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김건희 여사, 의혹 규명 절차에 적극 협조해야”…대외활동 중단 등 3대 요구

문광호·민서영·이보라 기자 2024. 10. 17. 0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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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17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전국 광역의원연수에서 주먹을 들어보이며 인사하고 있다. 박민규 선임기자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17일 김건희 여사 의혹과 관련해 윤석열 대통령과 김 여사에게 공개적으로 3가지 요구사항을 밝혔다. 앞서 제기한 김 여사와 관련된 대통령실 인적 쇄신, 대외활동 중단에 더해 의혹 규명 절차에 적극 협조하라고 요구했다. 다음주로 예정된 윤 대통령과의 독대 자리에서 이 요구가 관철되느냐가 향후 정국을 가를 쟁점으로 떠올랐다.

한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국민들 걱정과 우려를 이번에 반드시 해소해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한 대표는 “야당의 무리한 정치공세도 있지만 그간 국민의 눈높이에 맞지 않는 행동도 있었고 의혹의 단초를 제공하고 제대로 설명하지 못해 민심이 극도로 나빠진 것”이라고 말했다.

당 공식회의 모두발언을 통해 3가지 요구사항을 명확히 했다. 한 대표는 “김 여사 관련 대통령실 인적 쇄신이 반드시, 그리고 시급하게 필요하다”며 “김 여사가 대선 당시 약속한 대로 대외활동을 중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제기되는 의혹들에 대해 솔직하게 설명드리고 의혹을 규명하기 위한 필요한 절차가 있다면 적극적으로 협조해야 한다”고 했다. 이를 두고 김 여사 의혹과 그에 대한 수사가 확대될 경우를 염두에 둔 발언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한 대표는 최고위 모두발언에서 ‘쇄신’을 11차례, ‘민심’을 7차례 언급하며 김 여사 문제에 대한 윤 대통령의 변화를 촉구했다. 평소와 달리 취재진의 질문 전에 김 여사 관련 발언을 내놨고, 이례적으로 김 여사 이름을 직접 언급했다. 전날 재·보궐선거에서 핵심 지지지역 두 곳(부산 금정, 인천 강화)을 지키며 리스크를 해소한 즉시 대통령실 압박 수위를 끌어올린 것으로 해석된다. 그는 회의에서 “국민들께서 이번 선거를 통해 마지막 기회를 주셨다”며 “저희가 먼저 쇄신하고 변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친한동훈(친한)계 핵심 관계자는 “한 대표가 선거에서 대통령실과 같은 주장을 했다면 안 먹혔을 것”이라며 “김 여사 문제 해결 등 결이 다르게 주장한 부분이 (승리에) 유효했다”고 말했다. 친윤석열(친윤)계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도 YTN 라디오에서 “만약 선거에 패배했으면 또 다른 비판이 나올 수 있었는데 한 대표한테 유리한 국면이 형성됐다”고 말했다.

한 대표는 윤 대통령과의 독대에서 3가지 사항을 직접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한 대표는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독대에서) 어떤 말을 할지 말씀드리는 건 적절치 않다”면서도 “중요한 문제”라며 언급 가능성을 시사했다. 그는 이어 “민심을 정확하게 전달하고 민심을 반영하는 정치가 이뤄지도록 하는 것이 당대표의 임무”라며 “제 임무를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 대표는 이날 검찰이 김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관여 사건을 불기소 처분한 것을 두고는 “검찰의 설명이 국민이 납득할 수 있을 정도인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며 “무엇보다 중요한 건 국민의 우려를 불식시켜드릴 수 있는 조치를 신속하게 해야 한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친한계는 한 대표가 김 여사 문제와 관련해 더 드라이브를 걸어야 한다고 본다. 한 친한계 인사는 “지지자 입장에서는 부모(윤 대통령)가 미운데 아들(한 대표)을 봐서 표를 준 것”이라며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다. 김 여사 리스크는 진작 해결됐어야 했다”고 말했다.

문광호 기자 moonlit@kyunghyang.com, 민서영 기자 mins@kyunghyang.com, 이보라 기자 purpl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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