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로’ 대리운전 진출에 영세업체 반발

업계 “전화 중심 업체 피해” 호소
경실련 “인성데이터에 특혜 준 것”
市 “수수료 절감해 독과점 차단
대리기사도 혜택 받을 것” 입장

대구시가 대구형 배달앱인 ‘대구로’에 10일부터 대리운전 서비스를 도입하자 지역 영세 대리업체들이 반발하고 있다.

대구로는 배달중개를 시작으로 택시호출·전통시장·꽃 배달 등 서비스를 제공하는 대구형 생활편의 플랫폼이다. 대리운전 서비스 시작에 앞서 운영사인 인성데이타는 지난달 21일부터 대구로 대리운전 기사를 공개 모집하고 있다.

대구로의 대리운전 서비스를 두고 업계에서는 지역업체의 사업 영역을 침범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대구지역 한 대리업체 관계자 A씨는 “대리운전 기사 중 절반 이상이 어플리케이션과 전화를 함께 사용하는데 저렴한 수수료를 내세운 대구로가 앱을 기반으로 서비스를 제공하면 전화대리 중심인 업체들이 고스란히 피해를 입는다”고 토로했다.

대리기사 B씨는 “기사들 입장에서는 콜 할당량이 없고 가입비, 프로그램 사용료 등 비용 부담이 없어 주변 기사들이 이직을 고민하고 있다”며 “가뜩이나 매출이 적은 영세업체들은 수수료를 같이 내릴 수도 없고 경쟁이 안될 것”이라고 했다.

시민단체도 대구로 대리운전 시장 진입은 영세업체에 피해를 주는 것이라며 철회를 요구했다.

대구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대구경실련)은 최근 성명을 내고 “대구형 생활편의 플랫폼인 ‘대구로’의 대리운전 시장 진입은 영세한 지역 대리운전 업체와 경쟁하게 하는 일로 기존 업체의 피해를 유발한다”고 지적했다.

또 “대구시가 중소기업 적합 업종에 진입해 영세업체에 피해를 주면서 인성데이타를 대리운전 시장까지 진출하게 하는 건 특혜”라며 “대구로의 대리운전 시장 진입을 결정한 대구시를 강력하게 비판하며 이를 철회할 것을 요구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대구시는 수수료 절감을 통해 대기업 독과점을 막고 대리운전 기사들에게도 혜택을 제공하기 위한 취지라고 설명했다.

실제 대기업 앱과 지역업체가 대리기사에게 받는 수수료는 20% 정도이지만 대구로는 15%다.

대구시 관계자는 “대리 시장의 대기업 독과점 문제로 대리 운전기사가 지불하는 수수료 비용 등이 과하다는 불만이 있어 공공이 독점을 방지하는 차원에서 시장에 진출하는 것”이라며 “영세업체와 협력할 수 있는 방법을 찾겠다”고 말했다.

김유빈기자 kyb@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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