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아지 밥상에 날고기?…'반려동물 생식 열풍' 과연 괜찮을까
전문가들 “장점 있지만 영양 불균형·병원균 위험…주의 필요”

최근 반려동물 웰빙 열풍 속 이들에게 날고기 등 생식을 먹이로 제공하는 사례가 확산하고 있지만, 안전성과 효능 검증을 둘러싼 우려도 커지고 있다.
12일 글로벌 시장조사 기업 모더 인텔리전스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펫푸드 시장은 2024년 1조1천800억원에서 2030년 약 3조6천억원으로 3배 이상 성장할 전망이다.
특히 업계 관계자들은 특수 단백질 사료와 프리미엄·기능성 레시피가 차별화 요소로 부상하면서 이러한 성장세를 더욱 가속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제 국내에서 생식 등 특수 단백질에 대한 관심은 꾸준히 높아지고 있다. 포털에서 ‘강아지 생식’과 관련된 제품은 2만3천건 이상 판매되고 있으며, 리뷰가 수천건을 넘어선 상품도 상당수다.
또한 생식 트렌드 확산 흐름에는 반려동물 생식과 관련한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콘텐츠의 유행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인스타그램에는 ‘강아지 생식’과 ‘고양이 생식’ 관련 게시물이 9만건 이상 올라와 있으며, 일부 숏폼 영상은 조회수 400만회를 넘겼다.
소·돼지와 같은 생고기뿐 아니라 토끼, 캥거루, 개구리, 오리 등을 급여하는 영상이 낯선 신선함과 함께 시청각적 흥미를 끌고 있는 것이다.
이와 함께 일부 인플루언서들은 “잡고기로 만든 육분(肉粉)사료보다 생식이 더 믿음직하다”는 메시지를 담으며 관련 담론을 확산시키고 있다.
이를 접한 누리꾼들은 “강아지가 좋은 거 많이 먹어서 때깔이 다르다", “같은 반려인으로서 본받고 싶다”는 등의 반응을 보이지만, 전문가들은 신중한 입장이다.
생식이 영양 결핍을 줄이고 면역계 발달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지만, 위생·영양 관리가 일반 보호자 수준에서 제대로 이뤄지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특히 여러 단백질을 혼합해 제공하면 알레르기를 유발할 가능성이 커지고, 어떤 단백질원이 알레르기를 일으킨 원인인지 파악하기 쉽지 않다.
최선혜 오산대 동물보건과 교수는 “생식은 살모넬라·대장균 등 병원균 위험이 크고 칼슘·인, 비타민·미네랄 등의 불균형도 발생할 수 있다”며 “보호자들이 충분한 검토 없이 유행을 따라 하다 부작용을 겪는 사례가 적지 않다”고 경고했다.

일부 업체들이 웰빙 트렌드를 강조하기 위해 ‘○○은 암 발병 억제에 도움을 준다’, ‘○○은 천연 구충제 역할을 한다’는 식의 과학적 근거가 부족한 문구를 내세워 홍보하는 점도 문제로 지적됐다.
최 교수는 “대부분 AAFCO(미국사료관리협회), NRC(미국영양학회), FEDIAF(유럽사료산업연맹) 등 공신력 있는 기관의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며 “사실을 과장하는 형태로 소비자에게 전달되고 있는 점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결국 생식 열풍은 단순한 유행을 넘어 반려동물 건강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어, 급성장하는 시장에 대한 안전성 기준과 소비자 인식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제기된다.
오희경 장안대 반려동물보건과 교수는 “일부 보호자들이 우려하는 사료 속 육분도 현행 사료관리법 기준을 충족한 것”이라며 “해외처럼 엄격한 위생 기준이 마련되지 않는 한 반려동물 생식은 일반 사료보다 상시 위험을 안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보호자의 궁극적인 목표는 반려동물과 오래 행복하게 지내는 데 있는 만큼, 아무리 좋은 성분이라도 반려동물의 기호와 체질을 고려해 신뢰할 수 있는 사료를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실유 인턴기자 lsy0808@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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