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 조던도 ‘형님’으로 모실 농구화가 있었다고? 세계 최초 농구화는 ‘이것’ [추동훈의 흥부전]
[흥부전-44][브랜드로 남은 창업자들-38]마퀴스 밀 컨버스
지난 2월 18일 저녁, 미국 인디에나에서는 73번째 NBA 올스타 경기가 열렸습니다. 전세계 농구 스타들이 한데 모인 가운데 경기에 참여한 선수들은 제각기 화려한 디자인을 자랑하는 농구화를 신고 경기를 펼쳤습니다.
지금은 나이키, 아디다스, 언더아머로 대표되는 스포츠 브랜드에서 르브론 제임스, 데미안 릴라드, 스테픈 커리와 같은 슈퍼스타들의 시그니처 농구화를 만들어 판매하고 있는데요. 사실 세계 최초의 기능성 농구화를 만든 브랜드는 위의 브랜드가 아니란 사실, 알고 계시나요. 오늘은 세계 최초의 기능성 농구화 ‘Non Skid’를 만든 회사, 컨버스의 창업자 마퀴스 밀 컨버스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그가 1908년 컨버스를 창업하기 이전의 이야기는 사실 알려진 것이 별로 없습니다. 미국에서도 그의 창업 전 이야기에 대해선 ‘카더라’ 뿐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일부 자료에는 그가 1861년 태어난 것은 맞지만 10월이 아닌 8월, 그리고 뉴햄프셔주가 아닌 매사추세츠 몰든에서 태어났다고도 합니다. 몰든은 그가 컨버스를 설립한 도시이기도 합니다.
사실 전통적 관점에서 신발은 가죽을 오리고 한 땀 한 땀 바느질해 만들어내는 수제화의 개념이었습니다. 하지만 산업혁명기를 지나치며 기계를 활용한 대량생산과 표준화, 공정화에 대한 개념이 확산했고 신발 역시 마찬가지였습니다. 이는 신발 생산 방식의 변화를 꾀하게 했습니다.
그렇게 등장한 것이 폭신폭신한 소재로 오랜 시간 신어도 발이 덜 아픈 고무 밑창 신발입니다. 세계 최초의 고무 밑창 신발은 1876년 영국 ‘뉴 리버풀 러버’(New Liverpool Rubber Company)가 만든 샌드슈즈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 신발은 크로켓 게임을 위해 제작된 일종의 운동화였습니다.
반대로 가죽으로 제작하는 신발이 상대적으로 저렴했고 대다수 신발은 가죽을 이용해 제작하는 게 일반적이었습니다. 컨버스 역시 이러한 사실을 너무나도 잘 알고 있는 전문가였고 머지않아 고무 밑창 신발의 시대가 올 것이라 예견했습니다.
그 사이 산업혁명은 고무 밑창의 대중화에도 크게 기여합니다. 1892년 미국의 타이어 왕 찰스 굿이어가 가황 공법(벌커나이즈드 제법)이라는 기술을 개발해 튼튼한 고무의 대량생산을 이끌었습니다. 이 공법은 고무와 캔버스 천이나 다른 성분 등을 고열에 한데 녹여 더욱 견고하고 영구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고무 소재를 만들수 있게 했습니다. 특히 두꺼운 고무 밑창을 단 신발은 조용하고 민첩하게 이동할 수 있도록 해주어 당시 사람들을 이를 스니커즈(Sneakers)라고 불렀습니다. sneak는 살금 살금 움직인다는 뜻을 가진 단어입니다.
고무의 생산 경쟁력이 높아지기 시작하자 컨버스는 이러한 시대의 변화를 발 빠르게 포착합니다.
그가 40대 후반의 나이에 접어든 1908년, 컨버스는 성장하는 고무 밑창 신발을 본격적으로 생산하고 판매하기 위해 자신의 이름을 건 컨버스사를 세우게 됩니다. 그는 부자들의 전유물이던 고무 밑창 신발을 남성·여성, 어른·어린이 할 것 없이 누구나 신을 수 있는 신발로 제작하겠단 계획을 세웠습니다. 그리고 그의 계획은 정확히 시장의 수요를 자극했습니다.
컨버스는 2년만에 매일 4000개의 신발을 생산하는 초대박을 터트렸습니다. 당시 스니커즈의 인기는 대단했는데 컨버스 뿐 아니라 케즈, 리복, 다슬러 브라더스(현재의 아디다스와 푸마)와 같은 브랜드도 고무 밑창을 이용한 스니커즈로 인해 대중에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습니다.
전설적 농구스타이자 지금은 나이키 조던 브랜드의 아이콘인 마이클 조던 역시 자신의 시그니처 농구화 출시 전에는 컨버스 농구화를 신고 있었다는 사실도 흥미롭습니다. 1984년 LA 올림픽에서 마이클 조던이 착용했던 컨버스 농구화는 지난 2017년 2억 1000만원에 경매 판매되기도 했습니다.
이 후 나이키의 뛰어난 마케팅 역량과 시너지 효과로 현재 컨버스는 또다시 전성기를 맞이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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