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병력 'OK'…불붙는 펫보험 경쟁, 치고 나가는 메리츠화재

서울 강남구 메리츠화재 사옥 /사진 제공=메리츠화재

펫보험 시장 점유율 1위 메리츠화재가 유병력자 상품을 펫보험에 접목해 새로운 고객 확보에 나선다. 경쟁사들보다 빠르게 펫보험 시장에 진출해 다수의 고객을 확보한 것이 보험료를 정할 통계치 구축에 서두를 수 있었던 배경으로 지목됐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메리츠화재는 지난 20일 업계 최초로 유병력이 있는 반려동물까지 가입범위를 확대한 '펫퍼민트 댕좋은우리가족반려견보험'과 '펫퍼민트 냥좋은우리가족반려묘보험'을 출시했다.

메리츠화재는 인보험 시장에서 유병자용 간편보험 상품이 시장에서 꾸준한 관심을 보이자 이를 펫보험 시장에 접목했다. 이를 위해 반려동물 자체 코호트 통계(질병이력 추적 관찰로 쌓은 통계치)를 구축해 보험료 요율 적용에 반영했다.

메리츠화재 관계자는 "반려동물 보험시장 점유율 1위 보험사답게 양질의 데이터로 자체 통계를 구축할 수 있었다"며 "3개월 이내 동물병원 치료 이력이 있는 경우 기존 상품으로는 가입이 불가능했지만 신상품은 치료 이력이 있어도 입원 또는 수술이 아니면 가입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건별로 보험금을 산정했던 기존 상품과 달리 연간 누적 금액을 기준으로 해 보험료도 저렴해졌다. 메리츠화재에 따르면 반려견은 최대 36%, 반려묘는 최대 66% 보험료 절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아울러 반려동물 등록번호를 고지하거나 2마리 이상 이 상품에 가입할 경우 추가로 보험료를 할인해 가격 경쟁력을 높였다. 또 연간 의료비 누적 금액 기준 최대 500만원의 보험금을 지급해 반려동물의 수술 등 고액 사고도 보장한다. 예를 들어 연간 치료액이 250만원이면 200만~300만원 구간에 해당하는 보험금인 200만원을 지급한다.

가입연령은 생후 60일부터 만 8세까지다. 3, 5년 단위로 갱신할 수 있으며 만 20세까지 보험을 보장해, 보험료 인상 및 인수거절에 대한 부담을 최소화했다. 의료비 담보 합산 보장비율은 80%까지다.

같은 관계자는 "정부의 반려동물 보험 활성화 노력에도 불구하고 가입률이 1.7%에 그쳤다"며 "이번 상품 출시가 가입률을 높이고 건강한 반려동물 문화 형성에도 이바지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메리츠화재의 행보를 두고 업계는 포화된 펫보험 시장의 대안으로 잠재고객층이 많을 것으로 예상되는 유병력 반려동물로 시선을 옮기는 전략을 취한 것으로 바라보고 있다. 펫보험은 장기 계약이 가능해 보험계약마진(CSM) 확보에 유리한 측면이 있어 보험사들이 경쟁적으로 판매를 늘리는 추세다. 여기서 다양한 판매 조건과 특약이 나오며 정상체 반려동물을 대상으로 더 이상 차별화를 앞세우는 것이 쉽지 않은 환경이 조성됐다.

메리츠화재는 2018년 업계에서 처음으로 펫보험을 출시한 이후 꾸준히 50% 내외의 점유율을 유지하며 펫보험 시장 지위를 굳건히 다졌다. 그러나 초창기와 달리 경쟁 보험사들이 펫보험을 잇따라 출시하며 점유율이 조금씩 줄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DB손해보험과 KB손해보험 등은 펫보험의 새로운 영역을 상품에 적극적으로 접목해 소비자의 관심을 끌었다. DB손보는 반려인의 입·통원 시 반려동물의 위탁비용을 보장하는 특약을 앞세워 올해 첫 배타적 사용권을 신청해 현재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KB손보는 지난해 10월 반려동물 장례비용 지원금을 보장하는 특약으로 이미 배타적 사용권을 획득해 소비자 니즈 충족에 나섰다. 현대해상도 반려견에서 반려묘로 보장범위를 확대한 상품으로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박준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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