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만 수십명...점심 거르고 백화점 간 직장인들, 달라진 ‘문센’

방영덕 매경닷컴 기자(byd@mk.co.kr) 2023. 4. 27. 0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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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계발 관심 높은 2030
백화점 충성도 높고 매출 상승 기여
이색 강의로 수강생 모시기 나서
더현대 서울 문화센터에서 진행 중인 발레 수업 모습 [사진 출처 = 현대백화점]
“조기 마감됐어요. 대기신청해야 하는데 하실래요?”

서울 여의도에 위치한 더현대 백화점 문화센터는 인근 직장인들 사이 인기다. 특히 평일 점심시간을 이용해 이뤄지는 플라워 강좌와 쿠킹 강좌의 경우 일찍 접수가 마감되는 것은 물론, 매월 대기자만 40~60명에 달할 정도다.

현대백화점 측은 “젊은층일수록 평일 점심시간을 이용해 원데이 클래스 등을 수강하려는 경향이 높다”며 “이에 올 여름학기에는 직장인들이 많이 찾는 쿠킹, 플라워 강좌부터 발레, 요가 필라테스 강좌를 많이 늘렸다”고 설명했다.

주요 백화점들이 운영하는 문화센터가 달라지고 있다. 4050주부들 뿐 아니라 2030 젊은층에게도 인기를 끌면서다. 이에 최근 백화점 문화센터에서는 자기계발 관련 강좌를 늘리는 한편, 강의실 밖으로 나가 수업하는 등 다양한 변화를 시도하는 분위기다.

27일 백화점업계에 따르면 이날부터 롯데백화점은 문화센터 여름학기 회원모집에 나선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된만큼 강의실이 아닌 외부에서 진행하는 강좌수를 전년대비 3배 이상 늘려 준비했다.

우주과학작가와 강원도 철원의 별을 관측할 수 있는 ‘별빛투어’, 원주에 위치한 ‘뮤지엄 산’의 도슨트 투어가 포함된 ‘예술투어’ 유명 커피칼럼니스트와 강릉의 다양한 커피를 즐기며 배울 수 있는 ‘커피투어’ 등이 대표적이다.

지난해 롯데백화점 문화센터가 서울 서초구 반포 한강공원에서 진행한 ‘치즈플로&와인과 함께하는 선셋 요트투어’ 강의 모습 [사진출처 = 롯데백화점]
롯데백화점 측은 “기존 여행 관련 문화센터는 강의실에 앉아 영상이나 이미지를 통해 여행지를 소개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며 “오는 6월부터 8월까지 이뤄지는 여름학기에는 휴가시즌에 맞춰 직접 수강생들과 함께 여행을 떠나는 수업이 늘어난 게 특징이다”고 말했다.

코로나 엔데믹을 맞아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된만큼 보다 다양한 체험형 수업도 눈에 띈다.

수강생들과 함께 하는 ‘칵테일 파티’ ‘루프탑 영화제’를 비롯해 늦은 저녁 도슨트와 함께 예술 작품을 감상하는 ‘뮤지엄 나이트’, 공원을 달리며 여름 밤의 에너지를 느낄 수 있는 ‘나이트 런’ 등이 그 예다.

신세계백화점은 지난 25일부터 여름학기 문화센터 신규회원을 선착순 모집 중인 가운데 경매 관련 강좌를 새롭게 신설했다.

특히 평일 오후 시간대 주로 편성됐던 재테크 관련 강좌를 주중 저녁 시간대나 주말 시간대로 기획해 젊은 직장인들의 발길을 모은다는 계획이다.

신세계백화점 측은 “젊은 층 사이 시세보다 저렴한 경매가 인기를 끌어 관련 강좌를 도입하게 됐다”며 “경매를 처음 준비하는 이들을 위해 기초 지식을 쌓을 수 있는 수업부터 20대 1억을 모은 재테크 인플루언서가 말하는 온라인 강좌 등이 있다”고 말했다.

현대백화점은 이번 여름학기 문화센터 수업을 준비하며 가장 공을 들인 것은 아트 콘텐츠다.

전문 도슨트와 함께 서울, 대구, 부산 지역의 대표 미술관과 유명 갤러리를 투어하며 작품과 미술사에 대해 설명을 들을 수 있는 ‘갤러리 도슨트 투어’가 대표적이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갤러리 도슨트 투어 강좌는 지난해 봄 학기때 서울 지역에 한해 진행 됐는데, 매회 조기마감 돼 왔다”며 “다른 지역 고객들의 수강 희망도도 높아 이번 여름학기부터 대구와 부산까지 지역을 확대했다”고 설명했다.

취미 생활을 넘어 보다 전문강사를 희망하는 고객들을 위한 ‘필라테스 마스터 과정’ ‘퍼스널 컬러 진단 마스터’ 과정도 준비했다.

2030세대는 다른 세대와 달리 ‘워라밸(Work-Life-Balance,일과 삶의 균형)’을 중시하는 경향이 뚜렷한데다 자기계발에 관심이 높다. 백화점 문화센터가 이같은 수요에 부합하며 인기를 끄는 것으로 업계에서는 보고 있다.

전통적으로 문화센터 회원들은 백화점 VIP 고객과 비슷한 방문 횟수와 높은 객단가(1인당 구매금액)를 기록하며 매출 상승에 기여해왔다. 분기별로 수업을 이어가다보니 백화점에 대한 충성도 역시 높은 편이다.

일례로 지난해 신세계백화점의 문화센터 회원들은 월평균 4회 백화점을 이용했고 객단가로 150만원을 썼다. 이는 일반 고객은 월평균 1.8회 백화점을 방문하고 객단가로 65만원을 쓴 것과 대조를 이룬다.

업계 관계자는 “기존 중장년층 뿐 아니라 젊은층까지 문화센터 고객이 확대되면서 백화점 전체 매출을 끌어올리는데 기여하고 있다”며 “이에 각 백화점별로 이색 강의를 내세워 (문화센터) 회원모집에 더 경쟁하는 모습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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