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프랑스 작은 마을을 ‘별’로 띄우기[정성갑의 공간의 재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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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초, 남프랑스 일대를 둘러볼 기회가 있어 다녀왔다.
마르세유나 엑상프로방스 같은 대도시도 물론이지만 이곳의 진정한 '에이스'들은 그 옆에 둥지를 틀고 있는 작은 마을들이었다.
현재 프랑스 전역을 통틀어 이 라벨을 받은 마을은 181곳.
프랑스 공영 방송인 'France2'에서는 이를테면 가장 아름다운 마을 경쟁 프로그램인 'Le Village Pr´ef´er´e des Fran¤ais'를 방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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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프랑스가 세계적 관광지가 될 수 있었던 이유도 알 것 같았다. 마르세유나 엑상프로방스 같은 대도시도 물론이지만 이곳의 진정한 ‘에이스’들은 그 옆에 둥지를 틀고 있는 작은 마을들이었다. 일정표에는 하루가 멀다하고 “프랑스에서 가장 아름다운 마을”이 등장했다. 그렇게 알프코트다쥐르에 있는 작은 마을 무스티에생트마리(Moustiers-Sainte-Marie), 보랏빛 라벤더 풍경으로 유명한 고르드(Gordes), 카뮈의 묘지가 있는 루르마랭(Lourmarin)을 찾았다.
풍경이야 두말하면 잔소리일 테고 내가 이곳에서 인상 깊게 본 것은 마을을 키우는 프랑스의 ‘전략’이었다. ‘프랑스에서 가장 아름다운 마을’이라는, 강력한 매력의 이 라벨 시스템이 처음 등장한 때가 1982년. 거주 인구는 2000명 이하여야 하고 기념할 만한 모뉴먼트 시설이 2개 이상이어야 하는 등 승인 조건이 까다로운데 ‘합격률’이 20% 정도에 불과할 만큼 지원율과 경쟁률이 세다. 현재 프랑스 전역을 통틀어 이 라벨을 받은 마을은 181곳. ‘종신제’가 아니라 주기적으로 점검과 평가를 거쳐 공신력이 높다. 프랑스 공영 방송인 ‘France2’에서는 이를테면 가장 아름다운 마을 경쟁 프로그램인 ‘Le Village Pr´ef´er´e des Fran¤ais’를 방영한다. 매년 약 14개 마을이 후보지로 올라오고 저마다 마을의 건축, 문화유산과 자연경관, 볼거리와 먹을거리를 열렬히 자랑한다. 프랑스에 30년간 거주한 친구에게 들으니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자전거 경주 대회 중 하나인 ‘투르 드 몽드’가 인기인 이유도 자전거가 지나가는 지역의 문화와 자연경관, 먹거리 등을 열심히 보여주는 덕분이라고. 레스토랑에 별을 매기는 미슐랭가이드를 처음 선보인 데서 보듯 프랑스는 마케팅 천재. 마을 경쟁 프로그램이라니, 참 잘한다고 인정할 수밖에 없다. 남프랑스에 다녀온 후 종종 이런 꿈을 꾼다. 프랑스에서 가장 아름다운 마을 3, 4곳을 묶어 일주일 정도씩 머물며 한 달 살기를 하는. 평온하면서도 다채로울 것 같다.
정성갑 갤러리 클립 대표·‘건축가가 지은 집’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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