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차 하루면 돼" 너도나도 가더니…일본행 비행기 '역대급' 10만대 떴다

올해 1~3분기 일본 출발·도착 항공편이 역대 최다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엔저 현상과 경기침체가 맞물리면서 일본으로 떠나는 해외여행객이 급증해 항공사들이 증편·신규 취항에 속도를 내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현상이 연말에도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23일 국토교통부 항공통계에 따르면 올해 1~9월 일본 출발·도착 항공편은 10만614대로 기존 최고치였던 2019년 9만6726대를 웃돌며 처음으로 10만대를 넘어섰다. 엔저 현상과 경기 침체가 맞물리면서 지난해부터 증가세를 보이던 일본 여행 수요가 올 하반기까지 꾸준히 이어진 영향이다.

실제 같은 기간 일본 출발·도착 여객 수는 1832만557명으로 기존 최고치였던 2019년 1560만6187명보다도 17.4%가량 많았다. 항공사들이 이 같은 여행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일본행 항공편을 늘리거나 신규 취항하면서 자연스레 항공편이 증가한 셈이다.

대한항공의 경우 지난해부터 일본 주요 지역 노선을 증편해오고 있다. 구체적으로 지난달 2일부터는 주 3회 운영하던 △인천-가고시마 노선을 5회로 늘렸고 오는 28일부터 7회로 확대할 계획이다. 아시아나항공도 하계 성수기를 맞아 지난 7월부터 △인천-오사카 노선 주 21회→23회 △인천-오키나와 노선 주 7회→13회 △인천-삿포로 노선 주 7회→주 9회 △인천-아사히카와 부정기편을 주 2회 편성하는 등 대응에 나서왔다. 근거리 여행을 중심으로 하는 제주항공 역시 1월 12일부터 △인천-오이타 노선을 주 3회에서 5회로 △인천-히로시마 노선을 주 7회에서 주 14회로 증편했고 6월에는 △인천-삿포로 △인천-마쓰야마 노선을 2배 늘린 상태다.

항공사들은 하반기에도 이 같은 추세가 계속될 것으로 보고 일본 노선 증편·신규 취항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대한항공은 오는 27일 △인천-나가사키를 시작으로 △인천-오카야마 △인천-가고시마 △인천-구마모토 등 노선을 증편·운항재개한다. 특히 구마모토 노선은 27년 만에 재취항한 노선이다.

아시아나항공의 경우 오는 27일부터 △인천-오사카 노선을 기존 21회에서 28회로, △인천-미야자키 노선은 주 3회에서 5회로 늘릴 예정이다. 다음달 7일부터는 △인천-구마모토, 12월 19일부터 △인천-아사히카와 노선을 신규 취항해 수요에 대응하기로 했다. 기존 인기 지역이었던 △인천-도쿄도 11월 13일부터 주 28회에서 30회로 늘리며 내년 1월 13일부터는 △인천-도쿄 △인천-삿포로 △인천-오키나와 △인천-구마모토 노선을 증편한다. 제주항공은 오는 27일 △부산-삿포로 노선을 신규 취항할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일본으로 떠나는 해외여행객들이 비수기인 연말에도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단거리 여행인 만큼 하루 이틀 정도의 연차만 사용해도 충분히 여행을 즐길 수 있어서다.

항공업계 한 관계자는 "엔저 현상이 지속됨에 따라 올 하반기에도 일본 여행에 대한 인기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복항 기조를 보이는 나가사키, 구마모토, 가고시마 등은 한국에 비해 온후한 기온을 가지고 있는 규슈에 있어 하반기 지속적인 수요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임찬영 기자 chan02@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