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군 공항 인근 불법 드론 비행 42회 적발…운항 차질 24회·검거는 4회뿐
국방부가 최근 5년(집계 기준)간 군 공항 주변에서 무단으로 비행한 드론을 조사한 결과 총 42회의 불법 비행이 포착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 불법 드론은 항공기 이착륙 통제를 유발한 사례만 24회에 달했지만, 실제로 조종자를 검거한 건 단 4회(검거율 9.5%)에 불과했다. 군은 탐지·무력화 역량 보강과 함께 법·제도적 보완이 시급하다는 판단을 내리고 있다.

연도별·기지별 현황과 최근 급증세
2021년, 2022년에는 각각 2건씩에 그쳤던 군 공항 주변 불법 드론 적발 건수는 2023년 4건으로 소폭 늘더니 2024년에 19건으로 급증했다. 올해(집계 시점)에도 이미 15건이 보고돼 최근 수년 새 현저한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기지별로는 경남의 김해기지가 23회로 전체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고, 서울기지(5회), 원주(4회), 수원(3회) 순으로 집계됐다. 공항 인근에서의 반복적 무단 비행은 항공 작전의 안전성과 정시성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

실제 운항 차질 사례와 위험성
불법 드론 때문에 항공기 이착륙이 통제되거나 지연된 사례가 24건에 이르렀다. 공군기·훈련기·수송기 등 군 항공기의 운항 시간표가 변경되거나 비상 회피기동이 시행된 사례도 보고됐다. 군 당국은 “비상 상황에서 드론과의 충돌은 치명적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며 위험성을 경고했다.
현장에서는 특히 야간·악천후 상황에서 소형 드론을 탐지하기 어렵고, 조종자 위치를 특정하기도 쉽지 않아 대응에 큰 어려움이 있다. 조종자 검거가 극히 적은 배경에는 탐지 범위의 한계, 현장 대응 인력 부족, 드론 회피 기동으로 인한 추적 어려움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군의 기존 대응 장비와 한계
공군은 현재 자체 레이더, 전자광학(EO)·적외선(IR) 카메라 등으로 불법 드론을 탐지하고 있다. 무력화 수단으로는 차륜형 방공무기 ‘천호’와 발칸포, 소형 화기 등 직접 파괴형(하드 킬) 장비와 전파 교란 재머, 드론건 등 교란·무력화(소프트 킬) 장비를 운용 중이다.
그러나 합참과 국방부는 탐지 범위가 좁고, 전파 교란만으로는 조종자 위치를 특정하거나 완전 무력화를 보장하기 어렵다고 설명한다. 또한 기지 주변 민간지역과의 충돌 위험, 전자기파 교란이 발생할 경우 민간 통신에 미칠 영향 등 제약도 있다.

필요 기술과 법·제도 보완 요구
국방부는 불법 드론을 효과적으로 제어·무력화하기 위한 기술적 보강으로 RF(라디오 주파수) 제어권 탈취 기술, 요격 드론(무력화용 무인기), 고성능 레이더 및 장거리 탐지 센서 도입을 제안했다. RF 제어권 탈취는 조종자와 드론 간 통신을 차단·가로채 조종을 정지시키는 방식으로, 현장 검거 가능성을 높이는 핵심 수단으로 꼽힌다.
법·제도 측면에서는 드론 조종자의 책임을 명확히 하고 불법 비행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는 한편, 공항·군사시설 주변에 대한 지오펜싱(가상금지구역) 강제화, 드론 등록·원격신원확인(RSSI) 의무화 확대, 실시간 감시장치 연계 의무화 등도 요구된다.

대응 방향과 민·관 협력 과제
군 당국은 단독 대응만으로 한계가 명확하다고 보고 관계기관과의 공조를 주문하고 있다. 경찰과 지방자치단체의 신속한 현장 출동 체계 구축, 관세청·공항공사 등 민간 기관과의 정보 공유, 드론 사업자·동호회 대상 안전교육 강화가 병행되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드론 테크놀로지는 빠르게 발전하지만 규범·수사·기술 역량은 뒤처진 상태”라며 “군사공항·민간공항 안전을 위해선 탐지·추적·무력화의 3단계 역량을 동시에 높이는 종합 대책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군은 향후 첨단 탐지장비 도입과 더불어 시범운용을 통해 효과성 검증을 거친 뒤 전 기지로 확산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동시에 불법 비행에 대한 강력한 단속과 함께 드론 운영 문화의 성숙을 위한 공공 캠페인·교육도 병행 추진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