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40일 넘도록…김문수, 뉴라이트 역사인식 고집
친일성향 뉴라이트, '대일 중시' 현 정권 기조에 유용
광복회장 "용산, 뉴라이트가 대세…연탄가스처럼 위험"
여당 "野 '친일정권' 프레임 탓"…"대권주자 찍어내기"
'대한민국 국무위원'의 '대한민국임시정부' 부정이 논란을 이어가고 있다. 취임 40일이 넘은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이 국정감사 현장에서 "일제 치하 국적은 일본이었다", "임시정부는 대한민국 정식 정부가 아니다"라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김 장관은 지난 10일 국정감사장에서 뉴라이트 역사인식 문제로 퇴장당했다. 그는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의 관련 질의에 "일제시대 때 나라가 없으니 (선조들은) 전부 일본 국적이다. 대한민국이 없었기 때문"이라며 입장을 고수했다.
김 장관이 논쟁을 벌이다 상임위 의결로 퇴장당하기까지 약 7시간 동안 노동부 국감은 정책 감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못한 채 공전했다. 이를 두고는 역사논쟁 자체의 문제는 물론, 정치적 이해가 얽힌 문제라는 해석이 제기된다.
김문수의 '임시정부는 정부 아니다' 고수
이는 임시정부를 부정하고 '1948년 건국'을 주장하는 전형적인 뉴라이트 철학이다. 실제로 김 장관은 2006년 4월 한 신문 인터뷰에서 "지금은 좌편향(80년대 노동운동)에 대해 반성하고 있다. 내 생각은 뉴라이트로 바뀌었다"고 밝혔고, 두달 뒤 뉴라이트 행사에서 "이 시대를 더욱 밝게 밝히는 빛이 돼달라"고 축사했다.
우리 헌법정신은 대한민국이 기미년 1919년부터 엄연히 존재했다는 것이어서, 뉴라이트 역사인식은 위헌에 해당한다. 현행 대한민국헌법에는 "우리 대한국민은 3·1운동으로 건립된 대한민국임시정부의 법통을 계승한다"고 적시돼 있다.
뉴라이트 세력이 국부로 추앙하는 이승만이 국회의장으로서 공포한 1948년 제헌헌법조차도 "우리들 대한국민은 기미 삼일운동으로 대한민국을 건립하여 세계에 선포한 위대한 독립정신을 계승한다"고 분명히 했다.
또 1965년 한일 국교 정상화 때 체결한 '대한민국과 일본국간의 기본관계에 관한 조약' 제2조에 따르면 "1910년 8월 22일 및 그 이전 대한제국과 대일본제국 간 체결된 모든 조약 및 협정이 이미 무효"다. 일본에 복속당한 근거가 없으므로, 우리 국민이 일본인인 적도 없다.
김 장관도 이를 인정한다. 그는 국감장에서 "일본의 강제 합병은 무효를 넘어선 불법"이라고, "국적이 일본이라고 해서 일본사람이 되는 게 아니다"라고, "일본은 조선인을 차별했고 엄청나게 탄압했다"고, "그래서 독립운동이 일어났다"고 확언했다. 이쯤 되면 굳이 그가 '일본국적론'을 펼칠 이유도 없다.
뉴라이트 급부상 필연적인 정치환경
방학진 민족문제연구소 기획실장은 "뉴라이트의 임시정부 부정은 일본군·만주군 출신 백선엽과 박정희 등 친일파의 반민족 행각을 정당화하기 위한 것"이라며 "세상이 온통 일장기였으니 어쩔 수 없었다, 당시 소속된 국가에 충성했을 뿐이니 죄가 없다는 얘기"라고 해석했다.
그러면서 "오랫동안 뉴라이트 그들만 갖고 있던 변호 논리를 이제 대한민국 정부의 국무위원 김문수 장관이 공식화해주는 셈"이라고 덧붙였다.
독도주권 부정이나 식민지근대화론 옹호 등 일본의 입맛에 맞는 뉴라이트 세력은 역사학계에서는 소수로 통한다. 그러나 윤석열정권 들어 박지향 동북아역사재단 이사장('해방전후사의 재인식' 저술), 허동현 국사편찬위원장('반일 종족주의' 저술), 김낙년 한국학중앙연구원장('반일 종족주의' 저술) 등이 주요 국책기관 수장에 내리꽂혔다.
대일관계 개선에 집착해온 현 정권으로서는 뉴라이트가 유용할 수 있다. 지난달 만민역사공동회 행사에서 이종찬 광복회장은 "용산 대통령실은 뉴라이트 세력이 대세를 이루고 있다. 뉴라이트는 연탄가스처럼 형체는 없는데 막대한 피해를 입힌다"며 "편향된 대일 치중 세력을 경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야 강경대치로 대권주자 등극하나
김 장관 측 관계자는 "현 정권 들어 한미일 관계가 아주 좋은데, 야당 입장에서는 이를 비판하려면 '친일파' 프레임으로 가야 된다"며 "애초 논란의 시작은 야당의 이런 정치적 의도에서 시작됐다. 김 장관은 팩트만 말하고 있을 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야당이 계속 공격하면서 오히려 김 장관을 대권주자로 다 만들어줬다. 본인은 대선 생각도 없었는데, 윤 대통령하고 똑같은 상황이 됐다"고 덧붙였다.
국감장에서도 임이자 국민의힘 의원은 "김문수 장관이 대통령 후보 반열에 올랐기 때문에 (야당이) 친일 좌표를 확실하게 찍어 대통령 후보군을 하나씩 하나씩 정리하려는 것 말고는 이해가 안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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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장관순 기자 ksj0810@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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