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 피해간 동탄·구리·김포"…풍선효과 수혜지 어디?

대출 한도 축소에 공공분양 대안 부상

정부가 15일 서울 전역과 경기도 12개 지역을 토지거래허가구역 및 규제지역으로 동시 지정하는 강력한 부동산 대책을 발표했다. 대출 한도 축소와 실거주 의무 부과로 고가 아파트 거래가 어려워지면서 중저가 아파트 수요가 증가하고, 공공분양이 유력한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갭투자 차단·거래 위축 본격화

토지거래허가구역은 20일부터 2026년 12월 31일까지 서울 전역과 경기 과천·광명·성남 분당·수정·중원구, 수원 영통·장안·팔달구, 안양 동안구, 용인 수지구, 의왕·하남시에 적용된다. 해당 지역에서는 매도·매수자가 공동으로 관할 구청에 허가를 받아야 하며, 매수인은 취득 후 2년간 실거주해야 한다.

이번 조치의 핵심은 갭투자 차단이다. 2년 실거주 의무로 전세를 끼고 아파트를 매수하는 갭투자가 사실상 불가능해졌다. 실거주 의무 위반 시 이행강제금(취득가액의 최대 10%)이 매년 부과되거나 허가가 취소될 수 있다.

업계에서는 거래량 급감을 우려하고 있다. 과거 사례를 보면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 직후 거래량이 급감하고 투자 심리가 위축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특히 서울 외곽의 노원·도봉·강북구 등 중산층 거주 지역은 실수요 중심 시장으로, 대출 의존도가 높은 무주택자의 자금 조달이 어려워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전세 시장도 타격이 불가피하다. 올해 3월 토지거래허가구역 확대 지정 이후 3개월간 서울 전세 매물이 3,000건 이상 감소했으며, 강동구 67.7%, 광진구 45.7% 등 규제 지역에서 매물이 크게 줄었다.

15억·25억 벽…대출 한도 축소에 중저가로 몰린다

금융위원회는 16일부터 수도권·규제지역 내 주택담보대출 한도를 주택가격에 따라 차등화했다. 15억 원 이하 주택은 기존과 동일하게 6억 원, 15억 원 초과~25억 원 이하는 4억 원, 25억 원 초과는 2억 원으로 한도가 축소됐다.

서울의 경우 약 50만 7천 가구의 대출 한도가 줄어들어, 충분한 자기자본 없이는 해당 아파트 구매가 어려워졌다. 스트레스 금리 하한도 1.5%에서 3.0%로 상향돼, 연소득 1억 원인 경우 받을 수 있는 대출금이 약 7,200만 원 감소할 전망이다.

29일부터는 1주택자의 전세대출 이자 상환액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에 반영돼 전세대출과 주택담보대출을 동시에 받기 어려워진다.

이 같은 대출 규제 강화로 중저가 아파트에 대한 실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고가 아파트 구매가 어려워진 실수요자들이 10억 원 이하 아파트로 수요를 이동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6·27 대출 규제 이후에도 중저가 아파트의 거래 비중이 증가한 바 있다.

다만 전문가들은 고가 주택 대출 한도 축소가 중저가 시장에 풍선효과를 일으킬 가능성을 제기한다. 15억 원 이하 주택에 수요가 몰려 비슷한 가격의 주택이 15억 원까지 오르는 등 시장 가격 왜곡이 우려된다.

공공분양 '흥행'…비규제지역엔 반사이익 기대감

규제 강화로 민간분양 시장이 위축되면서 공공분양 아파트가 유력한 대안으로 떠올랐다. 공공분양은 분양가 상한제 적용으로 민간분양 대비 75~80% 수준의 저렴한 가격에 공급되며, 공공기관이 사업주체여서 건설사 부도 위험이 낮다는 장점이 있다.

올해 5월 부천 대장지구와 화성 동탄지구의 공공분양 아파트 4곳은 모두 두 자릿수 경쟁률을 기록하며 흥행에 성공했다. 청약제도 개편으로 혼인·출산 가구에 유리한 청약 조건이 마련되고, 청년주택드림 청약통장 출시로 신규 청약 가입자가 증가하면서 공공분양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광교신도시 '자연앤힐스테이트'는 2012년 분양가 3억 8천만 원에서 지난 3월 15억 9천만 원에 거래돼 약 4배 상승했으며, 다산신도시 'e편한세상자이'는 분양가 3억 2천만 원에서 8억 6천만 원으로 약 2.5배 상승했다.

비규제지역으로의 수요 이동도 감지되고 있다. 규제에서 제외된 동탄신도시, 구리시, 김포시 등에서는 집주인들이 호가를 올리고 투자 문의가 증가하는 등 반사이익 기대감이 나타나고 있다. 화성 동탄역시범우남퍼스트빌 전용 84㎡는 이달 12억 원에 거래되며 전월 대비 1억 원 가까이 올랐고, 구리 e편한세상인창어반포레 전용 85㎡도 11억 7,800만 원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경신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규제의 풍선효과가 과거보다는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한다. 현재 시장이 실수요 중심으로 재편됐고, 대출 규제가 강화돼 '똘똘한 한 채' 수요가 시장을 이끌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GTX 등 교통 인프라가 우수한 동탄, 구리, 고양 덕양구, 안양 만안구 등 일부 지역에서는 선별적으로 가격이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

청약 시장, 공급 부족에 경쟁 치열

공공분양 확대와 청약제도 개편은 청약 시장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 올해 2월 말 기준 청약통장 가입자 수는 20개월 만에 반등해 2,556만 3,099명을 기록했다. 청년주택드림 청약통장 출시와 청약제도 개편(부부간 중복청약 허용, 신생아 우선 공급, 다자녀 특별공급 자격 완화 등)이 신규 가입자 유입을 촉진한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공공분양은 소득·자산 요건이 적용되고 경쟁이 치열해 무주택자라도 꼼꼼한 준비가 필요하다. 올해 서울 공공분양은 일반분양 물량이 전년 대비 27.5% 감소한 7,358가구에 불과해 평균 청약 경쟁률이 96.22대 1에 달하며, 강남 3구·용산 등 핵심 지역에서는 148.19대 1로 더욱 치열하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고가 아파트 거래가 제약되고 대출 한도가 축소되면서 중저가 아파트에 실수요가 집중되는 가운데, 공공분양과 비규제지역이 실수요자와 투자자의 유력한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다"며 "청약제도 개편으로 청약 시장이 활성화되고 있지만, 공급 부족으로 경쟁이 치열해져 전략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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