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하게 먹는데 소화 잘 안 돼? ‘섬유질 과다’일 수 있어
- 평균적으로는 부족, 일부는 ‘과다’ 우려해야
- 복부팽만, 복통 발생하면 우선 물 마시고 걷기부터
최근 ‘섬유질 예찬론’에 빠져있다. 우리나라 성인들의 평균적인 섬유질 섭취량이 매우 부족한 편이라는 이야기를 접하고, 스스로의 식단을 생각해보니 본인 역시 섬유질 부족에 해당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후 의식적으로 섬유질 섭취에 신경을 쓰기 시작했다.
실제로 효과도 좋았다. 장이 건강해지는 것을 눈으로 확인할 수는 없었지만, 일상적인 컨디션부터 배변 상태 등을 통해 간접적으로는 확인할 수 있었다. 방향을 옳게 잡았다는 생각에 요즘도 계속 섬유질에 집착하는 중이다.
하지만 언제나 그렇듯, 마냥 좋기만 한 것은 없다. 섬유질 역시 자칫하다가는 과잉 섭취가 될 수 있다. 게다가 섬유질을 체내 영양소를 공급하기 위한 것이 아니다. 체내 흡수되는 성분이 아니기 때문에, 과도하게 섭취했을 때 다른 영양소에 비해 즉각적이고 일시적인 문제가 나타날 수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과다보다는 부족을 우려해야 하는 것이 맞다. 하지만 채식을 즐겨 하는 사람도 적지 않으니, 분명히 섬유질 과다로 인한 문제를 겪는 사람도 적지 않을 것이다. ‘섬유질 주의보’에 대해 이야기해본다.
섬유질, 대부분 부족한 것이 현실
흔히 알려져 있는 것처럼, 섬유질은 다양한 이점을 가지고 있다. 규칙적인 배변, 콜레스테롤 수치 및 혈당 수치 관리, 건강한 장내 미생물군 유지 등에 기여한다. 이를 통해 관련된 만성질환의 위험을 낮추고, 이미 증상을 가지고 있는 이들에게는 뚜렷한 개선 효과를 줄 수 있다.
우리나라 성인들에게 권장되는 섬유질 섭취량은 일반적으로 25~38g이다. 여성의 경우 하루 25g, 남성의 경우 하루 38g이라 보면 어느 정도 타당하다. 이를 채우지 못하는 경우가 무척 많기 때문에, 차전자피와 같은 섬유질 보충식품이 널리 인기를 얻고 있기도 하다.
일반적으로는 음식을 통해 섭취하는 것을 권장하지만, 도저히 권장 섭취량을 채우기 어렵다면 보충식품을 통해서라도 섭취하는 편이 낫다. 섬유질 함량이 높은 특정 식품을 제한해야 하는 경우 등도 마찬가지다. 다만 이 경우, 섭취량이 권장 기준치를 너무 초과하지 않도록 절제가 필요하다.
과도한 섬유질, 무슨 문제 되나?
섬유질을 먹을 때는 물을 충분히 마실 것을 권한다. 섬유질은 몸 속에 들어가 수분을 빨아들이는 역할을 한다. 많은 양의 섬유질을 먹은 뒤 물 섭취가 부족하면 자칫 수분 불균형이 발생할 수도 있다. 섬유질 섭취가 과할 경우, 복부 팽만이 발생할 수 있다. 장내 발효 과정에서 너무 많은 가스가 발생하면서 복부 압력을 증가시키기 때문이다.
섬유질이 장에서 수분을 흡수하고 부피를 증가시키며 장의 움직임을 자극하게 되는데, 그 양이 많으면 장의 과도한 수축을 유발해 복통을 유발하기도 한다. 또, 많은 섬유질이 경쟁적으로 수분을 흡수하면서, 지나치게 많은 수분을 흡수하면 설사를 유발하고, 수분 흡수량이 적으면 변비를 유발할 수 있다.
크론병 등 염증성 장 질환이 있는 경우, 섬유질은 장 구조를 변형시키거나 협착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당뇨 증상 또는 고혈당이 있는 경우도 마찬가지다. 섬유질이 음식의 소화 및 흡수 속도를 조절하기 때문에 인슐린 반응이 분산돼 혈당이 낮아질 수 있다는 것이다.
증상 생기면 물 마시고 걷기부터
다행인 것은, 크론병이나 당뇨 등 질환과 관련된 경우가 아니라면, 섬유질로 인해 문제가 발생하더라도 심각한 경우는 거의 없다는 것이다. 섬유질은 체내 흡수되는 성분이 아니기 때문에, 누적됐다가 문제를 일으키는 일은 없다. 단기간 내 섭취량이 많았을 때 즉각적이고 일시적으로 문제를 일으키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따라서 섬유질 과다 섭취로 인해 위와 같은 증상이 나타났다면, 몇 가지 간단한 방법으로 조치할 수 있다. 우선 물을 충분히 마시고 가능하다면 걷기 등 가벼운 신체 활동을 하도록 한다. 식단을 점검해 섬유질 함량이 높다고 알려진 것을 제외하거나 섬유질 보충제 섭취를 중단한다. 최근에 먹었던 식단을 점검해보고, 해당 식품의 섬유질 함량을 기록해 계산해보는 것도 좋다.
보통은 이 정도 과정만 거쳐도 해결되는 경우가 많다. 배제시켰던 섬유질 식품은 증상이 개선된 후 다시 식단에 포함시키면 된다. 단,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섭취량을 조절할 필요가 있다. 한 끼에 너무 많은 섬유질을 섭취하지 말고, 끼니마다 고르게 나눠서 적당히 섭취할 수 있도록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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