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Q 기대 못 미친 삼성전기, AI·전장서 돌파구 찾는다

장덕현 삼성전기 사장이 올해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국제 전자제품 박람회(Consumer Electronics Show) 2024’에서 발표하고 있다. /사진 제공=삼성전기

삼성전기가 올해 4분기 계절적 수요 둔화와 재고 조정의 영향을 인공지능(AI)과 전장 등 고부가가치 제품에 집중하는 전략으로 대응한다. AI 서버와 전장 시장을 겨냥한 적층세라믹커패시터(MLCC)와 플립칩볼그리드어레이(FCBGA) 성장이 두드러지는 가운데 시장 주도권을 확보하는 데 주력할 방침이다.

삼성전기는 29일 열린 실적설명회를 통해 올해 3분기 매출 2조6153억원, 영업이익 2249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과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각각 11%, 20% 증가했으나,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인 매출 2조6436억원, 영업이익 2362억원을 소폭 하회했다.

3분기 MLCC 시장은 정보기술(IT)과 산업, 전장 등 전체 응용처에 걸쳐 전분기 대비 성장을 이어갔다. 인공지능(AI) 서버와 전장을 중심으로 탄탄한 수요가 이어지는 가운데 스마트폰 신제품 출시로 IT용 MLCC 역시 공급이 늘었다. 출하량과 평균판매가격(ASP)은 전분기 대비 상승했고, 재고일수는 유사한 수준을 유지했다.

카메라모듈은 스마트폰 신제품 출시에도 최대 시장인 중국이 보급형 중심으로 성장하며 고부가 부품에 주력해 온 삼성전기는 직접적인 수혜를 입지 못했다. 다만 전기자동차(EV)를 비롯한 주요 거래처의 판매량이 전분기보다 개선되며 수요가 증가했다.

패키지 기판은 볼그리드어레이(BGA)가 전방 수요 부진으로 전분기 대비 약세를 나타내는 가운데 서버 중앙처리장치(CPU)용 FCBGA 공급이 확대되며 실적이 개선됐다. 전장 부문에서도 첨단운전자지원시스템(ADAS) 구현을 위한 기판 수요가 증가했다.

삼성전기 3분기 실적 추이(단위 : 억원) /자료 제공=삼성전기

삼성전기는 연말 계절적 재고 조정과 IT 수요 약세를 고부가 제품 비중 확대로 극복하겠다는 방향성을 내놨다. 회사의 주력 제품인 MLCC는 자동차의 전동화와 자율주행 기술 고도화로 고온, 고압을 견디는 고사양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삼성전기는 4분기 MLCC 출하량이 전분기 대비 감소할 것으로 전망하면서도, 소형, 고용량 신제품을 앞세워 MLCC 사업 내 전장 비중을 확대할 계획이다. 산업용 MLCC 역시 AI를 겨냥한 1000 F(마이크로패럿) 등 고용량, 고온 제품의 판매를 확대하고 고속 데이터 통신을 위한 100V(볼트) 제품 공급을 늘린다.

카메라모듈은 4분기 시장 수요 둔화가 두드러질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기는 주요 스마트폰 고객의 선행 제품 준비에 맞춰 혁신 기술을 제공하는 등 고부가 제품 중심 전략을 지속할 방침이다. 전장 부문은 자율주행 강화를 위한 올웨이즈온센싱용 히팅 카메라와 인테리어 카메라를 연내 양산해 매출 확대를 추진한다.

패키지 기판은 4분기 BGA를 중심으로 메모리반도체용 기판 등 일반 제품 위주로 전분기 대비 매출 감소가 예상된다. FCBGA 역시 AI 기반 개인용컴퓨터(PC) 신제품 출시에도 연말 재고조정 여파로 수요 둔화가 유력하다.

삼성전기는 성장이 지속되는 AI 서버와 네트워크 등 고부가 시장을 중심으로 대응할 계획이다. 올해 서버 및 AI용 FCBGA는 중앙처리장치(CPU)를 중심으로 전년 대비 약 2배 이상의 성장이 예상된다. AI 가속기향 제품 양산이 시작되는 내년부터는 서버, AI 비중이 대폭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BGA는 프리미엄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와 암(ARM) CPU에 공급 확대를 추진하고, FCBGA는 AI 가속기 시장이 본격적으로 진입해 비중을 늘려나갈 방침이다.

삼성전기는 4분기 실리콘커패시터의 양산을 시작으로 다양한 신사업 제품군을 확대한다. 실리콘 커패시터는 고성능 반도체 패키지기판에 주로 사용되는 부품이다. 내년부터 국내외 고객사에 공급을 다변화해 해당 제품군의 매출을 본격적으로 늘릴 계획이다. 전장 카메라모듈을 한층 강화한 하이브리드 렌즈는 내년 양산을 목표로 개발하고 있다. MLCC 적층 기술을 활용한 전고체 전지는 2026년 양산을 위해 개발과 검증이 이뤄지는 단계다. 소재를 유리로 바꿔 넓은 면적에서 휨 현상과 신호 손실을 개선한 유리 기판은 사업화 시점을 못 박지 않았지만 제품 개발이 차질 없이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진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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