롤스로이스男 석방시킨 '신원보증' 제도…경찰, 뜯어 고친다

경찰이 일부 관서에서 관행적으로 시행하던 '신원보증' 제도를 개편한다. 해당 제도는 수사 기관이 '신원보증서'를 받는 조건으로 피의자를 석방하는 것을 뜻한다. 이 제도는 지난 8월 마약류를 투약한 채 롤스로이스 차량을 운전하다 길 가던 20대 여성을 들이받은 신모씨(28) 사건 이후 논란이 됐다.
14일 경찰청에 따르면 경찰은 해당 제도에 특별한 법적 근거가 없는 데도 용어 때문에 혼란을 준다고 판단, 윤희근 경찰청장 지시로 기존 신원보증서를 '가족 등 연락처 제출 확인서'로 바꾸고 관련 제도를 정비해 명문화하기로 했다.
구체적으로 경찰은 이달 초 '불구속 피의자에 대한 신원보증서 개선방안'을 일선 경찰서에 배포했다. '신원보증·신원보증서' 단어 사용을 일절 금지한다는 내용 등이 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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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해 경찰청 관계자는 "이처럼 신원보증 제도가 외부에 비춰질 경우 '변호사 등 유력자가 신원보증을 하면 석방한다'는 등의 불필요한 오해가 생길 수 있는 우려가 내부적으로 많아 제도 개선에 나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원보증 제도는 대검찰청 예규에 따라 검찰에서 1987년에 만들어졌지만 2021년 검·경 수사권 조정 이후 사실상 폐지됐다. 그렇기에 경찰은 신원보증과 관련된 법령·규칙, 별도 서식을 갖고 있지도 않았다. 신원보증서 수령현황·수령 후 석방한 사례 등 관련 현황도 관리하지 않았다.
다만 경찰은 일부 관서 경찰관이 신원보증서를 관행적으로 받고는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 제도가 설립된 80년대 말부터 근무한 '고참' 경찰에게 인수인계를 받았던 소수 경찰관이 이 제도를 습관처럼 활용해 왔다는 얘기다.

경찰 관계자는 "'이 피의자가 사고를 치면 내가 책임지겠다'는 신원보증 제도는 일본에서 시작된 문화"라면서 "40~50년 된 오래된 관습이고 피의자 체포 사실 등을 신원보증인에 알리는 게 인권침해 우려도 있어 현시대와 맞지 않는 부분도 있다"고 말했다.
윤 청장도 국정감사에서 신원보증 제도의 문제점을 지적하면서 롤스로이스 사건 수사에 부족한 점이 있었다는 걸 인정했다. 현장경찰의 판단을 존중하는 경찰 문화를 고려하면 이는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윤 청장은 지난 10월12일 열린 경찰청 국정감사에서 "신원보증제도는 법적인 근거가 없는 제도"라며 "당시 (신씨를) 풀어준 건 초동조치가 미흡하고 잘못된 부분이 있어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경찰은 이번에 신설된 가족 등 연락처 제출 확인서를 향후 수사에서 체포·구속의 필요성을 판단하는 데 유의미한 자료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확인서를 받은 경찰은 피의자 석방 전에 해당 연락처가 피의자와 어떤 관계인지 등을 확인한 내용을 수사보고서에 기재하도록 했다.
또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가능성도 최대한 없애기 위해 가족 등 연락처 제출 확인서를 받을 때 △요청하는 이유 △연락처 확인을 위해 경찰이 전화할 것이고 이 과정에서 피의자의 체포 사실·혐의 요지 등이 언급될 수 있다는 사실 △피의자 소재 등을 질의할 것이란 사실 등을 안내하는 절차도 마련했다.
이강준 기자 Gjlee1013@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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