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14 생산계획도 바꾼 R의 공포..코스피 2200 붕괴

박채영 기자 2022. 9. 28. 2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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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재 겹친 증시
외국인·기관 3279억 순매도
미 금리 더불어 '침체 공포'
위안화 가치 사상 최저에
끝 모를 달러 강세도 영향
환율도 장중 1440원 웃돌아
충격 코스피가 2년2개월 만에 2200선 아래로 떨어진 28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 종가가 표시돼 있다. 이날 코스피는 금리 급등, 달러 강세, 경기침체 공포 등의 악재가 겹치면서 전날보다 54.57포인트 떨어진 2169.29에 장을 마감했다. 이준헌 기자

금리 급등, 달러 강세, 경기침체 공포 등의 악재가 엎친 데 덮치는 격으로 쌓이면서 국내 금융시장이 속절없이 밀리고 있다. 코스피는 2% 넘게 하락해 종가가 2년2개월여 만에 2200선 밑으로 밀려났다. 원·달러 환율은 가파르게 올라 장중 한때 1440원을 웃돌았다.

28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코스피는 전날보다 54.57포인트(2.45%) 떨어진 2169.29에 장을 마감했다. 코스피 종가가 2200선 밑으로 떨어진 것은 2020년 7월20일(2198.20) 이후 처음이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1497억원, 기관은 1782억원을 순매도하며 지수를 끌어내렸다. 개인은 3251억원 순매수하며 쏟아지는 매물을 받아냈다.

코스닥도 전날보다 24.24포인트(3.47%) 떨어진 673.87에 마감했다. 코스닥시장에서도 외국인이 1333억원 순매도하며 하락세를 주도했다. 기관과 개인은 각각 734억원, 563억원을 순매수했다.

이날 주가가 급락하면서 유가증권시장에서 42조9000억원, 코스닥시장에서 11조2000억원의 시가총액이 증발했다.

지난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3회 연속 ‘자이언트스텝’(한 번에 0.75%포인트 기준금리 인상)을 밟은 이후 확대된 경기침체 우려가 해소되지 않는 모양새다. 수요 부진으로 애플이 새 아이폰 생산량을 늘리려던 계획을 취소했다는 소식도 경기침체 공포를 키웠다. 이날 아시아 증시도 일제히 하락해 일본 닛케이지수와 대만 자취안지수는 1.50%, 2.61% 하락 마감했다.

중국 위안화와 유로화의 약세로 강달러 현상이 심화되고 원·달러 환율이 치솟은 점도 증시에 하방 압력으로 작용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 종가보다 18.4원 상승한 달러당 1439.9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장중 한때 1442.2원까지 올라 2009년 3월16일(고가 기준 1488.0원) 이후 13년6개월여 만에 1440원을 넘기도 했다.

중국 위안화의 달러 대비 가치가 사상 최저 수준으로 떨어진 것이 달러 강세를 부추겼다. 위안·달러 환율은 달러당 7.22위안까지 치솟아 2008년 1월 말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보였다. 세계은행은 중국의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2.8%로 하향 조정했다. 이는 중국 정부가 제시한 전망치(5.5%)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유럽에서는 러시아에서 독일로 향하는 노르트스트림 가스관 폭발에 러시아가 관여돼 있다는 루머가 확산되면서 에너지 공급난과 경기침체 우려가 확산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외환시장 변동성과 이에 따른 외국인 수급 여건 악화가 코스피 급락에 영향을 미쳤다”며 “위험선호 심리 후퇴 속에 위안화, 유로화 모두 약세를 보이면서 달러 강세 압력을 더욱 자극했고 달러인덱스는 114를 재차 상회했다”고 말했다.

박채영 기자 c0c0@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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