 '민희진 측 "뉴진스 입장발표 말렸다"…하이브 "민에게 유감"'으로, 제목에서도 확인할 수 있듯 기사 내용 중엔 민희진 전 대표가 뉴진스 멤버들의 라이브 방송을 말렸다는 민희진 측 입장이 담겨 있었다.

해당 기사는 당시 뉴진스의 라이브 방송이 민 전 대표의 계획으로 이뤄진 게 아니냐는 추측이 확산되던 시점에 나온 것으로, 일부 누리꾼들은 "멤버들이 전속계약 해지 소송상 2주간의 보정 기간을 염두에 둔 '14일간의 시한'을 던진 점과, '경영과 프로듀싱이 통합된 기존 어도어로 돌려달라'는 요청을 한 지점은 법적 자문 없이 아티스트 차원에선 할 수 있는 요구가 아니다"라고 지적하며 이들의 배후에 누군가 있다 의심하고 있던 상황. 더욱이 뉴진스 멤버들은 라이브 방송 당시 "이 라이브는 민 전 대표님이 지시해 하는 게 아니"라고 거듭 강조했던 만큼, 양측의 상반된 입장은 이들의 의심을 더욱 키웠다.

이 가운데 해당 보도는 이튿날 주요 포털사이트를 비롯해 KBS 사이트에서도 삭제 처리됐다. 일반적인 매체나 방송국보다 비교적 보수적인 보도 형태를 지니고 있는 KBS가 아무 이유 없이 송출했던 기사를 삭제하는 건 무척이나 이례적인 일. 현재 KBS는 오보 유무에 대해서도 밝히지 않고 있다.

이를 두고 각종 커뮤니티에선 다양한 관측이 제기됐다. 그중에선 '민희진이 멤버들의 라이브 방송 사실을 알고도 보고하지 않은 건 사내이사로서의 보고 의무를 저버린 행위이기에 귀책사유로 잡히지 않기 위해 KBS 측에 삭제 요청을 한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왔다. 아티스트의 IP 가치에 심대한 영향을 끼칠 수 있는 분쟁 관련 라이브 방송을 사전에 인지하고 있었음에도 이를 회사(어도어)에 보고하지 않은 건 사내이사로서 중대한 보고 의무를 위반으로 볼 수 있다는 것.

실제로 상법 제 412조 2항에 따르면, 이사는 회사에 현저하게 손해를 미칠 염려가 있는 사실을 발견할 즉시 감사에게 이를 보고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또 상법 399조(회사에 대한 책임) 조항은 이사가 고의 또는 과실로 법령 또는 정관에 위반한 행위를 하거나 그 임무를 게을리한 경우 이사는 회사에 대해 연대해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더욱이 민희진은 하이브와의 주주간계약이 여전히 유효하다 주장하며 대표이사 복귀를 요구하는 가처분을 제기한 상황인데, 만약 민 전 대표가 뉴진스의 라이브 방송을 알고도 묵인한 게 드러난다면 이는 주주간계약에 명시된 채권자 확약상황에 위배되는 일이다. 주주간계약에는 '채권자(민희진)는 어도어의 대표이사이자 사내이사로서 어도어에 대한 충실의무를 다해야 하며, 고의 또는 중과실로 어도어 및 기타 채무자(하이브) 기업집단 소속 계열회사에 손해가 발생할 수 있는 일체의 행위를 해서는 안 된다. 또한 채권자는 어도어에 중대한 부정적 영향 및 여하한 주요 경영사항이 발생한 경우 지체없이 이를 채무자에게 서면으로 통지해야한다'고 규정되어 있다.

이에 커뮤니티에선 '민희진이 사실상 뉴진스 라이브 방송을 기획해놓고 자발성을 강조하기 위해 '말렸다'고 주장하다 법리적으로 불리한 점이 확인되면서 삭제에 나선 것 아니냐'고 추측하고 있는 중이다.

한편 해당 라이브가 멤버들의 자발적 방송으로 보기 어려운 정황도 속속 드러나고 있다. 라이브 방송은 사전에 일정 구독자수(모바일은 50명, PC는 1000명)가 확보되어야 하며, 시청자 수 제한을 없애려면 더 까다로운 조건을 충족해야 하는데 멤버들이 자체적으로 이를 준비했다고 보기엔 어려움이 많다는 것. 심지어 방송 종료 직후 계정을 폭파한 것도 계정 제공자를 숨기려 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잇따르고 있다.

[티브이데일리 김종은 기자 news@tvdaily.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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