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경남 다 틀렸다… 빗나간 출구조사, 보수가 입 다문 이유는
'샤이 보수' 표집 부족…고관여층만 응답
광역-기초 이해관계에 따라 교차 투표

6·3 지방선거 및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에서 여론조사와 출구조사가 실제 개표 결과와 크게 어긋나는 양상을 보였다. 막대한 비용을 들인 조사임에도 서울·경남·전북 등 주요 승부처에서 '무응답'에 가려진 민심을 반영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또한 유권자들이 한 정당에 일괄적으로 표를 몰아주는 '줄 투표'가 줄어들었다는 점도 이번 선거의 특징이다.
출구조사, 사전투표 반영 안 돼 한계... "비밀투표 중시하는 유권자도 응답 꺼려"
여론조사 공표 금지 기간 직전 실시된 서울시장 선거 여론조사에서는 대체로 정원오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우세가 점쳐졌다. 정 후보와 오세훈 국민의힘 당선자의 지지율이 39%로 동률을 이뤘다는 조사(엠브레인퍼블릭·문화일보)도 있었지만, 오 당선자의 승리를 예측한 조사는 찾아보기 어렵다. 3일 오후 6시 발표된 지상파 3사 출구조사 결과도 정 후보가 예상득표율 51.4%로 오 당선자(46.0%)를 한참 앞섰다.
그러나 개표 결과 오 당선자는 1.02%포인트 차이로 승리했다. 경남지사 또한 출구조사에서 김경수 민주당 후보(54.3%)가 박완수 국민의힘 당선자(45.7%)를 앞섰지만, 실제로는 박 당선자가 51.28%로 신승을 거뒀다. 전북의 경우에도 여론조사와 출구조사에서 이원택 민주당 당선자와 김관영 무소속 후보의 접전이 예상됐으나 개표 결과 10%포인트 가까운 격차가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오차의 원인으로 비밀투표 권리에 민감한 유권자들의 낮은 응답률을 지목한다. 여론조사에서 전화면접 방식보다 자동응답시스템(ARS) 조사의 정확도가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나는 이유도 응답자의 익명성이 더 보장되기 때문이다. 출구조사의 경우, 보수 성향 유권자 가운데 투표 선택을 밝히지 않는 '무응답자'가 많아 실제 보수 표심이 조사 결과에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을 수 있다는 것이다.

사전투표 보정 과정 역시 출구조사 정확도를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공직선거법상 사전투표는 출구조사가 불가능해 사후 전화조사 결과를 반영하는데, 조사에 응답하는 소수의 정치 고관여층만 과대 표집될 가능성이 있어서다. 최근 사전투표율이 높아지고 있는 만큼 왜곡을 최소화하기 위해 방식을 개선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된다. 이에 따라 사전투표도 출구조사를 허용하고, 출구조사 시 조사원 대면 면접보다 익명성을 강화하는 장치를 마련할 필요성도 거론된다.
6·3 지방선거, 줄투표 줄고 교차투표 늘어... "정책 투표로 바뀌는 과정"
이번 선거에선 정당을 기준으로 시장부터 기초단체장, 시·구의원까지 일괄 투표하기보다 '교차투표'가 늘어난 점도 특징이다. 충남지사 선거에선 박수현 민주당 당선자가 승리했으나, 충남 지역 기초단체장 선거에선 15곳 중 단 5곳만 민주당이 가져갔다. 부산에서도 시장은 민주당, 기초단체장은 국민의힘(9곳)에 몰아주는 경향이 나타났다.
홍형식 한길리서치 소장은 "줄투표는 과거에 비해 줄어드는 추세"라며 "유권자들이 정당·지역 연고 중심의 정치 투표에서 정책 투표로 넘어가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홍 소장은 "더군다나 이번에는 선거 직전 유권자들이 양당 지지로 수렴되는 반면, 막판까지 무당층이 줄지 않아 이해관계에 따라 판단하는 교차 투표 현상이 두드러졌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소희 기자 kims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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