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하메네이 후계에 차남 모즈타바 부상… 권력 승계 분수령

이가영기자 2026. 3. 4. 1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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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회의 화상회의서 후계 추대 검토… 이르면 4일 발표 가능성
혁명수비대 강력 지지 속 강경파 권력 강화 관측
‘권력 세습’ 논란 가능성… 대중 반발 우려도 제기
지난달 11일(현지시간) 이란 테헤란에서 열린 이슬람혁명 47주년 기념 행사에서 한 남성이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의 아들 모즈타바 하메네이의 사진을 들고 있다. EPA 연합뉴스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사망한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의 후계자로 그의 차남 모즈타바 하메네이가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3일(현지시간) 이란 당국자들을 인용해 최고지도자를 선출하는 헌법 기구인 전문가회의가 이날 두 차례 화상회의를 열고 모즈타바를 후계자로 추대하는 방안을 심의했다고 보도했다.

전문가회의는 88명의 고위 성직자로 구성되며 비밀투표를 통해 최고지도자를 선출한다.

소식통에 따르면 전문가회의는 이르면 4일 오전 모즈타바를 후계자로 공식 발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다만 일부 성직자들은 후계자 발표가 이뤄질 경우 미국과 이스라엘의 추가 표적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영국에 본부를 둔 반정부 매체 이란인터내셔널도 소식통을 인용해 전문가회의가 모즈타바를 차기 최고지도자로 선출했다고 보도했다.

올해 56세인 모즈타바는 아버지의 측근으로 막후에서 영향력을 행사해 온 인물로 평가된다. 이란 종교 중심지인 콤의 신학교에서 시아파 신학을 가르치는 성직자이며, 공식 정부 직책을 맡은 적은 없지만 권력 핵심부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란 체제의 핵심 군사 조직인 이슬람혁명수비대(IRGC)와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란 당국자들은 혁명수비대가 위기 상황에서 이란을 이끌 인물로 모즈타바를 강하게 지지하고 있다고 NYT에 전했다.

모즈타바는 오랫동안 하메네이의 잠재적 후계자로 거론돼 왔지만, 최고지도자직이 사실상 세습되는 것처럼 보일 수 있다는 점은 부담 요인으로 지적된다.

하메네이 역시 생전에 최고지도자직 세습에 부정적인 입장을 밝혀온 것으로 알려져 내부 반발 가능성도 제기된다.

전문가들은 모즈타바가 최고지도자로 선출될 경우 강경파의 영향력이 더욱 강화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존스홉킨스대의 이란 전문가 발리 나스르는 "만약 모즈타바가 선출된다면 현재 이란 권력 구조에서 혁명수비대 세력이 주도권을 쥐고 있음을 보여주는 신호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권력 승계가 최근 시위 진압 등 강경 통치의 연장선으로 비칠 수 있어 대중의 반발이 뒤따를 가능성도 제기된다.

테헤란의 분석가 메흐디 라흐마티는 NYT에 "정부 지지층은 모즈타바를 순교한 지도자의 정통 후계자로 지지하겠지만 일부 대중은 강하게 반발할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 다른 후보로는 헌법수호위원회 위원인 아야톨라 알리레자 아라피와 이슬람 혁명을 이끈 초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루홀라 호메이니의 손자인 세예드 하산 호메이니 등이 거론된다. 두 인물은 비교적 온건한 성향으로 평가된다.

이란에서 최고지도자가 교체되는 것은 1979년 이슬람 혁명 이후 두 번째다. 1989년 6월 아야톨라 루홀라 호메이니가 사망하자 전문가회의는 이튿날 회의를 열어 몇 시간 만에 알리 하메네이를 최고지도자로 선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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