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속 161km…” 세상에서 가장 빠른 전동 킥보드, 가격이 후덜덜…  

세상에서 가장 빠른 전동 킥보드가 등장했다. 최고속도는 시속 160km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에 기반을 둔 ‘보모빌리티(Bomobility)’는 F1 엔지니어와 럭셔리카 디자이너 출신이 모여 2019년 설립한 회사다. 그들은 세계에서 가장 빠른 전동 킥보드를 만드는 것을 목표로 했다.

물론 지금까지 수많은 브랜드가 ‘세계에서 가장 빠른 전동 킥보드’를 만들었다고 주장했지만, 보모빌리티의 ‘터보(Turbo)’는 전혀 다른 차원의 머신이다.

그들의 아이디어는 전동 킥보드를 자동차처럼 사랑받는 존재로 끌어올리거나, 최소한 ‘자동차 문화’ 속에 통합시키려는 데 있다. 이를 위해 그들이 내세운 핵심은 ‘속도’이다. 때로는 토크도 중요하지만, 기본적으로 자동차 애호가들이 원하는 것은 압도적인 속도이기 때문이다.

보모빌리티 공동창업자 오스카 모건(Oscar Morgan)은 “규제가 없다면, 그만큼의 파워를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라고 언급했다. 즉, 터보는 규제가 거의 없는 전동 킥보드 분야의 허점을 활용한 것이다.

그러나 압도적인 속도 덕분에 테스트는 트랙이나, 위험한 터널 주행 정도로 제한됐다. 다만, 프랑스가 유럽 내에서 유일하게 도로 주행이 가능할 수 있는 나라로 꼽히지만, 이 경우에도 속도 제한 장치가 필요하다.

터보는 18개월 이상의 개발 과정을 거쳤고, 이제 본격적인 성과가 드러나는 단계에 들어갔다. 그들의 목표는 시속 100마일(161km)을 넘는 최고속도를 달성하는 것이다. 또한, 1회 충전으로 최대 150마일(241km)을 주행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물론 실제로 포르쉐처럼 달린다면 이 수치에 도달하기는 어렵겠지만, 현재 시장에서 가장 빠르고 긴 수치 중 하나다.

구체적인 설계 방식은 아직 알려지지 않았지만, 핵심은 두 개의 모터이며, 총 출력은 24,000W 이상이다. 이는 약 31마력으로 일부 오토바이 엔진과 맞먹는 수준이다. 전동 스쿠터의 경우 이 출력의 1/4만 되어도 출발 시 제어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보모빌리티는 ‘세이프스티어(Safesteer)’라는 특허받은 조향 안정 장치를 통해 범프, 조향, 가속 시 앞바퀴가 제어력을 잃지 않도록 했다. 또한, Hope V4 디스크 브레이크를 장착했으며, 모터 차단이나 전자식 제동 시스템도 갖췄다.

현재 터보는 레이스 트랙에서 시속 85마일(137km)을 돌파하며, 1차 테스트를 성공적으로 마쳤다. 모건은 이 차량이 “분명히 레이스 트랙 전용”이라고 못 박았다. 첫 번째 생산 유닛은 이미 마드리드의 한 수집가에게 예약됐으며, 2026년 스페인 F1 경기에서 공개될 예정이다.

회사에 따르면 터보는 테슬라 모델 3 수준의 가속력을 자랑하며, 0→97km/h 가속 시간이 5초 이내다. 비교를 위해, 2025년형 모델 3 롱레인지 RWD는 4.9초, 모델 3 퍼포먼스는 3초 이내로 알려져 있는데, 터보 역시 이와 유사한 가속 능력을 목표로 한다.

차체는 보모빌리티의 알루미늄 프레임을 기반으로 하지만, 가속 시 안정성을 위한 리어 풋패드, 보드 및 서스펜션 개량 등 업그레이드를 적용했다. 다만 최대 241km 주행거리를 가능하게 하는 배터리 종류는 공개되지 않았다.

가장 큰 문제는 가격이다. 이 전동 스쿠터의 가격은 이미 시장에 나와 있는 수많은 자동차보다 비싸기 때문이다. 보모빌리티는 터보의 시작가를 2만 9500달러(약 4,100만 원)로 제시했다. 맞춤형 도색을 포함할 경우 가격은 더 높아진다.

조윤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