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명절에도 안 모인다는 집이 요즘 부쩍 늘었습니다. 사이가 나빠서가 아니라고들 합니다.
겉으로는 말하지 못하는 속사정이 있습니다. 세 가지를 알려드립니다.

1. 모일 때마다 돈 이야기가 나옵니다
부모 병원비, 유산, 형제 사업 이야기가 반복되면 모임 자체가 부담이 됩니다. 그래서 아예 발길을 끊는 쪽을 택합니다. 다만 피한다고 정리되는 문제는 아닙니다. 액수와 분담을 한 번 문서로 정리해 두면 모임에서 그 이야기를 꺼낼 일이 없어집니다.

2. 비교당하는 자리가 지칩니다
자식 직장, 집, 손주 이야기가 오가면 형편이 그대로 드러납니다. 사회비교는 남이 아니라 비슷한 처지의 사람과 견줄 때 가장 아프게 작동합니다. 형제만큼 조건이 비슷한 사이도 없습니다. 만남 자체를 끊기보다 근황은 두 문장까지만 말하기로 정해 보세요.

3. 준비하는 사람만 계속 준비합니다
모이면 좋지만 음식과 뒷정리는 늘 같은 사람 몫입니다. 몇 년 반복되면 그 사람이 먼저 모임을 접습니다. 사람이 많을수록 각자 책임감이 옅어지는 것은 여러 실험에서 확인된 현상입니다. 다음 모임에는 밖에서 만나거나, 각자 하나씩 사 오기로 정하세요.
그럼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억지로 다 모이실 필요는 없습니다. 오늘은 하나만 정하세요. 다음 모임은 집이 아니라 밖에서 만나기. 그거면 충분합니다.
오늘 바꾼 한 가지가 10년 뒤에도 얼굴 볼 사람을 남깁니다.
출처 : '고립의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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