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 시작하는 ‘한남뉴타운’, 역대급 재개발이 부동산시장에 미치는 영향

한남뉴타운 지정 20년 만에 드디어… ‘한남3구역’ 이주 시작

오랫동안 서울 강북의 노른자 땅으로 꼽혀오던 서울 용산구 한남뉴타운. 그 중에서도 한남3재정비촉진구역(한남3구역)이 들썩이고 있습니다. 재개발을 추진한지 20년 만에 이주를 개시했기 때문입니다.

용산구에 따르면 한남3구역(한남동 686번지 일대)의 정비사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하기 위해 지난 10월 30일부터 주민 이주를 시작했습니다. 2003년 11월 한남뉴타운지구 지정 이후 약 20년 만입니다.

한남뉴타운의 대장 구역으로 꼽히는 한남3구역은 한남뉴타운에서 사업 속도가 제일 빠른데다 면적도 가장 넓고, 조합원 수도 3800명 이상으로 가장 많습니다.

구역 내 이주 대상은 관리처분계획인가 기준으로 총 8300가구(세입자가 6500여 가구)입니다. 용산구 전체 가구 수의 8.5%에 달하는 규모인데요.

용산구는 대규모 이주라는 점을 감안해 이주 완료까지 2년 정도 소요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한남3구역 조합은 2030년 완공을 목표로 지난 9~10월 조합원과 세입자를 대상으로 이주 비용 신청을 사전 접수했고, 이주 기간에도 수시 접수할 예정입니다.

사업비만 3조원...역대 최대 규모 한남3구역

2009년 10월 서울시 재정비촉진계획 결정으로 구역 지정된 한남3구역은 2012년 9월 조합 설립 이후 2019년 3월 사업시행계획이 인가됐습니다.

이후 조합은 2020년 6월 현대건설을 최종 시공자로 선정해 지난해 7월 임시총회에서 관리처분계획을 수립했고, 8월 인가신청서를 제출했습니다. 올해 6월 용산구가 관리처분계획을 인가하면서 현재 이주 단계에 이르게 됐는데요.

한남3구역은 용산구 한남동과 보광동에 걸쳐 위치하고 있으며, 면적이 38만6395.5㎡, 신축 연면적은 104만8998.52㎡에 달합니다. 3조원의 사업비가 예상되는 만큼 역대 최대 규모 재개발 사업지로 꼽힙니다.

재개발을 통해 지하 6층에서 지상 22층 높이의 공동주택(아파트) 197개 동, 총 5816가구(분양주택 4940가구, 임대주택 876가구)로 거듭날 전망인데요. 함께 들어서는 공공시설로는 △도로 5만1849.3㎡ △공원 2만7263.6㎡ △공공청사 1410.0㎡ △사회복지시설 1298.2㎡ △학교 1만755.4㎡ △주차장 444.1㎡ 등이 예정돼 있습니다.

황제 뉴타운 ‘한남뉴타운’… 인근 전월세 시장도 들썩

한남3구역 이주 소식에 한남뉴타운 다른 구역들 재개발사업에도 탄력이 붙고 있습니다.

1구역(구역 해제)을 제외하고 4개 구역(2~5구역)에서 사업이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3구역 다음으로 빠른 곳이 한남2구역입니다. 현재 대우건설과 시공사 계약을 맺기 위한 협상을 진행 중인데요.

한남4구역과 5구역도 사업시행계획인가 절차를 밟으며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특히 한남뉴타운 중 입지가 가장 좋다는 평가를 받는 5구역의 경우 향후 한강 조망이 가능한 고급 단지로 조성될 예정이어서 더욱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이처럼 용산구 한남동·보광동·이태원동·동빙고동 일대 111만205㎡를 재개발하는 한남뉴타운은 단군 이래 최대 재개발이다 보니, 사업 속도와 무관하게 황제 뉴타운이라는 수식어가 꾸준히 붙어 왔습니다.

이러한 황제뉴타운은 향후 한남더힐과 같은 초고가 아파트로 상전벽해 할 전망입니다. 재개발이 끝나면 일대가 서울의 신흥 부촌으로 거듭날 텐데요.

다만, 재개발 과정에서 풀어야 할 과제도 많습니다. 우선 대규모 이주가 예상되다 보니 다량의 폐기물 등을 비롯해 이주 과정에서 발생하는 갈등이 불가피한 상황입니다. 또한 남산과 가까운 입지로 높이 제한(해발고도 90m 이하)을 받고 있는 한남뉴타운 일대의 높이 규제 완화가 풀리기 쉽지 않아 보입니다.

또 재개발이 끝나려면 최소 10년에서 수십 년의 긴 시간이 필요합니다. 3구역만 보더라도 8천가구가 넘는 대규모 이주다 보니 이주 및 철거까지 몇 년은 걸릴 것으로 보입니다.

이처럼 역대 최대 규모 재개발인 만큼 오랜 시간이 소요될 전망이지만 부동산시장은 벌써부터 들썩이고 있습니다. 일례로 주변 전월세 매물 품귀 현상이 본격화되고 있습니다. 향후 전월세난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3구역 뿐 아니라 나머지 구역들도 재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어 일대 품귀 현상은 갈수록 두드러질 전망입니다.

강북의 금싸라기 땅으로 꼽히는 한남뉴타운 재개발사업이 본궤도에 오르며 강북 부동산시장을 흔들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강남 중심이던 서울 부동산시장의 판도가 앞으로 어떻게 바뀔지 관심을 가지고 지켜봐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