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한다고 욕은 해도 웃으니까 보기 좋아".. 노시환 활약에 믿기지 않는 한화 팬들

307억원을 받고 시즌 초반 13경기 타율 0.145, 홈런 0개로 2군에 다녀온 선수가 복귀 첫날 홈런을 쳤다.

한화 팬들 사이에서 걱정의 시선을 한몸에 받았던 노시환이 23일 잠실 LG전에서 4타수 2안타 1타점으로 복귀전을 치렀고, 한화도 8-4 승리로 2연패를 끊었다. 팬들이 반응이 묘한 이유는, 잘해서 기쁜 게 맞는데 아직 믿기질 않아서다.

2군 갔다 오니까 홈런이 나오네

노시환의 복귀전 첫 타석은 3구 삼진이었다. 역시나 싶던 찰나, 4회초 1-2로 끌려가던 상황에서 LG 불펜 왼손 함덕주를 상대로 볼카운트 2볼 후 한복판 140.3km 직구를 받아쳐 왼쪽 담장을 넘기는 동점 솔로포를 날렸다.

비거리 134.2m의 대형 홈런이었다. 페라자가 직전 타석에서 이정용을 상대로 좌월 솔로포를 터뜨리며 추격의 포문을 열었고, 노시환이 곧바로 뒤를 이어 동점을 만든 뒤 이내 한화가 뒤집었다. 노시환은 5회 볼넷에 7회초 좌전안타까지 추가하며 멀티히트로 복귀전을 마쳤다.

경기 후 노시환은 "두 번째 타석에서 홈런을 치고 속이 시원한 느낌이었다. 되찾고 싶은 감각을 느껴서 안도감이 들었다"고 했다. 첫 타석 삼진에서도 느낌 자체는 나쁘지 않았다고 했고, 그 자신감이 홈런으로 이어진 셈이었다.

2군에서 뭘 하고 왔나

노시환은 지난 13일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된 후 서산 2군 구장에서 열흘을 보냈다. 틈만 나면 타격 훈련을 반복했고, 김기태 2군 타격코치와 이야기를 많이 주고받으며 스윙을 간결하게 다듬었다고 했다. 기술적인 교정 외에 멘털 관리도 컸다.

노시환은 "아무리 멘털이 좋아도 성적이 안 좋으면 급해진다. 쫓기는 느낌이 있었고, 자신감도 떨어지고 안 좋은 생각도 많이 들었다"고 털어놓으면서 "2군에서 생각을 비우고 온 게 도움이 됐다"고 했다. 코치님 말 중 가장 기억에 남은 건 "너를 욕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너를 응원하는 팬들이 훨씬 많다"는 한마디였다고 한다.

서산까지 직접 찾아온 팬들도 힘이 됐다고 강조했다. 307억 계약 후 잘해야 한다는 압박이 오히려 플레이를 움츠러들게 만들었다는 걸 본인도 알고 있었고, 그걸 덜어내는 데 2군에서의 열흘이 필요했던 셈이다.

한화가 이긴 날의 풍경

노시환의 홈런이 경기 흐름을 바꿨고, 한화 타선은 두 자릿수 안타를 몰아치며 LG를 눌렀다. 선발 황준서가 2⅔이닝 만에 내려갔지만 김서현-조동욱-박상원-정우주-이민우-김종수-쿠싱으로 이어지는 불펜 총력전으로 흐름을 지켰고, 9회초 강백호의 좌전안타 때 문성주의 실책이 겹치며 한꺼번에 3점이 뽑히면서 8-3으로 점수 차가 벌어졌다. 쿠싱이 9회말 솔로홈런 한 방을 맞았지만 이후를 잘 막아 8-4 마무리였다.

한화는 전날 웰스에게 1안타 완봉 수준의 투구를 당하며 영봉패를 당한 것에서 하루 만에 반등했다. 노시환은 "연패를 끊었으니 안방으로 돌아가 연승을 이어가겠다"고 다짐했다. 이제 307억짜리 4번타자가 진짜 돌아온 건지, 아니면 반짝인지는 앞으로 몇 경기가 더 보여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