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 물류' 이끌 다크호스…현정은 회장이 점찍은 이 사업
'AMR 실증' 국책과제 주관기관 선정
"수주 풍년" 年 최대실적 청신호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이 미래 먹거리로 낙점한 스마트 물류 사업이 본격적인 성장궤도에 오른 모습이다.
그룹에서 스마트 물류·IT 서비스 사업을 맡은 계열사 현대무벡스는 AMR(자율주행모바일로봇) 분야에서의 연구·개발(R&D) 성과와 이를 기반한 수주 확대에 힘입어 현대그룹의 새로운 성장축으로 자리매김할 전망이다.
고중량 AMR 개발…산업 지형 바꿀 핵심
8일 현대무벡스는 산업통상자원부가 진행하는 '2024년도 소재·부품 기술개발 지원사업' 공모에서 '고정밀 대형 자율이동로봇 플랫폼 설계·통합 구동 모듈 실증' 과제의 주관사로 선정됐다고 밝혔다. 이번 과제의 총사업비는 94억원 규모로, 이 가운데 70억원은 국비로 지원된다.
한국산업기술기획평가원이 총괄하는 이 프로젝트는 주관사인 현대무벡스를 중심으로 5개 기관이 연구개발에 공동 참여한다. 현대무벡스는 오는 2027년까지 초대형 AMR 플랫폼 설계와 구동 모듈 실증 사업을 수행한다.
현대무벡스는 가반하중(로봇이 적재·이송할 수 있는 무게) 2톤·5톤·10톤 3종의 AMR을 개발하며 핵심기술을 국산화하는 것이 과제의 목표다.
AMR과 AGV(무인이송로봇)는 목적지까지 자동으로 물건을 운송하는 로봇이다. 주로 물류센터나 생산 현장 등에 투입되는데, 작업자가 직접 물건을 옮기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적은 인력으로도 높은 생산성을 유지할 수 있다.
또 현재 상품을 반출하는 피킹 단계에서부터 포장 단계까지 현장 작업 시간의 60~70%가 소요되는데, 이런 자동화 로봇을 도입하면 작업 시간도 크게 줄일 수 있게 된다. 막대한 물류를 빠르게 인식, 처리하고 이동시켜주는 것이 물류 자동화 기술의 핵심이다. 이 기술이 발전할수록 현장의 효율성은 올라가고, 비용은 절감되는 구조라고 할 수 있다.
AGV는 바닥에 부착된 QR코드나 마그네틱 라인 등을 따라 정해진 경로로 움직이며 AMR은 정해진 경로가 아닌 자율주행이 가능하다는 차이가 있다. 각각의 차별화된 특장점으로 글로벌 기업의 수요가 급속히 늘어나는 추세다.
특히 이번 국책과제이기도 한 10톤 이상 고중량 이송이 가능한 초정밀 대형 AMR 개발이 완료되면 물류 로봇 차원을 넘어 모든 산업 현장에 적용 가능해질 것으로 회사는 보고 있다. 예컨대 고중량 이송을 요하는 항만 터미널이나 자동차 운송 등에서도 배치될 수 있다는 것이다.
현대무벡스는 앞서 2019년 대규모 청라R&D센터 구축 이후 단기간 내 다양한 타입의 AGV 개발에 성공한 바 있다. 최근에는 전 방향 운행이 가능한 AGV까지 상용화시키며 타이어·식품 등 전통 산업에서 2차전지·제약바이오·이커머스 등 신성장 산업까지 물류로봇 공급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앞서 현정은 회장은 올해 신년사를 통해 "디지털 혁신은 미룰 수 없는 시대의 흐름"이라며 "챗GPT, 인공지능(AI), 로봇 등 디지털 전환의 확산은 도전이자 기회가 될 것”이라고 언급하며 미래 기술의 중요성을 역설한 바 있다.
잇단 대형 수주, 실적 견인차 역할 '톡톡'
현대무벡스는 지난해 2차전지 사업 진출 후 셀에서 소재에 이르기까지 사업영역을 급속히 확장하면서 지난해에 이어 올해 누적 신규 수주도 빠르게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북미·호주 등을 중심으로 대형 수주가 이어지면서 지난해 창사 이후 최대 연간 수주액인 4000억원을 돌파했다. 올해도 지난 6월말 기준 신규 수주는 3000억원을 넘겼으며 5404억원의 수주 잔고를 보유하고 있다.
수주 성과는 현대무벡스의 실적 성장으로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현대무벡스의 매출은 연결기준 2678억원으로, 전년대비 27% 늘었다. 올해 상반기는 매출이 1334억원으로 1년 전보다 36.8% 증가했으며 같은 기간 영업이익과 순이익 모두 흑자 전환했다.
현대무벡스 관계자는 "이번 대형 AMR 개발 과제에 모든 연구·개발 역량을 기울여 로봇 기술 국산화에 기여하겠다"며 "회사로서도 AGV에 이어 AMR까지 완벽한 물류로봇 기술력을 갖출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도다솔 (did0903@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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