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친 영혼까지 달래는 달콤한 포트 와인 어떻게 만들까 [최현태 기자의 와인홀릭]
<포트 와인 탐구①>
신선한 과일향 즐기는 루비 포트·산화 캐릭터 즐기는 토니 포트 등 다양/일반 스틸 와인 보다 알코올 도수 높고 달콤/100년도 충분히 버티는 뛰어난 숙성 잠재력 지녀



포트 와인은 달콤하지만 당분을 따로 넣는 것은 아닙니다. 포트는 하루 반나절 정도 발효하다 포도 원액을 증류해서 만든 알코올 함량 77% 정도의 고순도 중성 브랜디(Aguardente)를 부으면 발효가 멈추고 미처 발효되지 못한 포도의 당분이 남아 달콤한 와인이 만들어 집니다. 대신 알코올도수가 19~22%로 비교적 높은 포트 와인이 탄생합니다. 포트 와인도 당을 다 발효시켜 드라이한 와인을 만들기도 합니다.
포트 와인은 17세기 영국 상인들이 포르투갈 도우루 산 와인을 영국으로 수출하면서 탄생했습니다. 과거에는 교통이 발달하지 않아 운송과정에서 와인이 상하는 일이 많이 생기자, 발효 중에 포도로 만든 증류주 브랜디를 첨가해 당을 남기고 알코올 도수를 20도 안팎으로 높이는 와인을 만들기 시작합니다. 알코올 도수가 높은 와인은 장기보관이 가능하고 더위에 쉽게 끓거나 잘 상하지가 않는답니다. 영국이 주소비국가여서 그라함 포트(Graham's Port), 테일러 포트(Taylor's Port)등 유명한 포트와인들은 영국인들이 설립한 와이너리들이 많답니다.

포트 와인은 포르투갈의 도우루(Douro) 강가에서 키운 품종으로 만듭니다. 대서양으로 흘러드는 도우루 강 하구인 포르토(Porto)에서 배에 실어서 보내던 와인이어서 포트라는 이름이 붙었답니다. 도우루 강가에 굉장히 가파른 계단식 포도밭이 조성돼 있습니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생산자들도 자기밭에 어떤 품종이 자라는지 모를 정도로 다양한 품종이 섞여서 자란 답니다. 따라서 최고급인 포트 와인도 어떤 품종이 몇% 들어 가는지 공개하지 않습니다.




포트 와인은 크게 4가지로 분류합니다. 먼저 숙성 방식에 따라 루비(Ruby), 토니(Tawny) 두 가지로 나뉘며 둘 다 레드품종으로 만듭니다. 또 화이트 품종으로 만드는 화이트(White) 포트, 레드 품종을 짧게 침용해 핑크색을 우려내는 로제(Rose) 포트도 있습니다.


루비 포트는 일반 스틸 레드 와인과 색상· 신선한 과일 풍미가 비슷하지만 훨씬 더 달콤합니다. 숙성은 하지만 산화가 목적이 아니라 대형 오크통 또는 탱크에서 단기간 숙성합니다. 루비 포트는 일반 루비(Ruby), 리저브(Reserve), 레이트 보틀드 빈티지(LBV), 빈티지(Vintage) 포트 4가지 있습니다. 일반 루비와 리저브 루비는 여러 빈티지를 블렌딩하며 리저브는 일반 루비보다 더 엄격하게 선별된 원액을 선별합니다. 따라서 일반 루비 포트보다 향이 더 풍부하고 과실미가 뛰어나며, 구조감이 더 복합적입니다. LBV는 이름 그대로 오크 숙성을 4~6년 충분히 한 뒤 늦게 병에 담는 포트 와인입니다. 따라서 구입한 뒤 바로 마실 수 있습니다. LBV는 여러 빈티지를 블렌딩하지 않고 단일 빈티지로만 만듭니다. 빈티지 포트도 단일 빈티지로만 만들고 오크에서 18~24개월 정도 짧게 숙성한 뒤 병에서 수십 년 숙성합니다.

최상급 포트인 빈티지 포트는 매년 만들지 않고 가장 뛰어난 포도가 생산해에만 만듭니다. 보통 10년 2∼3개 빈티지 포트가 나옵니다. 2000년대 빈티지는 현재까지 2000, 2003, 2007, 2011, 2016, 2017 등 모두 6개 밖에 안된답니다. 생산자는 그 해의 포도 품질, 기후, 숙성 잠재력이 역사에 남을 만큼 뛰어나다고 판단되면 공식적으로 ‘빈티지 포트 선포(declared)’를 합니다. 그러면 도우루·포르투 와인 연구소(Instituto dos Vinhos do Douro e do Porto·IVDP)가 관능 평가, 분석 수치, 스타일 적합성 등을 심사해 빈티지 포트 승인 여부를 최종 결정합니다. 생산자가 보유한 여러 퀸타(포도밭)의 최고 포도를 블렌딩해 “이 해는 우리 하우스의 스타일과 품질을 가장 완벽하게 보여준다”고 선언합니다. 이를 ‘클래식 빈티지’로 부릅니다. 그렇지 않고 일부 특정 포도밭만 뛰어난 포트가 생산된 해에는 ‘싱글 퀸타( Single Quinta) 빈티지’로 부릅니다. 클래식 빈티지 선언이 없을 때 주로 싱글 퀀타 빈티지를 선언합니다. 거의 모든 생산자가 한 해에 클래식 빈티지를 선언하면 그해는 공식적으로 빈티지 포트를 인정 받으며 이를 ‘제너럴(general) 빈티지’로 부릅니다.

빈티지 포트는 오크 숙성을 18~24개월 정도로 짧게하지만 대신 생산자 샐러에서 장기간 병 숙성을 거치면서 맛과 향이 피어납니다. 영할때는 일반 포트와 큰 차이가 없고 최소 20년에서 30~40년은 기다려야 최고의 맛을 즐길수 있답니다. 따라서 자녀가 태어나면 자녀의 ‘생빈’ 빈티지 포트를 보통 한 박스 사서 결혼식부터 장례식까지 일생을 함께하도록 하는 전통도 있답니다.
실제 빈티지 포트는 사람의 인생과도 너무 닮았습니다. 초기 5~7년은 과실 풍미를 많이 보여주다 그후 7~18년 동안 잠이 들면서 향과 맛을 잘 못느끼는 닫히는 기간이 진행된답니다. 하지만 이후 18~33년은 활짝 꽃이 피듯 2차 부케인 무화과, 시나몬, 커피 등의 다양한 모습을 화려하게 보여줍니다. 33년 이후에는 이런 향들이 훨씬 더 숙성된 모습을 보여주며 아주 오랫동안 유지된답니다. 빈티지 포트는 이런 매력과 장기 숙성력을 지녀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즉위 60주년 행사에도 사용됐습니다.
빈티지 포트는 필터링을 전혀 하지 않습니다. 필터링을 완벽하게 해서 병에 담으면 와인 긴시간동안 발전할게 별로 없기 때문이죠. 따라서 빈티지 포트는 찌꺼기가 엄청 많아서 마실때 반드시 디캔팅을 해서 불순물을 여과 한뒤 마셔야 한답니다.

토니는 황갈색이란 뜻으로 너트 계열의 산화된 캐릭터가 특징입니다. 토니 포트는 최소 7년 오크 숙성하며 서로 다른 기간 동안 오크통이나 큰 저장 용기에서 숙성된 여러 빈티지 와인을 블렌딩해 만듭니다. 숙성이 진행되면서 색상은 점차 토니, 미디엄 토니, 연한 토니로 진화하며 말린 과일과 목재향이 두드러집니다. 와인이 오래될수록 이런 향은 더욱 강해집니다. 토니(Tawny), 토니 리저브(Tawny Reserve), 연령 표시 토니(Tawny with an Indication of Age: 10년, 20년, 30년, 40년), 콜헤이타(Colheita)등 4종류가 있습니다. 연령 표시 토니의 숫자는 숙성 기간을 뜻하는 것이 아닙니다. 예를 들어 20년 토니의 경우 실제로는 15년~30년 숙성된 와인이 섞여 있을 수 있으며, ‘20년 정도 숙성하면 나타나는 전형적인 향·맛·숙성 인상 등 특성을 충실하게 보여준다’는 뜻으로 해석하면 됩니다.


화이트 포트는 숙성 기간과 당도 수준에 따라 여러 스타일로 나뉩니다. 당도는 엑스트라 세코(Extra Seco)<세코<메이오 세코(Meio Seco)<돌체(Doce)<라그리마(Lágrima) 순으로 높아집니다. 라그리마는 포르투갈어로 ‘눈물’이란 뜻으로, 포도를 으깨고 아무 압착도 하지 않았을 때 자연스럽게 떨어지는 첫 즙, 즉 가장 당도가 높고 부드러운 주스입니다. 화이트 포트는 신선하고 생동감 있는 향을 지닌 스타일과 꿀과 말린 과일 향이 두드러지는 전통적인 스타일도 존재합니다. 최근에는 꽃 향과 복합적인 아로마를 지니고 알코올 도수 최소 16.5%의 ‘라이트 드라이 화이트 포트(Light Dry White Port)’도 등장했습니다. 낮은 알코올 도수를 선호하는 이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화이트 포트도 오크통에서 오래 숙성하면 산화가 진행되면서 색이 연한 노랑 → 골든 → 앰버로 진해집니다. 화이트 포트는 화이트 품종으로만 만듭니다. 말바지아 피나(Malvasia Fina), 비오지뉴(Viosinho), 고베이오(Gouveio), 라비가투(Rabigato), 모스카텔 갈레고 브랑코(Moscatel Galego Branco) 등이 대표 품종입니다.
<로제(Rosé) 포트>
로제 포트는 핑크색이 날 정도만 레드 품종을 가볍게 침용해서 만들며 저장 과정에서 산화를 거치지 않습니다. 영할 때 마실 수 있는 스타일로 만들며 체리, 라즈베리, 딸기 향이 풍부하고 질감이 부드럽습니다. 차갑게 칠링하거나 얼음을 넣어 마셔도 좋고, 다양한 칵테일 베이스로도 사용됩니다. <포트 와인 탐구②에서 계속>
최현태 기자 htchoi@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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